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 치료 인프라 '심각'…병원들 기피 '심화'
대한뇌졸중학회 "저수가·인력기준 등 개선" 촉구…"집중치료실 확충 시급"
2022.10.20 12:24 댓글쓰기

전국적으로 부족한 ‘뇌졸중집중치료실’ 확충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한뇌졸중학회(이사장 배희준, 분당서울대병원)는 20일 성명을 통해 "뇌졸중 급성기 치료 핵심이자 예후에 직접 영향을 주는 뇌졸중집중치료실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호소했다.


이어 "뇌졸중 환자 후유장애를 최소화하고 사회경제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뇌졸중집중치료실의 전국적인 보급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학회에 따르면 급성기 뇌졸중 치료에 필수인 뇌졸중집중치료실을 운영하며 표준화된 치료를 제공하는 병원은 전국에 30% 수준에 불과하다.


뇌졸중은 국내 사망원인 4위 질환으로, 현재 연간 10만명의 급성 뇌졸중 환자들이 발생하며 그 숫자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전제 뇌졸중 중 뇌경색(뇌혈관 폐쇄로 발생)은 뇌졸중 환자 중에서 80% 이상을 차지하며, 35%는 심한 후유장애로 독립적인 생활이 어려워 요양병원 혹은 재활병원에서 치료가 필요하다.  


뇌졸중집중치료실은 급성기 뇌졸중 환자들을 종합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시설로  급성기 치료에 필수적이다.


최근 발표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뇌졸중집중치료실을 갖춘 병원의 뇌졸중 발생 30일째와 1년째 사망률은 6.5%, 15.1%인 반면, 그렇지 않은 병원의 사망률은 각각 8.0%, 17.0%로 더 높았다.


저수가에 ‘울며 겨자 먹기’ 운영…기형적 모형 증가


하지만 뇌졸중집중치료실 수가는 2017년 10월 13만3320원(종합병원 기준)으로 신설된 후 현재까지 단 한 번도 수가 개선이 없어, 의료기관이 설치 및 운영을 기피하는 실정이다.


학회는 “뇌졸중집중치료실은 전문인력이 근무함에도 일반 중환자실 수가 대비 절반 수준"이라며 "비현실적인 전담의 기준도 병원들 참여를 꺼리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각 병원들은 이러한 어려움에도 급성기 뇌졸중 환자 치료를 위해 손해를 감수하면서 시설과 인력을 투입, ‘울며 겨자 먹기’로 집중치료실을 운영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상급 및 종합병원 일부는 저수가를 견디지 못하고, 뇌졸중집중치료실을 중환자실 시설로 변형해 중환자실 수가로 받는 등 기형적 모형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올해 7월 29일 발표된 뇌졸중적정성평가 결과에 따르면 급성뇌졸중 진료를 제공하는 국내 233개 병원 중 뇌졸중집중치료실을 운영하는 병원은 99곳이었다. 


하지만 이 중 15개는 대한뇌졸중학회 미인증 기관이거나 자격이 되지 않아 입원료를 산정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로 허울 뿐인 뇌졸중집중치료실을 운영하고 있다.


학회는 “나머지 입원료를 산정하는 병원 84개 중에서도 대한뇌졸중학회에서 평가 및 인증을 받은 기관은 69개인 29.6%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실제로 뇌졸중 환자가 방문하는 전국 병원의 70%는 사망률과 후유장애를 줄일 수 있는 필수적인 뇌졸중집중치료실 치료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학회는 최근 대형병원 간호사 사망 건으로 주목받는 국내 중증응급질환 시스템 개선을 위해, 중진료권별로 최소 1개 이상 뇌졸중집중치료실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들은 “이를 위해 우선적으로 불합리하게 낮은 뇌졸중집중치료실 수가 개선 및 이를 운영하기 위한 인력 확충이 실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12월부터 공급 부족이 예상되는 정맥혈전용해제 물량 확보가 시급하다”며 “보건당국은 해당 사실을 직시하고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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