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의대 신설로 '평등·공정·정의' 담을 수 없다'
최원락 부산광역시의사회 대의원회 의장
2020.09.07 09:11 댓글쓰기
[특별기고]해방과 6·25의 민족 격변기를 이겨내고 고도의 성장기를 거치며 짧은 기간에 우리나라는 가난에서 벗어나 세계 10위권의 경제 선진국의 위치에 도달했다.

다른 선진국이 거의 100년이 걸려서 완성한 전국민의료보험제도를 불과 수십 년 만에 만들었다고 자랑한다.
 
대한민국 경제가 발전하는 과정에서 소외되고 희생되었다고 생각하는 노동자들의 요구가 나라를 좌우할 정도로 강력하다.

그러나 대한민국 전국민의료보험제도가 세계인이 부러워하는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의사들은 소외되고 희생되었다고 생각은 했지만 병원에서 일에 파묻혀 있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한 사람이 1년 동안 병원을 방문하는 평균 횟수는 7.4회이고, OECD 회원국인 우리나라 국민이 1년 동안 병원을 방문하는 평균 횟수는 17회로 한국인은 OECD 평균보다 2.3배 더 많이 병원을 방문한다.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이는 ‘OECD 보건통계 2018’을 분석한 결과이다.
 
더 많은 사람이 더 많이 편리하게 병원을 이용하게 해서, 이를 바탕으로 선거에서 표를 구하려는 포퓰리즘적인 의료 정책은 의료 수요를 증가시키고 보험재정을 낭비하게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세금을 올려야 할 것이다.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과는 지난 시절 의사들이 많이 선호했다.

그러나 저수가에서 환자의 생명을 다루다가 사고라도 나면 돈 물어내고 구속되어서 신세 망치는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과는 정원 미달이고 피부과 성형외과에는 우수한 의대 졸업생들이 몰려드는 나라! 이게 제대로 된 나라인지 묻고 싶다.

의사 머리 때리고 간호사 눈 찌르는 응급실 폭행사건이 전국에서 밤마다 일어나고 있는 이 나라! 이게 제대로 된 나라인지 묻고 싶다.
 
앞에서는 '덕분에' 뒤로는 '공공의대 추진' 결과는 의사총파업 
 
올해 초 갑자기 대구에서 급박하게 대규모 코로나 환자가 발생하였을 때 많은 의사는 헌신적으로 대구로 달려가서 코로나와 사투를 벌였다.

이를 돌이켜보면, 정부는 앞에서는 ‘의료진 덕분에’를 표시하면서 뒤로는 공공의대를 만들고 있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공공의대 입학생 선발기준이 논란이 되면서 기회의 공정성이라는 가치에 순응해 왔던 청년 의사들은 허탈감에 빠졌다.

그동안 살인적인 학습량에 매달려야 했던 의대생들의 동맹 휴학 결의와 살인적인 업무량에 시달려야 했던 전공의들의 파업 투쟁에 정부는 법적 조치와 강제 업무개시명령을 내렸고 이에 항의하며 전국 의과대학 교수들 또한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정부 정책에 반대를 표시하고 있다.
 
부산에서도 9월3일 전공의 300명 이상이 정부 의료정책에 항의하며 줄줄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부산대병원은 전공의 전원인 239명이 사직서를 냈으며 전임의도 43명 모두 사직서 제출에 동참했다. 동아대병원 전공의 123명과 해운대백병원 전공의 106명 등도 사직서를 냈다.

부산대병원 교수 200여 명은 이날 병원 내외부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채 ‘불의와 싸우는 올바른 제자들, 이제는 스승이 기필코 지킨다’ 등 내용이 담긴 피켓을 들었다.
 
공공의대생들이 국민의 세금으로 무료로 공부한 뒤 졸업하고 10년간 해당 지역에 근무해야 한다는 것도 따져보면, 인턴 1년-전공의 4년-전임의 2년의 의대생 누구나 거치는 전문의 7년 과정을 제외했을 때 불과 3년을 해당 지역에 근무하게 된다는 것이 아닌가? 묻고 싶다.

