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외과 미래 가늠자 ‘전공의 확보·질 높은 수련’
윤동섭 대한외과학회 이사장
2018.12.28 06:30 댓글쓰기

"수가 등 보상체계 개선 절실”

2014년 71%, 2015년 67%, 2016년 82%, 2017년 88%. 2018년 83%. 최근 4년 동안 외과 전공의 충원율은 단 한차례도 100%를 달성하지 못했다.

외과 전공의 부족으로 다양한 문제가 우려되자 올해 외과는 전공의 모집에 앞서 수련기간 단축이라는 초강수를 뒀다.

보건복지부(장관 박능후)는 지난 11월 외과 레지던트 수련 기간을 현행 4년에서 3년으로 단축하는 전문의 수련 및 자격 인정 등에 관한 규정 시행규칙 일부 개정을 공포하고 2019년 신규 외과 레지던트부터 적용한다고 밝혔다.

이번 시행규칙 개정으로 내과에 이어 외과 수련과정은 3년으로 줄게 됐으며 세부분과 수련이 사라지고 기본적 필수 외과 수술과 입원환자 관리 중심으로 수련체계가 개편된다.

보건복지부 곽순헌 의료자원정책과장은 “지금까지 배출된 대다수의 외과 전문의는 세부분과 수련 필요성이 낮은 의료 기관에서 활동하고 있어 그간 수련체계 개선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며 개정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그는 “외과 수련기간 단축은 의료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전문의 양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외과계 입원전담전문의 확충 및 외과 전공의 충원에 크게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복지부에 따르면 외과 전문의 중 43.6%는 의원급 의료기관, 21.4%는 병원급 의료기관, 18.9%는 종합병원, 16.1%는 상급종합병원에 근무하고 있다.

그러나 2019년 전공의 모집 결과에서 외과는 여전히 미달을 기록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아직 추가 모집까지 완료되지는 않았지만 여전히 충원율 100%를 달성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는 긍정적인 변화도 감지됐다. 그동안 단 한명의 지원자도 없던 아주대병원에서 외과 전공의 3명 모집에 4명이 지원하는 등 일부에서는 확실히 외과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전공의 모집 결과와 앞으로 외과가 더 발전하기 위해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 대한외과학회 윤동섭 이사장(강남세브란스병원 간담췌외과·사진)에게 들어봤다.

Q. 올해 전공의 모집 결과 총평은
결과를 두고 여러 가지 해석을 할 수 있겠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정원을 채우지 못했기 때문에 많은 아쉬움이 있고 더욱 더 노력을 경주해야겠다는 생각이다. 수련기간 3년으로 단축이 좀 더 많이 홍보가 된다면 내년도 전공의 모집에서는 더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Q. 추가모집까지 했을 때 어느 정도 충원을 예상 하는지
추가모집의 경우 기관에 따라 차이가 많다. 추정하기가 쉽지 않지만 추가모집으로도 정원을 채우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Q. 수련기간을 단축했는데도 전공의 모집이 미달이었다.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는지
외과 전공의 미달 상황은 국내 의료 현실의 여러 상황들이 반영된 한 단면이며 수련기간 단축 시행 첫 해에 바로 전공의 부족 현상이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았다. 전공의 수련기간 단축은 그동안 변화된 여러 제도를 반영해 합리적으로 제도를 정비하자는 큰 그림에서 이뤄진 것이다. 앞으로 수련기간 단축에 더해 수련 내용 및 관련 제도 정비 등이 이뤄지면서 개선된 내용이 지원자들에게 충분히 전달될 것이며 이에 따라 지원 상황도 점차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

Q. 전공의 부족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나 우려할 만한 상황이라면
외과는 의료를 지탱하는 가장 중요한 축으로 전공의 부족은 앞으로 우리나라 외과를 책임질 인력이 부족해진다는 것이다. 외과 전공의 부족은 당장 병원에서 일하는 의사가 부족해진다는 단순한 관점의 접근이 아닌 미래 국내 의료 현장의 의사인력 불균형과 이로 인한 의료 현장의 문제와 함께 환자들이 피해를 입는다는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
외과 전공의들이 비록 수련의 신분이지만 병원에서 입원환자 진료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하면 입원환자 진료에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 당장 문제가 된다. 또 전공의 부족으로 인한 공백을 주간진료 및 수술에 들어가는 전문의들이 메우면서 이들의 피로도 역시 심화되고 있어 결국 환자안전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위험 증가가 가장 우려되는 점이다. 아울러 이런 어려운 여건을 보면서 미래 외과를 지원해야 할 인재들이 이 어려운 상황에 들어오기를 회피하게 돼 또 다시 지원자 부족이 악화될 여지가 많다는 것이다.

Q. 외과 전공의 미달로 전공의 뿐 아니라 전문의 근무도 더욱 힘들어지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떠한 제도적 지원이 필요한가
외과 전공의 수련 기간이 줄어들면 전공의 수 자체가 줄기 때문에 환자 진료에 당장 차질이 발생하는 것이 사실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입원전담전문의 제도가 도입돼 시범사업이 진행 중이지만 아직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충분한 수준은 아니다. 앞으로 입원전담전문의제도를 더 많이 발전시켜 입원 환자의 진료를 전공의가 아닌 전문의 체제로 전환하고 전공의는 교육이나 수련에 더 집중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

Q. 외과 및 외과계 전공의 모집이 성공적으로 이뤄 지기 위해서는 어떤 정책이 필요하다고 보는지
전공의 과정은 향후 자신의 업을 더 잘 이행하기 위한 수련 과정이다. 외과 전공의 지원 부족에는 전공의 수련 과정이 힘들다는 점도 있겠지만 근본적으로는 수련을 마치고 나서 어떤 일을 할 수 있고 어떤 보상이 있는 지에 대한 실망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외과 전공의 모집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기 위해 단기적으로는 전공의 근무 환경 개선 등이 필요하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수술 위험에 항상 노출돼 있는 외과계의 어려움에 대한 의료 수가 및 제도적 개선을 통한 적절한 보상이 필요하다.

Q. 끝으로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우리나라 외과 수준은 세계를 선도하는 위치로 발전했다. 이를 유지하고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미래의 주인공인 외과 전공의 확보와 질 높은 수련이 가장 중요하다. 대한외과학회는 근무환경 개선과 역량 중심의 교육체계 발전을 위해 모든 구성원들이 최선의 노력을 다할 예정이다. 정부나 언론에서도 국민 건강수호를 위한 외과의 중요성에 대해 함께 인식하고 수가체계 및 진료 환경 개선을 위해 큰 관심과 도움을 부탁 드린다.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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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턴제폐지 12.29 01:28
    인턴제 폐지에 관심 가져주십시오.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 12.29 19:23
    노예 필요한 병원협회때문에 힘들걸...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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