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병원 병동간호사에서 '병원 컨설턴트'
김민정 헬스와이즈 대표(제니스의 병원사람들 경험 이야기①)
2022.07.06 05:37 댓글쓰기

병원계와 인연이 34년째다. ‘88 서울올림픽’이 열리던 해 간호대학에 입학해  ‘꿈돌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던 한 학생이 병원 직원들의 경험을 논(論)하는 컨설턴트가 됐다.  


1992년 대학병원에서 첫 직장생활을 시작한 후 벤처기업·외국계기업·대기업에서 30년 간 직원이었던 경험을 토대로 병원 경영자들에게 조언하고 있다. 


병원 경영자의 고민을 들으면 30년 간 직원의 경험보다 현재 회사 경영자로서의 고충이 더 와닿는다. 


비록 직원 경험을 개선하는 컨설팅을 하고 있지만 경영자의 고충과 상처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만큼 무엇이든 돕고자 하지만 쉽지 않은 경우가 많아 답답하기도 하다. 


그렇지만 필자의 직원 경험은 그 무엇으로도 살 수 없는 귀한 경험이라 자부한다.


지난 경험을 돌이켜 보면 행복과 고통·슬픔·상처가 모두 있다. 처음 대학병원 병동간호사가 됐을 때는 배우는 게 좋고, 스스로 돈을 벌어 쓸 수 있다는 게 좋았다. 


직장은 내가 원하는 것을 할 수 있게 해주는 힘이었다. 하지만 내가 원했던 것은 나를 성장케 하는 게 아니라 나를 아름답게 하는 소비였고, 이에 20대 청춘을 마음껏 즐겼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당시 2년 동안 병동간호사로 지낸 경험은 지금까지 병원 관련 일을 하는 가장 튼튼한 토대가 됐다. 


병동간호사·책임간호사·간호포털·의료정보회사로 지낸 나날들 


두 번째 대학병원 이직 후 병동의 말단 간호사에서 책임간호사로 역할이 달라졌다. 그러나 27살의 필자는 관리자 역할이 무엇인지 몰랐고, 심지어 ‘리더십’이라는 단어가 있는지도 몰랐다. 


그렇지만 주어진 일은 정말 열심히 했다. 사안이 발생하는 관련 부서를 찾아다니고 부딪히면서 원무과·약제팀·보험심사·구매·재고관리 등의 일을 배울 수 있었다. 


그 시절 구매팀장이었던 대학 선배는 지금도 내게 “매월 말이면 창고에 와서 밤새 재고 관리를 하던 모습이 생각난다”고 술회할 정도다.


두 번째 직장에서 6년 간 일했던 경험은 병원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시각의 소유자로 성장시켰다. 


병원을 떠나 새로 시작한 세 번째 직장은 이제 이름만 대면 아는 간호포털을 운영하는 회사다. 대표이사가 전문의였으며, 직원이 의사·간호사로 구성된 회사였다.


네이버 창업 직후인 2000년 즈음이었기에 IT와의 인연, 다음 회사와의 인연을 만들어 줬다. 2001년 이곳 입사 당시 30여명이던 회사는 2008년 퇴사했을 때는 300명이 넘는 회사로 성장했다. 


이후 국내 시장 점유율 70%를 차지하고 있던 의료정보회사에서 다음의 직원 경험을 시작했다. IT에 관해 아는 게 없었던 만큼 정보회사에서 자리 잡기까지는 꽤나 시간이 걸렸다. 


그러던 기획업무에 재능을 알게 된 계기가 생겼다. 그때부터 아무도 하지 않는 일을 맡아 업무와 조직을 세팅하고 키워 새로운 팀으로 분리해 가는 일을 회사 성장에 맞춰 해내고 있었다. 


그리고 새로 만든 팀 2개로 구성된 부서 관리자가 돼 있었다. 그렇지만 27살에 리더십을 몰랐고 37살에도 관리자 역할을 잘 몰랐기에 결국 좋은 리더가 되지 못해 자의반 타의반으로 퇴사를 했다.


6년 동안 기획에 대한 역량과 경험을 쌓으면서 현재 하고 있는 일로 이어지는 경영학 공부에 몰두했고, 42살의 적잖은 나이에 경영대학원에 진학했다.  


졸업 후에는 컨설팅 회사에 입사해 업무 방식과 규범·컨설턴트 태도와 스킬을 배웠다. 잠시 거쳤던 대기업에서는 컨설팅사의 결과물을 회사 내에서 어떻게 운영하는지 알 수 있었다. 


대기업이라는 ‘갑’의 위치에서 회사 제도는 직원에게 어떤 생각과 감정을 들게 하는지도 알 수 있었다. 결정적으로는 일방적인 나쁜 평가를 통해 퇴직을 권유받는 경험까지 하는 기회가 됐다.


병원 직원들, 자신의 시간을 어떻게 쓰고 있나? 


필자 경험을 길게 소개하는 이유가 있다. 앞으로 전하고자 하는 ‘병원 사람들의 경험 이야기’는 병원 경영자가 자신의 직원들을 이해하도록 도와줄 것이다. 


그리고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거나 더 좋은 병원으로 변화하기 위해 직원들에게 필요한 제도와 여건을 제시해 구성원이 조직에 몰입하게 하는 방법을 제안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환자와 고객의 좋은 경험을 이끌어 내는, 함께 성장하는 병원이 되는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또 필자의 직원 경험이 담긴 이 글을 접할 병원 직원들에게는 이 질문을 하고 싶다. 지금 직장이 자신에게 주는 의미는 무엇이며, 자신의 성장을 위해 시간을 어떻게 사용해야 할까? 


모든 직원으로서의 경험이 지금의 나를 만들어 주는 필요조건이었다고 요약할 수 있다. 그 경험이 없었다면 지금의 일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라 확신한다. 


그렇기에 지금의 일에 최선을 다 하는 것은 병원을 위하는 게 아니라 직원 자신을 위한 것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앞으로 ‘병원 인사관리’라는 주제로 병원 경영자·관리자, 그리고 직원들의 이야기를 나눌 것이다. 대한민국 병원 인사관리가 모두에게 필요한 시스템으로 발전하길 기대해 본다. 


2022년 6월 어느 날, Janice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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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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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기진 12.09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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