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중요한 '가정혈압' 궁금증 Q&A
중앙대 의대 김혜미·한림대 의대 최성훈·한양대 의대 신진호 교수
2022.08.04 19:33 댓글쓰기

가정혈압이 고혈압 관리 보조수단으로 정착되려면 의료진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환자들이 측정하고 기록한 혈압이 얼마나 정확한 수치인지, 제대로 측정한 것인지 확인하며 결과에 대해 피드백을 줘야 한다. 


중앙대 의대 김혜미 교수, 최성훈 한림대 의대 교수, 한양대 의대 신진호 교수에게 진료실에서 직면하는 가정혈압에 대한 궁금증을 들어봤다. 


Q. 기계로 혈압을 측정할 때 이완기혈압(DBP)이 높게 측정되는 환자들이 있다. 기계라는 특성상의 한계라고 생각이 되는데, 어떻게 판단하는지


신 교수: 중요한 질문이다. 일반적으로 자동전자혈압계는 DBP가 낮게 측정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혈압 수치가 높게 측정됐다면, 기계가 틀렸을 가능성이 적다고 본다. 대개 젊은 고혈압 환자에서 DBP가 높게 나타나는 현상이 보인다. 93~94 정도로 나와 청진법 혈압계로 재면 115 정도 나오는 경우가 있다.  


Q. 간혹 수축기혈압은 괜찮은데 이완기혈압만 높은 환자가 있다. 제 경험으로 젊은 남자에서 이런 경우가 많다. 어떻게 치료하는 게 좋은가 


신 교수: 이 질문 역시 중요하다. 젊은 환자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 겁을 주거나 협박에 가까운 강한 어투를 지양해야 한다. 환자의 치료 순응도를 향상시키는데 도움이 안 된다. 제 경우에는 혈압 수치와 관련해서 중요한 의학적 정보를 제공한다. 

가령 “혈압 수치를 관리하지 않을 경우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 등의 정보에 대해 들어보겠느냐”라고 물어보면서 받아들일 준비를 하도록 한다. 이후 “우리나라 건강보험 데이터를 살펴보면 BDP가 80 이상인 젊은 환자들을 장기 추적한 결과 고혈압을 방치하면 뇌(腦)미세혈관 손상으로 인지기능이 약해져 치매 발병 위험이 있다”는 데이터를 보여주며 설명한다. 이후 환자가 관련 내용을 이해하고 관리 및 치료 필요성을 인지한 후 스스로 결정토록 대화를 이끈다. 의사는 환자가 판단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자료와 정보를 제공하며 의학적 소견을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좋다. 이 같은 환자 중심적 접근법을 활용했을 때 환자 반응(Response)이 가장 좋고 여간해선 치료를 중단하지 않는다. 약제 변경 등 다른 방법도 있지만 커뮤니케이션 레벨을 점검해볼 것을 권한다.  


Q. 활동성 혈압 측정 시 일상적 활동은 어디까지 제한하는 것을 권고하나


신 교수: 수영만 아니면 상관없다. 


Q. 진료실에서 측정된 혈압은 160 이상으로 나오는데, 환자가 집에서 측정하면 120 정도라고 한다. 이때 환자가 진술한 HBP를 기준해 약제를 처방해도 문제가 없는지


김 교수: 이런 경우에 저는 활동혈압(Ambulatory Blood Pressure Monitoring) 측정을 같이 한다. 환자가 거부하거나 측정이 어렵다면 가정용 혈압계를 병원에 가져와 측정하도록 권하고 있다. 이를 통해 실제 집에서 쟀을 때와 차이가 있는지를 직접 비교해보고 판단하는 게 좋다고 본다. 기기의 문제인지, 아니면 측정 방법의 문제인지를 확인하는 것도 필요하다. 


Q. 고혈압 치료 시 혈압이 너무 떨어져서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때 치료제를 감량하거나 끊는 경우가 있다. 감량 시 혈압 기준이 있는지 궁금하다. 또 이완기혈압을 70 이하로 떨어뜨리는 것은 좋지 않다고 들었는데, 이것을 기준으로 삼아도 되는지


최 교수: 어려운 사례다. 혈압이 떨어지는데 여러 요인이 있다. 폭염에 야외활동을 하는 고령의 환자들의 경우 혈압약을 복약하고 나면 쭉 떨어진다. 일단 약제 조정 시 혈압 수치만 보는 것보단 환자의 조건이나 상황을 살펴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 혈압이 내려가기 전(前) 어떤 활동을 했는지, 이 현상이 일시적인지 아니면 장기적인지도 확인해야 한다. 가정혈압이나 활동혈압을 확인하는 것도 좋지만, 환자들 중 여러 번 혈압을 재서 가장 낮은 것만 혹은 가장 높은 것만 기록하는 경우가 상당하다. 이에 적어온 가정혈압이 정확한지 확인해봐야 한다. 그러나 혈압이 낮은 현상이 2~3일 정도 지속된다면 분명 이유가 있는 것으로 봐야 하며, 가정혈압이 7일 이상 낮다면 약제 감량을 고려해보는 것이 낫다. 환자가 가진 약제의 특성을 고려해 조절하면 될 것 같다. 

또한 이완기혈압이 70 이하로 떨어지는 것이 안 좋다는 것은 두 가지 근거를 기반으로 한다. 그러나 두 근거 모두 사람 대상이 아닌 동물실험을 한 결과다. 70을 기준으로 약을 중단할지 고민하기보단 타깃 도달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타깃 도달 후 이완기혈압이 떨어지면 원인을 찾아 조절하는 것이 낫다고 본다. 판단이 안된 상황에서 약을 조절하면 오히려 환자에게 좋지 않다고 본다. 또 가정혈압과 함께 진료실 혈압을 함께 확인하는 것을 권한다.


Q. 가정혈압을 측정해 오도록 하면, 혈압의 변동이 커서 잘 조절되고 있는지 파악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 이때 어떻게 혈압을 판단하는 것이 가장 좋은지. 평균 혈압을 기준으로 하면 좋은지, 아니면 최대 혈압을 기준으로 하면 좋은가.

 

최 교수: 전통적인 방법은 환자가 기록한 혈압 측정값을 다 평균을 내 그 값을 기준으로 삼는 것이다. 심플하게 혈압 컷오프 수치를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 그런데 최근 기기들은 대부분 그래프까지 나온다. 일중 혈압 변동은 전날 이벤트에 따라 달라진다. 밤에 잠을 못자거나 전날 회식해서 술을 마시면 다음날 혈압이 올라간다. 이런 변화를 고려해 적어도 연속 7일 정도 측정한 값을 평균내서 보는 게 가장 적절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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