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의학회 '적극 대처' 소아과·가정의학회 '신중'
이달 16일 2심 재판 앞두고 탄원서명·성금 모금 vs 대응 방안 고민
2018.11.15 12:04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정승원 기자] 소아 횡경막 탈장을 진단하지 못한 과실로 구속됐다가 보석으로 석방된 의료진의 2심 재판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들 의료진이 속한 학회들도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수원지방법원은 11월16일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의료진 3인에 대한 2심 공판을 진행한다.


지난달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은 2013년 소아 횡경막 탈장을 진단하지 못해 환자를 사망하게 이른 것에 대한 과실로 이들에게 전원 1년 이상의 금고형을 선고했고, 이에 대한 항소심이 16일 진행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관련 학회인 대한응급의학회와 대한소아과학회, 대한가정의학회는 각각 2심 재판 시작을 주시하고 있다. 


응급의학회는 3개학회 중에서 2심 재판에 가장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학회다. 응급의학회는 14일 오후 5시까지 응급의학과 전문의를 위한 탄원서명과 모금을 진행했고 탄원서명은 4100여명, 모금은 1000만원 가량 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응급의학회는 탄원서명을 재판부에 제출하고, 모금된 성금은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소송을 진행하는데 사용할 수 있도록 직접 전달할 방침이다. 
 
응급의학회 이경원 섭외이사는 “응급의학회 전문의와 전공의를 모두 합쳐도 2300명인데 4000명 넘게 서명을 해줬다”며 “향후 탄원서에 전문학회로 의학적인 근거를 담아 법률 대리인에게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경원 섭외이사는 “학회는 전문가적인 지원을 하면서 재판 진행 과정을 주시할 것”이라며 “바라건대 상급심에서 최종 무죄 판결을 받길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아과학회의 경우 필요시 탄원서를 제출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지만 신중한 모습이다.


이번 사건의 문제가 됐던 소아 횡경막 탈장을 오진한 X-ray나 진료차트도 직접 확인하지 못했는데, 탄원서를 제출하는 것은 자칫 회원 편들기로 비춰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여기에 향후 재판부가 학회에 전문가적 소견을 요청할 경우를 고려해 우선 탄원서를 제출하기 보다는 재판의 진행을 살핀다는 입장이다.


소아과학회 은백린 이사장은 “학회는 회원의 권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곳이다 보니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며 “학회에서 바라는 것은 재판부에서 학회에 진료기록 감정 요청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에 앞서 탄원서를 제출한다면 소아과 전문의와 소아과학회가 같은 식구라고 생각할까 우려가 된다”고 말했다.


은 이사장은 “우리는 법률가가 아니지만 의료에 대해서는 전문가다. 전문가집단으로 사실에 입각한 정보를 제공하고 공정한 재판을 하길 바랄 뿐”이라며 “재판부에서 학회에 전문가단체 로 소견을 요청을 안 하더라도 변호사 측에서 하든 다양한 길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에서 유일하게 전공의가 유죄를 선고 받은 가정의학회 역시 재판 진행 과정을 지켜본다는 방침이다.


가정의학회 이덕철 이사장은 “전국의사총궐기대회를 개최했고 의료진도 보석으로 풀려난 상태이기 때문에 앞으로 진행되는 재판을 지켜볼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탄원서를 제출할 수도 있지만 우선은 지켜보면서 추후 계획을 세울 방침”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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