해부 실습 의대생들 '유해물질 노출' 위험
계명의대 연구팀, 전국 32개 의대 조사···"환풍기만 설치 등 안전관리 소홀"
2022.12.19 12:02 댓글쓰기




우리나라 의과대학 해부실습실 안전관리 대책이 미비, 의대생들의 유해물질 노출 위험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계명의대 해부학교실, 춘해보건대 응급구조학과 연구팀이 최근 계명의대 학술지에 발표한 '국내 의과대학 해부 실습실 안전 및 관리현황' 연구에 이 같은 내용이 담겼다.


연구팀에 따르면 해부학은 의대에서 이론은 물론 실습 비중이 가장 큰 필수 교과목이다. 


지금까지 카데바 방부처리에 쓰이는 '포르말린' 등에 노출된 학생들이 호흡기 관련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현재 학교마다 해부실습실 안전관리 현황이 제각각인 실정이다.


이에 연구팀은  해부실습실 내 환기시설 및 안전장비, 보호구 현황을 파악해 해부 실습실 안전 관련 법률 제정 시 근거 마련을 위한 기초자료로 쓰일 수 있도록 이번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금년 치과대학 1곳, 한의과대학 1곳 등을 포함한 총 32개 대학의 카데바(시신) 담당자를 대상으로 해부실습실 안전관리 현황을 조사했다.  


주로 ▲환풍기 설치유무 ▲유해가스 모니터링 상태 ▲배기형 해부 테이블 유무와 장단점 ▲주입 담당자와 학생들 보호장비 등에 대해 물었다. 


조가 결과, 32곳 모두에서 해부실습실에 환풍기 또는 후드는 설치돼 있었다. 


그러나 해부실습실의 포르말린 등 유해가스를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하는 곳은 7곳에 불과했다. 비 정기적으로 하는 곳은 13곳, 전혀 하고있지 않은 학교도 12곳이었다. 


배기형 해부 테이블은 사용하지 않고 있는 곳이 24곳으로 더 많았다. 사용 중인 곳은 7곳, 기타로 응답한 학교는 1곳이었다.  


배기형 해부 테이블은 유해시약의 노출이 감소하고 시신에서 흘러나온 방부액이나 체액 처리가 용이한 대신, 비싸고 시신 건조가 빨리 이뤄져 구조물 훼손이 쉽다는 게 단점으로 조사됐다.  


보호장비 지급 또한 각각 사정이 달랐다. 고정액 주입 시 주입 담당자가 보호 장비로 마스크 및 장갑만 사용하는 학교는 8개 대학(25%)이었다. 


마스크, 장갑에 더해 보호안경·안전장화 등의 보호의류를 착용토록 하는 학교는 23개 대학(71.8%)으로 가장 많았다. 


실습 시 학생들을 위해 어떤 보호장비를 지원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마스크·장갑 및 보호의류(보호안경·실습가운·모자 등) 17곳(53.1%) ▲마스크 및 장갑 3곳(9.3%) ▲기타 2곳(6.3%) 등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 동안 해부 실습 도중 안전사고가 발생한 학교는 거의 없었다. ▲1-2건 5곳 ▲3-4건 1곳 ▲0건 26곳 등이었다. 안전사고 원인은 대부분이 해부용 칼 조작 미숙이었다. 


연구팀은 "해부 실습 시 포름알데히드의 급성 노출에 의한 폐기능의 감소, 중추신경 기능의 감소 등 유해물질에 의한 노출에 대한 다양한 연구들이 보고되고 있다"며 "배기형 테이블과 같은 장비에 대한 장단점에 대한 연구가 추가적으로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규정에 맞는 개인 보호장비를 착용하고 화학물질에 노출되는 농도를 최소화하기 위해 적절한 배기시설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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