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혈관중재술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의료계 알파걸'
서정원 교수 "우수 女전공의‧전임의 진출 적어, 방사선 노출 오해 불식 필요"
2023.01.15 18:11 댓글쓰기

"우수한 여성 전공의는 물론 전임의. 자신감이 충만한 소위 의료계 '알파걸'들이 심혈관중재시술 앞에만 서면 작아집니다. 가임기 여성에게 치명적인 일, 체력과 힘이 요구되는 일이라며 이들의 도전을 막을 것이 아니라 '네가 원하면 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불어넣어줘야 합니다."


여성 전공의, 전임의들이 심혈관중재시술 참여를 주저하는 현실을 지켜본 선배 여성 의사가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지난 13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대한심혈관중재학회 제19회 동계학술대회'에서 서정원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이 같은 입장을 피력했다. 


서 교수에 따르면 여성 전문의와 여성 내과 전문의는 과거에 비해 늘어났지만, 순환기 분과와 특히 중재시술 분야 여성 참여는 아직까지 미미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국내 심혈관중재술 인증의 440명 중 여성의사 28명 불과"


실제 지난 1992년부터 지난해까지 전체 순환기분과 전문의 취득자 1392명 중 여성 비율은 17.4%에 그쳤다. 범위를 더 좁히면, 중재시술 인증의는 440명 중 28명만이 여성이다. 


이처럼 임상 현장에서 여성 의사들이 중재시술 분야에 투신하지 않는 이유는 대부분 가임기 방사선 노출 위험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또 수련이 단절되고 동료들에게 민폐를 끼칠까봐 걱정하기도 한다.


서 교수는 "분명 여성 전임의들은 중재시술에 관심이 있고, 하고 싶어하지만 되레 주변에서 말리는 경우가 많다"며 "결혼해야 하는데 괜찮겠냐는 질문을 들으면 초반에 의지가 꺾여버리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우려는 오해인 점을 분명히 일러두고, 현장에서 교수 등 선배 의사들이 "본인이 하고자 하면 절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격려해야 할 부분이라고 서 교수는 당부했다. 


"중재시술 시 방사선 노출, 보호장비 갖추면 문제 없어"


서 교수는 "현재 방사선 노출 위험에 대한 인식은 너무 과장돼 있다"며 "여러 가이드라인과 미국 연구 등에 따르면 방사선 노출이 태아에게 끼치는 영향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호 장비를 갖추지 않은 경우 위험한 것이지, 납복 등 보호 장비를 잘 갖추면 시술 중 방사선 노출은 태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점을 충분히 알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임신한 중재의사의 경우 신체가 변하기 때문에 임신 주수에 맞는 적절한 보호장비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방사선 노출량을 점검하고, 법이 규정하는 임신부 노동 시간을 넘지 않도록 관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서 교수는 "임신한 상태로 무거운 납복을 입고 오래 서서 시술하는 것이 힘들다면 그것은 본인이 선택할 일이지 타인이 선제적으로 막을 일이 아니다"며 "잘 알려줘서 불필요하게 수련을 제한하지 않아야 한다"고 피력했다.  


그는 또한 "체력이 약하면 못한다, 힘이 없으면 못한다 등의 이야기들은 여성 전공의들의 자신감을 꺾는다"고 지적하면서 "최근 기술 발달 및 활발한 연구로 인해 중재시술에 무조건 힘이 필요한 시대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서 교수는 "사회적 변화에 발맞춰 중재시술 분야에서의 젊은 의사, 특히 여성 참여가 늘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그는 "그동안 남성 전공의가 많이 지원하니 충분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었으나 요즘은 전체적으로 순환기 분과 지원이 줄고 있다"며 "절대적 수도 문제지만 다양성 측면에서 여성 참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여성 환자만의 고유한 문제를 발견할 수 있어야 하고 관련 임상시험 연구도 더 많이 해야 하는데, 현재 순환기내과 임상연구의 여성 참여율은 30%에 그친다"며 "여성 의사도 적극 참여하면 질환에 대한 이해와 관리가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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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의 01.25 10:37
    다른 분야에서 얼마든지 여의들이 기여할수있습니다
  • 과객 01.15 23:08
    선생님, 그건 일이 힘들고 당직 서야 해서 안하는 거지 방사선이 두려워서 안하는게 아니라구요.

    다 선생님같은 줄 압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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