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따고보는 '세부전문의'···자격갱신 '50% 미만'
'불필요한 수련기간 연장, 임상현장 활용률 재점검 필요' 지적
2018.12.03 06:05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국내 세부전문의 절반 이상이 중도에 자격을 포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날로 늘어나는 세부전문의 실효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대한의학회는 지난 2004년 전문 분야의 우수한 자질과 능력을 갖춘 임상의사 양성과 국민보건 향상에 기여한다는 취지로 세부전문의제도를 처음 도입했다.
 
전문학회의 전문의를 대상으로 하는 분과전문의와 다양한 분야의 전문의가 참여하는 세부전문의등으로 구분해 총 26개 분과/세부전문의가 운영 중이다.
 
분과전문의의 경우 대한내과학회가 9개로 가장 많고 대한소아과학회 8, 대한외과학회 5개 등 총 22개의 전문의 자격이 있다.
 
세부전문의는 대한수부외과학회의 수부외과 전문의’, 대한소아심장학회의 소아청소년심장 전문의’, 대한중환자의학회의 중환자의학 전문의’, 대한외상학회의 외상외과 전문의4개가 운영 중이다.
 
현재까지 1만 명이 넘는 의사들이 이들 분과나 세부전문의 자격을 취득했다.
 
하지만 문제는 분과/세분전문의 상당수가 자격 갱신을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일단 자격은 취득하지만 그 자격을 지속시키지는 않는다는 얘기다.
 
실제 내과의 경우 전문의 40%가 분과전문의 자격을 취득한다. 10명 중 4명은 내과전문의 취득 후에도 더 세분화된 전문의 자격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내과 만큼은 아니더라도 소아청소년과와 외과 전문의들 역시 적잖은 인원이 분과전문의 자격을 취득하고 있다.
 
수치상으로는 분과/세부전문의가 임상의사의 필수과정으로 비춰지지만 자격갱신 현황을 들여다 보면 얘기는 달라진다.
 
올해 내과 분과전문의 자격갱신 비율은 59.24%에 불과했다. 10명 중 4명은 분과전문의 자격을 포기했음을 의미한다. 실제 자격갱신 신청자 1023명 중 탈락자는 23명에 불과했다.
 
중환자의학 세부전문의 갱신율 역시 50.3%에 머물러 있다. 소아청소년과 분야 역시 수 년 전부터 자격을 상실하는 분과전문의 수가 늘고 있는 추세다.
 
이러한 현상은 기형적인 수련환경과 각박해진 의료환경에 기인한다는 분석이다.
 
레지던트를 마치고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더라도 기본적인 술기조차 수행하지 못하는 작금의 수련환경이 펠로우나 분과전문의 같은 제2, 3의 전공의 과정을 양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뿐만 아니라 척박해진 의료환경에서 생존을 위해 보다 전문화된 영역을 확보해야 된다는 전문의들의 위기감이 분과/세부전문의 수요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분과전문의 취득자들의 근무형태에서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분과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의사들의 수련병원 근무비율은 30% 미만이다.
 
한정된 자리 탓에 수련병원에 남기가 힘든 이유도 있지만 보다 세분화된 전문성을 갖추고도 그 술기를 제대로 펼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5년 마다 까다로운 기준을 충족시켜 가며 분과/세부전문의 자격을 유지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 자격갱신율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실제 분과/세부전문의 자격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연수교육 및 논문발표 등을 통해 100평점 이상을 취득해야 한다.
 
의학계 원로인사는 분과/세부전문의 제도가 당초 취지와는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불필요한 수련기간 연장 효과를 유발시키고 있는 만큼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어 현 상황에서 무턱대고 분과/세부전문의를 늘리는 것 보다 전반적인 수련과정 개편을 통한 전문인력 양성의 패러다임을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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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턴제폐지 12.03 12:31
    인턴제 폐지하고 뉴레지던트 도입하고 미국처럼 전문의는 1차의료 중심 교육위주로 하고 세부 교육은 꼭 필요한 사람들에게 펠로우 활성화하면 됩니다. 개원하고 1차의료기관에서 일할 의사들에게 일괄적으로 세부 교육까지 진행 하는건 비효율적입니다. 인턴제 폐지 더이상 늦춰선 안됩니다. 너무나 오래 미뤘습니다
  • 12.03 12:41
    미국처럼 이런 방향이 맞다고 봅니다 선진적인건 받아들였으면 좋겠네요 학문뿐만아니라 교육 시스템도 받아들여야할것 같습니다 구시대적인 관습 좀 그만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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