더구나 졸업 후 서울대 병원에 우선 취업하게 한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도대체 누구를 위한 공공의대인가를 이해할 수 없다. 공공의대 신설, 의대 정원 확대, 첩약 급여화 등의 충분한 논의 없는 정책들의 실행 과정은 공정할 수가 없다. 따라서 이러한 의료 정책에 의한 결과 또한 정의롭지 않을 것이다. 왜 지금, 그곳에서, 그렇게 하려고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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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삼경 09.07 12:01
    공공의대 증원을 막무가네 반대도 아니고 공공의료원을 삼성병원씩으로 지으면 당연 옵니다.

    핵심은, 전공의 휴진의 진실을 알지못해 밥그릇싸움으로 알면서 국민들 반응이 별롭니다.



    1. 2018년 예기 나오다 중단되었다 미금나오는건 정치적 뒷거래의 정황입니다

    국회 입법전에 토지보상이 되고 공무원동원해 공공의대설문에 응하고

    2. 호남지역의원들 시도지사추천입학 시민단체 추천입학 법안이 발의되고

    3. 공공의대출신에 서울대병원등 국공립병원 우선채용 법안이 발의되고

    4. 민주당이 다수의석 차지 이후 코로나를 이용해 급히 추진하고

    5. 호남쪽 도의회속기록에 코로나 이용 추진을 국회의원에 압박해야 한다고 나옵니다

    이런내용을 알고 판단해야 합니다

    절차상의 문제가 아주 많습니다



    그리고 인구수 대비 호남지역의 의대입학정원이 서울제외 최다 입니다

    전남북광주 인구400만 의대정원480명

    부울경  인구 800만  의대정원460명

    명분이 없지요

    6. 정세균총리까지 나서서 야당(김승희)의원에 압박하고



    이게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가?

    기회는 불평등하고 과정은 부정하고 결과는 호남공공의대 입니다
  • 나그네 09.07 10:04
    그저 지나가는 국민으로 한 말씀 올립니다

    국민들 눈에는 그져 밥그릇 싸음으로 보입니다.

    전공의들 주 80시간이 넘는 살인적인 노동환경에서 죽겠다고 자신들의 입으로 말해놓고 인력 증원해서 살인적인 노동환경에서 벗어나게 해준다는데 싫단다고 합니다!

    그럼 다른 해결책이 있나요? 솔직히 의사증원 없이 해결책이 있기는 한건가요?

    지방에 공공의료원 설립만 하면 의사가 오나요? 의사가 없는데..이미 지방 페이가 수도권보다 훨씬 쎈데...뭘로 유인책을 만들어야 올건가요? 

    수가 올려주면 지방으로 의사가 오나요? 인프라가 없는데? 교육은? 생활 환경은?

    의사들의 수익은 결국 건강보험 재정이고 건강보험은 국민들이 내고 있는 공공재라는 사실을 모르나요? 공공재라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나요?

    그대들이 현재 누리고 있는 혜택은 없나요? 면허가 가지는 막강한 권리는 누구에게서 주어지는 건가요?

    그 어떤 파업도 타인의 목숨을 가지고 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대들은 이익을 관찰하기 위해 타인의 목숨을 이용하는거 아닌가요?

    공공의대 선발과정에 공정성이 담보되어 있지 않다고 했나요? 국민은 바보가 아닙니다! 혹여 그런 사실이 있다고 한다면 국민적 저항에 부딪치고 공공의대를 무산시킬 좋은 명분아닌가요? 도대체 무엇을 걱정하나요?

    공공의대 설립은 반대하는건가요? 아님 공공의대의 공정성을 확보해 달라는 건가요?

    의사 증원 없이 지방과 수도권의 의료 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대책이 있나요? 민간병원에서 수익이 나지 않는 환자 받을 수 있나요?

    도대체 당신들이 말하는 해결책이라는게 무엇인가요?

    단 한가지 정책 추진 과정에서 그대들이 더 합리적인 대책과 의견을 제시했는데도 불구하고 정부에서 일방적으로 추진을 한 것이라면 소상히 그대들의 정책을 국민들에게 설명하고 여론을 등에 업는것이 더 합리적이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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