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새 화두 '환경오염'…질병 유발 상관성 주목
대기오염, 뇌질환‧심혈관질환‧비만 등 직간접 영향…"연구 활성화 필요"
2022.11.08 12:31 댓글쓰기

[기획 上] 전 세계적으로 초유의 신종 감염병 사태를 경험하며 대기오염 기후변화 등 환경 문제가 ‘글로벌 워닝(Global Warning)’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세먼지와 지구온난화 등이 야기한 여러 변화는 단순 환경 문제를 넘어 치매, 심혈관질환, 비만 등에 영향을 미치며 질병을 유발하고 있다. 질병과 환경문제의 연관성이 커지는 가운데 의료계에서도 환경에 관심을 갖고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과 한국의학한림원은 최근 서울대학교 암 연구소 소강당에서 ‘기후와 환경, 그리고 건강’을 주제로 한림국제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세계 보건의료계 석학들은 한자리에 모여 환경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건강 피해를 예방할 수 있도록 심도 깊은 대책을 논의했다. 의료계에서 앞으로 질병 발생과 예방에 대한 환경적 요인 관리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편집자주]


① [기획 上] 의료계 새 화두 ‘환경오염’…질병 유발 상관성 주목

② [기획 中] 고령화 사회 위협하는 대기오염…뇌 질환‧심근경색 등 유발

③ [기획 下] 포스트 코로나 시대, 의사에게 환경이란?


이번 심포지엄을 기획 및 추진한 신동천 한림국제심포지엄 조직위원장(연세의대 예방의학과)은 의료계가 질병 발생과 예방에 있어 ‘환경적 요인’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초미세 먼지와 환경호르몬 등과 같은 환경오염 물질들이 최근 건강 및 질병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은 여러 연구를 통해 증명됐다.


신동천 위원장은 “환경 요인을 적절히 회피한다면 질병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의료계에서 환경과 질환이 좀 더 익숙한 주제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행사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심포지엄은 지구온난화 등으로 인한 기후 변화를 단순한 환경문제에 그치지 않고 인류건강 및 보건의료와 연관 지어 분석하고 논의했다는 점에서 의미 깊다”고 덧붙였다.


“대기오염 경각심 필요, 의료계 관심 저조”


기후와 환경문제는 최근 들어 논의가 시작된 만큼 의료계에서 아직 큰 관심사로 대두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신동천 위원장[사진]은 “질병은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으로 발생하는데 그동안 의료계는 환경적 요인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었다”고 지적했다. 


200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미세먼지가 심혈관질환을 일으킨다는 사실은 의학계에서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의학과 환경문제에 대한 여러 연구결과가 발표되면서 지금은 미세먼지가 동맥경화나 혈전증 등 심혈관질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이 상식처럼 얘기되고 있다. 


신 위원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다시 이슈가 될 대기오염과 기후변화로 인해 꾸준히 증가하는 재연재해 등 환경 문제에 더욱 경각심을 가질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향후 환경오염 물질에 대한 의학 연구가 더욱 고조 될 것”이라며 “의료계에서 질병 발생과 예방에 대한 환경적 요인 관리에 좀 더 적극 나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번 심포지엄은 미국과 스위스, 일본, 중국, 스페인 등에서 총 9명의 연자가 주제발표를 진행했다.


첫 번째 세션은 미국 워싱턴대학 에비 교수와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김호 교수, 스위스 취리히 공과대학 푸즈린 교수, 울산과학기술원 장윤석 교수가 ‘기후 변화와 건강’을 주제로 발표했다.


장윤석 교수는 “콜레스테롤 수치는 잔류성유기오염물질 농도와 유의미한 연관이 있다”며 “요산, 크레아티닌, 갑상선 자극 호르몬, 유리티록신 등도 상관성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어 두 번째 세션에서는 ‘환경과 건강’을 주제로 ▲다케바야시 교수(일본 게이오 대학 공중위생학 교실) ▲조재림 교수(연세의대 예방의학교실) ▲로젤 박사(스페인 바르셀로나 국제보건연구소) ▲이덕희 교수(경북의대 예방의학교실) ▲샤오리 교수(북경과학기술대학) 등이 연구결과를 소개했다.


이덕희 교수는 “최근 연구에 따르면 저용량 화학물질에 대한 만성 노출 또한 제2형 당뇨병, 치매, 암 등의 중요한 위험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임상 ‘환경 요인’ 항시 고려해야”


신동천 위원장은 의사 연구와 임상시험에 있어 ‘환경’이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의학연구에 있어 질병 발생 요인으로 환경적 요인을 항시 생각하면서 연구 가설을 설정한다면 새로운 연구결과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임상 분야도 환자를 볼 때 문진 등 여러 진단 과정에서 환자가 어떤 환경요인에 노출됐는지를 추론하면 궁극적으로 환자 관리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환자가 가정 및 직장에서 노출되는 실내 환경오염과 거주지 오염상태 등에 대한 정보가 있다면 호흡기질환 및 심혈관질환 등의 관련성을 짚어 나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신동천 위원장은 “질병의 환경 요인을 연구하고 파악하기 위해서는 의학 뿐 아니라 과학분야 지식과 기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행사를 한국과학기술한림원과 의학한림원이 공동으로 주최했다는데 의미가 깊다”며 “추후에도 질병 예방을 위한 우리 사회 노력 등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댓글 0
답변 글쓰기
0 / 2000
메디라이프 + More
e-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