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센터별 다른 '경동맥화학색전술 합의안' 마련
대한간암학회, 첫 통일된 시술 기준 도출···"간암세포종 치료 새 계기"
2023.03.18 05:07 댓글쓰기

전통적인 간암 치료법이지만 임상 현장에서 통일된 방법이 없었던 '경동맥화학색전술'에 대해 국내 학계가 최초로 표준화된 전문가 합의안(2023년판)을 마련해 내놨다.


대한간암학회(회장 임현철)는 17일 서울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2023년 제17차 정기학술대회'를 열고 이 합의안을 공개했다. 


학회에 따르면 경동맥화학색전술은 종양 내 영양동맥으로 화학색전물질을 주입해서 종양에 대한 항암화학 효과와 선택적 허혈로 종양을 괴사시키는 치료법이다. 


유수종 학술이사는 "경동맥화학색준술이 많이 쓰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의 통일된 시술 방안이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집행부가 최초로 합의안을 도출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학회가 대한인터벤션영상의학회와 함께 설문조사를 시행해 마련한 이번 합의안은 경동맥화학색전술 시행 전(前) 검사 및 예방적 약물사용, 인터벤션, 시행 후 환자관리, 추적관찰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인준 연구이사는 "경동맥화학색전술은 간세포암종 치료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학문적 근거와 전문가 의견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것은 시술 효과와 안전성을 높이고, 환자들 삶의 질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첫 단추 끼운 경동맥화학색전술 기준, 근거 쌓고 사례 모이면 전세계적 지침도 가능" 


합의안은 구체적으로 ▲시행 전(前) 영상검사로 역동적 조영증강 CT 또는 MRI를 시행해야 하고  영상검사와 색전술 사이 간격은 두달 이내 ▲담도 관련 병력이 있는 환자에 시행할 경우 예방적 항생제 사용을 고려할 수 있다 등으로 규정했다.


이어 ▲처음 시행하는 환자에서는 복강동맥조영술 뿐 아니라 상장간맥동맥조영술도 함께 시행해야 한다 ▲통상적 경동맥화학색전술의 경우에는 1회 색전술에서 리피오돌은 최대 15ml, 독소루비신은 가급적 50mg, 최대 75mg, 시스플라틴은 kg당 2mg, 최대 200mg으로 제한해 사용해야 한다 등의 내용도 실렸다. 


학회 임원들은 이번 합의안에 대해 상당한 자부심을 표했는데, 향후 세계적으로도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전망했다. 


임현철 회장은 "세계 학계가 달려든 적이 없지만 첫 단추를 끼워보자는 각오로 시작하게 됐다"며 "근거가 쌓이고 전문가 의견을 더 모으면 향후 개정판이 나올 때는 처음 시술을 시작하는 이들에게 길잡이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아직까지는 근거가 충분치 않아 진료 가이드라인이 아니라 합의안 상태다. 이에 추가 근거 확보를 위한 연구가 활성화돼야 하지만 항암제 등 타 치료법보다는 외부 지원과 관심이 부족한 실정이다.  


연구 근거가 잘 모이지 않다 보니 국내 경동맥화학색전술 수준이 뛰어남에도 불구하고 국제 차원에서 공식적으로는 인정 및 채택되지 못하고 있다는 게 학회 입장이다.  


심주현 총무이사는 "우리나라 간암 진료지침이 세계 5위 안에 든다는 내용이 유럽간학회 공식 저널에 실릴 정도로 학술 수준이 뛰어나다"며 "이번 합의안을 시작으로 차기 집행부가 국가·연구 기관으로부터 지원받을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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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용남 08.08 11:47
    전국적으로 간암의료기술을 전파하여 환자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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