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인권·의료진 안전 보장→‘사법치료명령제’ 부상
기존 사법입원제 뛰어 넘는 조치, 국가인권委 “내부 검토”
2019.01.14 06:01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강북삼성병원 故 임세원 교수의 불미스러운 일을 계기로 국회 및 정부·학계 등에서 의료인 안전을 위한 방안을 고심 중인 가운데, 기존 사법입원제를 뛰어 넘는 ‘사법치료명령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3일 대한신경정신의학회(이하 신경정신의학회)와 의료계에 따르면 현재 국회에서는 의료진 보호를 위한 방법으로 청원경찰·사법치료명령제 등이 논의되고 있다.
 
사법치료명령제란 입원부터 퇴원 후 치료 등에 이르기까지 법원이 개입해서 환자에 대한 의무를 부여하는 것이다. 이는 환자치료 전(全) 과정에 걸쳐 법원의 역할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사법입원제·외래치료명령제 등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사법입원제는 강제입원 과정에 법원이 개입해 의료의 남용을 막고 기본권 침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환자에게 법률적 절차를 보장하는 것이다. 사법입원제의 경우 이미 우리나라를 제외한 OECD 대부분 국가에서 시행하고 있다. 
 
현재 발의된 외래치료명령제는 시·군·구청장이 정신의료기관 장(長)의 청구를 받아 非자의입원(강제입원) 환자가 퇴원할 때 전제조건으로 1년 범위 내 외래치료를 의무적으로 받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신경정신의학회 권준수 이사장은 “외래치료명령제·사법입원제 등에서 나아가 이를 포함한 사법치료명령제 도입이 필요하다”며 “현재 시스템은 환자의 입원과 관련해 보호자와 의사만이 판단하고 있는데, 오히려 법적 테두리 안에서 제대로 치료 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의미다”고 강조했다.
 
권 이사장은 “정신질환자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꾼다는 식으로 접근해야한다”며 “환자 보호자 및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들로부터 벗어나 객관적인 차원에서 치료와 관련된 판단을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보호자도 결국 환자와 이해관계에 있는 경우가 많고, 환자의 경우에도 병이 재발할 경우 과거 있었던 강제입원에 대한 거부감이 굉장히 크다”며 “보호자가 견딜 수 없는 상황에 이를 때는 법이 역할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단, 사법치료명령제의 경우에는 사법입원제와 달리 환자치료 전체에 걸쳐 이뤄지는 법원의 권한을 인정하는 것으로, 이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는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기존에 의료계를 포함한 사회 각계에서 사법입원제를 옹호했던 것과는 달리 환자인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권 이사장도 “외래치료명령을 거부하는 환자에게 치료하는 등 강력해 보이는 요소가 있을 수 치료있다”면서도 “사법제도를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방법론을 찾을 수 있다”고 밝혔다.

신경정신의학회 본격 행동 돌입···“치료와 인권 공존 가능”

이와 관련, 신경정신의학회도 성명서를 발표하며 본격적인 행동에 돌입했다. 특히 신경정신의학회는 “치료와 공존이 가능하다”며 사법치료명령제 도입을 촉구하고 나섰다. 지난 11일에는 학회 사무국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사법입원제 도입' 필요성을 강하게 촉구했다.

신경정신의학회는 “치료와 인권은 공존할 수 있다”며 “이를 위해서는 정신건강복지법 개정을 통해 정신질환자에 대한 치료 및 복지지원과 함께 재발위험이 높은 환자에 대해 입원·외래·지역사회정신보건기관 등의 의무적 치료서비스가 사법적 판단에 의해 결정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를 위해 신경정신의학회는 현재 복지부에서 시범사업으로 검토 중에 있는 병원기반형 사례관리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신경정신의학회는 “보호자 동의없이 환자를 의뢰하고 정신건강센터장이 외래치료명령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하려면 치료비용과 인력 등이 전제돼야 한다”며 “전체 보건예산 대비 1.5% 수준인 국내 정신보건예산을 OECD 가입국 평균수준인 5.05%로 늘리는 등 정부차원의 거버넌스 구축과 종합대책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권 이사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사법치료제도는 환자 인권을 보호하고 가족 부담을 줄여주며 의료인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일”이라며 “준비가 안 돼 있다는 주장도 있는데 우리나라에 필요할 모델을 만들기 위해 머리를 맞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관계 부처에서 故 임세원 교수 등 사안에 대한 내용을 전달 받고 내부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인권위원회 관계자는 “최근 일어난 사건들에 대해 인지하고 있고, 내부검토에 들어갔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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