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탄핵 표결과 서창석 서울대병원장
2016.12.08 12:32 댓글쓰기

[수첩]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 박근혜 대통령 의료게이트로 확산돼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연일 심상찮은 소식들이 전해지고 있고 박 대통령의 탄핵 표결도 내일(9일) 실시된다. 
 
대통령 자리가 위태로운 상황에서 고뇌에 빠진 사람이 한 명 더 있다. 의료게이트 핵심 관계자로 의혹을 받고 있는 서울대병원 서창석 병원장이다. 박근혜 대통령 주치의를 지낸 서 원장은 각종 논란과 관련해 일부 해명을 했지만 의구심은 커져만 가는 상태다. 실제 서 원장은 8일 본원을 비롯 분당서울대, 보라매병원 등 전 직원에 자신을 입장을 담은 편지 형식의 글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서창석 원장이 구설수에 오른 것은 병원장 취임 전부터다. 당초 오병희 前 원장의 연임이 유력한 상황에서 서창석 원장이 선거전에 뛰어들면서 무게추는 서 원장 쪽으로 기울었다.
 
서울대병원 노동조합은 "청와대의 낙하산 인사"라고 비판했고, 일부 교수들도 불만을 표출했다.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결국 서창석 교수가 원장으로 임명됐고, 산하 병원을 비롯한 각종 보직에 젊은 피를 수혈하며 ‘혁신’을 모색했다.
 
하지만 6개월이 지난 현재 서창석 병원장의 입지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취임 직후 원격의료가 필요하다는 발언으로 홍역을 치렀고, 지난 10월에는 故 백남기 사건으로 국정감사에 나서기도 했다.
 
특히 故 백남기씨 사망진단서에 대해 “주치의 고유 권한”이라는 입장을 반복해 의료계 안팎에서 비난을 샀다. 물론 이후 논란이 확산되자 백선하 교수를 보직해임 조치했다.
 
최근에는 대통령 의료게이트 중심에서 주치의로서 직무를 유기했다는 지적까지 받고 있다. 이에 시민단체로부터 검찰 고발을 당하기도 했다. 서 원장은 의혹을 해명하고자 긴급 기자회견을 했지만 명쾌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고, 오히려 의혹만 키웠다는 비난을 샀다.
 

청와대 발기부전치료제 구입과 관련해 “주치의와 상의했다”는 의무실장 발언에 대해 서 원장은 “알아서 판단하라”는 애매한 반응을 보였다. 김영재‧김상만 원장 관련 의혹에 대해서도 속시원한 대답을 내놓지 않았다.
 
이에 서울대병원 교수들도 점점 서창석 원장에게 실망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구체적인 행동까지는 아니지만 물밑으로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서울의대 교수협의회는 서창석 원장에 관련된 의견을 수렴하는 토론방을 개설했다. 그리고 잠잠했던 서울대병원 교수들 사이에서도 서 원장 행보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서울대병원의 한 교수는 “서창석 원장이 박근혜 의료게이트에 연루돼 있다는 소식에 교수들 사이에서도 설왕설래가 오가고 있다.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고 토로했다.
 

14일에는 이전 주치의인 세브란스병원 이병석 원장과 함께 국회 청문회에 출석한다.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국립대병원 국감과 보건복지위원회 국감 이후 두 달만에 다시 국회에 증인으로 서는 것이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병원 내 분위기가 좋지 않다”며 “청문회에 앞서 서창석 원장도 별도의 준비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서울대병원장 선거에 윗선의 개입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당시 함께 선거를 치른 오병희 원장의 입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 원장은 이미 별도의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해명이 충분하지 않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마침 내주 청문회에서 서 원장은 증인으로 출석하게 된다. 온갖 의혹에 대해 해명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마련된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서창석 원장은 이번 청문회 출석을 ‘리더십의 위기’라고 생각하지 말고 적극적인 의혹 해소의 기회로 삼을 필요가 있다. 

사면초가에 몰린 서 원장에게는 지금 선택지가 그리 많지 않다. 국가 중앙병원인 서울대병원 수장으로서의 고귀한 역할을 기대하는 국민들이 더 이상 실망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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