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움 큰 임상의사과학자 육성 프로젝트
폭발적 성과 불구 3년 만에 종료 예정…"국부창출 기회 놓치나" 제기
2022.12.09 06:15 댓글쓰기



사진제공 연합뉴스

의사들의 진료 부담을 덜어주고 연구에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취지로 시행된 정부의 프로젝트가 3년 만에 종료될 상황에 놓였다.


결코 길지 않은 시간 동안 임상의사의 진료경험과 연구능력이 시너지를 발휘하며 폭발적인 성과를 창출했음에도 사업의 연장선을 긋지 못한 부분에 관계자들은 아쉬움을 토로했다.


혁신형 의사과학자 공동연구사업 보건복지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임상현장의 아이디어에 기반한 맞춤형 의료기술 개발을 기치로 지난 2019년 시작한 프로젝트다.


총 477억3600만원이 투입된 이 사업에는 고대구로병원, 한양대병원, 인하대병원, 영남대병원, 충남대병원, 화순전남대병원, 고신대병원, 순천향대천안병원 등 총 8개 병원이 참여했다.


이들 병원에서 163명의 임상의사들이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각 병원은 해당 의사들이 연구에 몰두할 수 있도록 진료시간을 대폭 줄이는 등 신진 의사과학자 양성을 적극 지원했다.


성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지난 3년 동안 무려 592편의 논문을 발표하며 463%의 목표 달성률을 기록했다. 해당 병원들의 평균 논문(SCI) 게재 증가율도 327%에 달했다.


의사과학자 공동연구사업을 통한 특허 출원은 310건으로, 당초 목표를 넘어 277%의 성과를 달성했다. 이는 정부 R&D 특허 성과대비 4배 이상의 실적이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20건의 시제품이 창출됐고, 24건의 기술이전, 8건의 창업 등 실용화까지 연계되는 성과도 이뤄냈다.


참여 임상의사들도 상당한 만족감을 나타냈다.


혁신형 의사과학자 공동연구사업 병원협의체 조사결과에 따르면 참여 의사들은 ‘연구시간 배려’ 70%, 연구행정 지원 83.3%, 연구시설 환경 85.8%의 긍정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이러한 성과와 만족도에 불구하고 3년 일몰제로 출발한 이 사업은 더 이상 연장선을 긋지 못하고 이번 달 말로 종료된다.


이에 따라 의사과학자들은 다시금 진료실로 복귀해야 하고, 이들의 연구를 지원하기 위해 채용된 337명의 인력도 일자리를 잃게 될 상황에 놓였다.


협의체를 중심으로 사업 지속성 확보 필요성을 주장해 왔지만 주무부처인 복지부와 과기부 모두 성과는 인정하면서도 사업 연장에 대해서는 미온적 태도로 일관했다.


지난 3년 간 혁신형 의사과학자 공동연구사업 병원협의체를 이끌어 온 서재홍 회장(고대구로병원 종양내과)은 아쉬움을 토로했다.


서재홍 회장은 “그동안 제도권에 지속적으로 사업 연장을 읍소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의사과학자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수준에서 단절되는 현실이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논문, 특허, 창업, 기술이전 등 연구와 관련한 모든 분야에서 폭발적인 성과를 감안하면 국부창출을 위한 기회를 정부 스스로 놓아 버리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혁신형 의사과학자 공동연구사업을 연장하지 않은 만큼 이제 병원 자체적으로 비용과 인력을 투자해 의사과학자를 육성해야 하는 상황이다.


실제 고대구로병원을 비롯한 몇몇 병원들은 자체적으로 획기적인 패러다임 변화를 이어가기로 결정하고 정부 사업 이후에도 관련 조직을 계속 운영할 예정이다.


서재홍 회장은 “그나마 자체적으로 의사과학자 육성에 나서기로 한 병원이 있어서 다행이지만 개별 의료기관으로서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미래 먹거리 창출을 구호처럼 외치기만 할 게 아니라 의사과학자 육성을 통해 고부가가치인 의료산업에서의 성과 창출을 독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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