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등 혁신의료기술과 '의사 편의성'
2022.06.04 05:28 댓글쓰기

로나19 유행과 더불어 비대면 문화가 일상 곳곳에 자리잡은 가운데 보건의료 분야에도 메타버스, 디지털치료제 등 혁신기술이 속속 도입되고 있다.


메타버스는 신입사원 교육·심포지엄 등 일시적 행사에 활용되는 정도에 그쳤으나 제약업계는 직접적인 사업에, 병원계는 진료영역까지 접목하려는 시도가 이뤄지는 모습이다.


최근 쥴릭파마코리아는 제약 마케팅 전문 메타버스 플랫폼을 출시했으며, 한미헬스케어는 메타버스 전문기업 컴투버스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키로 했다. 


병원계도 현재 홍보 또는 의료진 교육이 가능한 수준까지 발전한 상태다. 경희의료원의 VR 역사전시관, 중앙대광명병원의 가상병원 등과 서울아산병원의 신규 간호사 VR 교육 등이 그 예다. 


의과대학도 마찬가지다. 서울의대·경희의대 등은 해부학 실습수업에서 메타버스를 활용했다. 카데바를 구하기 어려운 여건 등을 해소하고 학생들의 몰입도를 높일 수 있었다. 


디지털치료제도 허가를 목표로 많은 업체들이 개발에 나서고 있다. 향후 원격의료·수가 적용 등의 논의가 남아있지만 섭식장애·수면장애·노인인지장애 등 정신건강의학 분야에서 활용 전망이 높다. 


이처럼 보건의료 분야의 디지털화는 괄목할 만한 발전을 이뤘지만 아직까지 업계와 의료현장은 공통적으로 의사들 사용 편의성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쥴릭파마코리아는 자사 메타버스 플랫폼의 강점으로 ‘3EZ(Entry·Explore·Engagement)’ 방식을 꼽았다. 면밀한 전문가 수요조사를 거쳐 탄생한 플랫폼인 만큼 고령의사들도 쉽게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다.


지난해 서울의대 해부학 실습에 메타버스 플랫폼을 제공한 메디컬아이피에 따르면 학생들의 만족도가 상당히 높았다. 


다만 이를 체험한 사용자들은 디지털 문화에 친숙한 어린 학생들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까지 메타버스의 임상현장에서의 성공적인 상용화는 단언하기 이르다. 


최근 열린 대한응급의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김준환 서울아산병원 통합내과 교수(시뮬레이션센터 디지털헬스 담당)는 메타버스가 향후 학회·연구영역 뿐 아니라 병원 간 원격협진에도 활용될 것으로 전망했다.


증강현실 장비 등 많은 하드웨어들이 개발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의사들의 체험 후기는 분분한 것으로 보인다. 


김준환 교수는 “코로나19로 한 데 모일 수 없으니 메타버스로 다학제 진료를 본 적이 있지만 너무 느려서 차라리 가서 말하는 게 낫다는 후기도 있었다”고 전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도 비슷한 고민이 공유됐다.


이유진 웰트 이사(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결국 플랫폼을 이용하는 의사가 편해야 한다”며 “대시보드는 규격은 있지만 식약처 가이드라인이 없어 자유롭게 개발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정현 연세엘 식이장애클리닉 원장도 디지털 치료제 개발 과정에서 사용자 인터페이스(UI) 디자인과 의사들의 임상적 활용 간 간극을 조율하던 경험을 소개하기도 했다. 


의료와 디지털 기술의 접목은 분명 미충족 수요를 해결하는 측면이 있다. 


지난 2년 간 코로나19가 비대면 문화와 기술의 발전을 가속화시켰더라도 인간은 ‘비대면으로도 이런 게 가능하구나’라는 생각의 전환이 일어났을 뿐 단숨에 능력이 진화한 것이 아니다.  


사용하기 편하지 않고 어려운 신기술이 정착될 수 있을까. 결국은 다양한 연령대 의사들의 사용 편의성을 높이는 게 업계의 혁신기술 성공을 이끄는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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