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병상 미만 중소병원 기능전환 입장 확고
김윤 교수 '연구 반론 제기보다 명확한 역할론 고민 시급한 때'
2019.02.07 11:57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근빈 기자] 300병상 미만 중소병원의 미흡한 역할론에 대해 날카로운 진단이 내려졌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김용익 이사장이 국회의원 재직 시절 주장했던 부분이 대규모 연구를 통해 근거를 확보하게 됐고 이는 무용론으로 확산되며 의료계의 반대가 거센 상황이다.
 

그 중심에 있는 서울대학교 의료관리학교실 김윤 교수[사진]는 의료계 반박에 선을 그으며, "향후 어떤 방식으로 기능을 강화해야 하는지 여부를 따져보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해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임을 시사했다.


지난해 말부터 국내 병원계서 가장 뜨거운 화두로 떠오른 300병상 미만 역할론 재정립에 대한 김윤 교수의 생각은 확고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의뢰를 받아 진행한 의료이용지도(KNHI_Atlas) 연구의 근거는 충분하기 때문에 의료계 반론에 재반박을 하기가 애매하다는 입장도 취했다.


앞서 대한지역병원협의회는 “의료이용지도 연구 결과는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이 없는 지역, 즉 의료취약지역의 사망률이 높다는 통계 결과를 마치 중소병원 사망률이 높은 것처럼 진실을 의도적으로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와 관련, 김 교수는 “비슷한 규모의 중소도시여도 사망률에서 큰 차이가 났다. 어떤 요인 때문인지를 파악해봤는데 결정적 요인은 300병상 미만 병원과 그 이상의 종합병원이 있는지 여부였다”고 설명했다.


일례로 경기도 이천시과 강원도 강릉시 인구 수는 약 21만명 수준으로 비슷한 규모다. 하지만 이천시는 사망률이 가장 높은 지역으로 구분되지만 강릉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이에 김 교수는 “사망률이 높은 지역은 경기도에 많이 포진해 있는데 과연 경기도가 의료취약지여서 사망률이 높은 것인지를 묻고 싶다”고 반문했다.


대규모 통계를 통해 입증된 만큼 300병상 미만 중소병원은 기능전환이라는 변화를 거쳐야 제대로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다만, 그간 300병상 미만 중소병원이 국민들 또는 지역주민에게 역할이 없었다는 식의 평가절하를 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내놓았다.   


그는 “의료 영역에서 사람이 죽고사는 문제는 가장 근본적인 사안이고 지역적으로 격차가 벌어지는 이유에 대한 연구가 있었던 것이다. 국민들에게 좀 더 현실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개선책의 일환으로 기능 재정립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때문에 “현 상황에서 통계적 오류를 억지로 찾아내려는 노력보다는 전문병원, 회복기병원, 재활병원 등 어떠한 형태로의 전환이 현명할지 여부를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이 과정에서 의료계 비판이 나오는 것은 충분히 받아들일 자세가 됐다는 입장도 밝혔다.


일례로 기능전환 시 ‘정부 지원책이나 명확한 방향성을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면 그에 합당한 연구를 추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300병상 미만 중소병원의 역할을 새로이 부여해야만 한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 그러나 현존하는 중소병원을 없애자는 논리가 아니므로 무분별한 지적보다는 합리적 개선방안을 마련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이 필요한 시기”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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