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진료보조인력), 국시 거부 의대생 구제책?
임수민기자
2020.11.17 09:47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수첩] 지난 여름 의료계는 정부와 여당의 의대정원 확대 정책에 반대하며 유례없는 대규모 총파업에 나섰다.

다행히 정부와 의료계가 코로나19 안정화 전까지 공공의대 도입 논의를 중단하고, 협의체를 구성해 ‘원점 재논의’하기로 합의, 집단휴진은 일단락됐다.

병원을 떠난 개원의와, 전공의들은 제자리로 돌아왔지만 국가고시와 수업거부 형태로 파업에 참여했던 의대생들은 시험 접수 시기를 놓쳐 1년을 더 기다려야 할 위기에 놓였다.

의료계는 지속적으로 의대생 구제를 요구했으나 정부는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결국 응시 대상자 14%만이 참여한 의사국시 실기시험 일정이 최근 종료됐다.

정부는 의사국시 미응시에 따른 인턴‧전공의 부족사태 대책으로 PA(Physician Assistant, 진료보조인력) 활용 카드를 내밀었다.

현재 상급종합병원 등 일선 의료기관에서 암암리에 행해지는 의료보조인력을 통해 인턴과 전공의 등 의사 자리를 메우겠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조만간 대한의사협회와 대한간호협회, 전문가 등과 함께 PA 간호사 문제 해결을 위한 TF를 구성해 전문간호사 업무범위 확대 방안을 논의하는 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하지만 정부 뜻대로 의료인력 공백을 막기 위해 PA를 활용하는 방안은 결코 녹록한 문제가 아니다.

우선 PA는 현행 의료법상 분명한 불법의료인력으로 업무범위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나 조건 등을 어느 단체에서도 규정하고 있지 않다.

PA 업무를 전문간호사제를 활용해 정착시키고자 하는 간호계는 오랜 기간 전문간호사 업무 법제화를 위해 노력해왔지만, 의사단체의 반대 등 직역 간 갈등으로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복지부 또한 지난 2011년 PA 제도화를 시도한 적이 있으며 작년에도 협의체를 구성해 5차례 논의했지만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대한의사협회는 PA 활용 방안을 두고 “국가 면허체계를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것으로 의료인 전체에 대한 모욕이고 펌훼”라고 발끈했다.

이어 “간호사는 간호업무를 하는 인력이지 의사 업무를 대신할 수 있는 인력이 아니고, 간호사와 전공의는 엄연히 동일시할 수 없는 다른 면허영역에 해당한다”고 불편함 심기를 드러냈다.

PA 제도화에 대한 의사단체의 반응이 회의적인 상황에서 정부가 의료계와 충분한 상의 없이 정책을 집행한다면 제2의 의사 총파업의 시발점이 될지 모르는 일이다.

또한 PA 제도가 합법화된다 해도, 정부는 현재 의료 질을 유지하면서 PA 인력을 활용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

PA제도가 합법화되면 병원들은 저수가에 의한 적자를 보전하기 위해 의사 대신 PA를 대거 고용할 것이고, 이런 상황이 고착화되면 궁극적인 피해자는 국민이 될 수 밖에 없다.

의사단체는 그동안 수 차례 구체적인 날짜를 제시해가며 국시 재응시 기회를 마련하라고 요구했지만, 현재까지 정부는 의대생들에게 또 다른 기회를 부여할 의지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지금처럼 국시 거부 사태에 완고한 뜻을 굽힐 생각이 없다면, PA와 같은 대체인력이 아닌 보다 납득 가능한 새로운 구제책을 제시해야 한다.


댓글 11
답변 글쓰기
0 / 2000
  • 웃긴다 12.01 11:29
    의료전문지 아니랄까봐 의사 편만 들고 있네... 의사 보다 더 완고한 집단이 또 있을까? 그리고 의대생들이 언제 국시 보고 싶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한 적 있나? 왜 그리 옆에서 난리들인지... 걔네들은 절대 볼 생각이 없어요. 정부 보고 사과하라는 사람들인데...
  • K의료의 종말? 11.24 10:34
    K의료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의료비로 전국민이 양질의 혜택을 누리는 전세계적으로도 우수한 시스템이다.  한마디로 싸고 좋은 병의원 시스템인 것이다.  원래 이런 시스템은 정성껏 돌보지 않으면 쉽게 부서지는 fragile system 이다.  이걸 함부로 다루기 시작했으니 망가지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최대한 지켜야하지만 어디까지 무너져도 괜찮을지 그 다음은 어떻게 다시 복원해야할지 다 함께 고민해야 한다.  정치과잉이 낳은 부작용은 댓가를 치뤄가면서 다시 일으켜 세울 수 밖에.. 안타까운 일이지만 포기할 수도 없다.
  • www 11.18 08:43
    역대 유례가 없을정도로 2번이나 국가시험 응시를 연장해도, 투쟁하겠다며, 거부했는데...왜 자꾸 시험을 보게 해달라고 다른 집단이 조르나요. 의대생이 시험 보게 해달라는거라면, 떳떳하게 그때는 우리의 실수이니...너그럽게 양해해달라고 하든지....한마디 말도 없는데....더 웃긴건.....필기 시험은 다들 응시했다며? 정말 황당하기 이를데 없는....앞뒤가 안 맞는 행동들....국시 거부한 이유는, 정부의 잘못된 정책에 대해 계속 투쟁하겠다는건데 , 투쟁은 커녕 국민에게 바른 소식을 전달한다는 이야기는 들은적도 없고...변한건 하나도 없는데 다들 필기 응시....이건 뭐....도대체 이해가.....우린 못 건드려....계속 거부해도..결국 시험 보게 되어 있으니...일단 밀고 나가.....이 생각? 그게 아니면 필기는 왜 응시했어요??? 상황은 변한거 없고, 문정부가 절대 의사들 입장 생각안하고 자기들 원하는것만 할거에요.
  • 톱니바퀴 11.17 14:42
    의료체계는 톱니바퀴와 같아서 작은 톱니 한,두개만 빠져도 전체톱니가 돌아가지 않는다.

    내년도 인턴과 공중보건의  부족으로 K-방역과 의료체계는 붕괴될 것이 뻔하다~
  • 이지안 11.17 14:10
    모지리들 또 반대하겠지
  • 웃긴다 11.17 11:49
    환자들 버리고 박차고 나간 건 의사 너네들 아냐? 지금도 수술방에 수없이 많은 PA가 있고 문제없이 수술 잘되고 있다. 뭔 헛소리야? 그렇게 싫으면 의사 늘리라고 의사 늘리긴 싫고 일은 시키고 싶고 제도화는 싫고.. 뭐야 도대체
  • 11.17 12:54
    답답아 의사를 늘려서 해결되는게 아니라고 ㅡㅡ 의사측 주장 유
  • 보건학박사 11.17 10:01
    PA문제는 되냐 안되느냐가 문제가 아니고 언제 되느냐의 문제임. 미루고 미뤄도 어차피 언젠가는 합법화될 것임.
  • 11.17 12:52
    ㅋㅋㅋ 지금 잘도 되겄다
  • 40대 11.17 10:00
    그놈의 국민 국민... 이미 무자격자 PA들이 판치는걸 제도화 안으로 끌여들여서 관리하고 의료 질 관리를 하는게 대책이지 오히려 지금 일반인, 조무사, 응급구조사, 간호사 등등 고졸, 전문학사, 학사 등 관리가 안되면서 암암리에 운영되는게 더 위험한거 아닌가? 국민들이 바보냐? 이기적인 집단들
  • 2
메디라이프 + More
e-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