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시대 제도 발목 잡힌 의료법인, 개선 시급"
류은경 대한의료법인연합회 회장
2022.08.01 06:52 댓글쓰기

"복잡해지는 의료환경에 반해 의료법인 경영환경은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습니다. 의료법인이 설립 목적에 적합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환경 개선에 힘쓰겠습니다."


제8대 대한의료법인연합회 회장으로 선출된 류은경 자인메디병원 이사장의 포부는 단단했다.


이성규 전(前) 회장의 바통을 이어 받은 류 회장은 앞으로 2년 간 전국 1300여개 의료법인 대표단체인 의료법인연합회를 이끌어갈 중책을 맡았다.


류 회장은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출신 한의사로 대한한의사협회 부회장, 의료법인연합회 지역부회장을 맡으며 왕성한 활동을 이어왔다. 


2002년 병원 설립부터 불우이웃을 위한 의료봉사와 한국소아암재단 후원 등 국경 없는 의료봉사 실천으로 사회공헌 활동을 펼쳐왔다.


코로나19 사태에는 지역 방역 강화를 위한 방역물품 기증, 혈액 수급난 극복을 위한 단체 헌혈 캠페인을 이끌었다.


특히 지난해 말 폭증하는 코로나19 확진자로 '병상 대란'이 발생하자 과감하게 코로나19 전담병원을 자청하며 감염병 위기 극복에 앞장서기도 했다.


류은경 회장은 "의료법인 병원을 운영하면서 지원보다는 규제가 많다는 것을 느꼈다"며 "임기 동안 회원 권익 보호를 최우선으로 생각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40년 전에 머물고 있는 제도로 인해 경영환경 정말 열악"

"인수합병 규제 완화·부대사업 항목 확대 절실"

"회원권익 지키고 향상되도록 최선"


의료법인은 공공성 제고와 의료서비스 확산, 지역적 편중해소를 위해 지난 1973년 도입됐다.


그러나 변화하는 환경에 반해 의료법인은 불공평한 과세제도와 퇴출구조 부재 등 상당한 제약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류은경 회장은 의료법인 본연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서는 인수합병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현행법상 우리나라 의료법인은 '비영리법인'으로 분류되기에 인수합병이 원천적으로 불가하다. 


이는 경영상태가 건전하지 못한 의료법인도 법인 회생이나 파산 시까지 계속해서 의료기관을 운영할 수 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를 양산한다. 


특히 의료법인의 경우 주무관청 설립허가 취소 또는 법원 파산 절차 외에는 해산이 불가능하기에 음성적 경영권 거래 과정에서 사기나 탈세 등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그는 "학교법인의 경우 교육부장관 인가를 받으면 파산절차를 거치치 않고서도 자발적 퇴출이 가능하지만 의료법인은 적법한 퇴출 구조가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한계에 도달한 부실 의료법인이 안정적인 의료법인과 합병을 해 정상화를 이룰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류 회장이 의료법인 환경을 '생로병사(生老病死)'에서 '사(死)'가 빠진 형국이라고 비유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인수합병을 허용해야 근로자 해고, 환자 퇴원 등 사회적 문제를 최소화하고, 나아가 건강보험 재정 안정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게 류 회장 설명이다.


의료법인 인수합병 내용을 담은 의료법 개정안이 현재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위위원회에 계류 중인  만큼 앞으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류은경 회장은 엄격한 제한을 받고 있는 부대사업 확대도 해결해야 할 숙제로 꼽았다. 실제 학교법인의 경우 수익 충당을 위한 사업에 제약이 없으나 의료법인은 가능한 부대사업이 한정적이다. 


현행 의료법상 의료법인에 허용하고 있는 부대사업은 크게 ▲의료인·의료관계자 양성 및 보수교육 ▲의료나 의학에 관한 조사연구 ▲노인 의료복지시설 설치 및 운영 ▲장례식장 설치 및 운영, ▲ 주차장 설치 및 운영 등 14종이다.


특히 의료법인 병원의 경우 중소기업 범주에 포함되지 못한 탓에 '성과보상공제사업'을 제외한 중소기업기본법 적용대상에서 제외된 상황이다.


그는 "의료법인 제도 도입 후 40여년 동안 과거 제도에 머물러 있다"며 "건실한 의료법인 마저 정체성을 잃지 않도록 변화와 시대 흐름에 따라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설파했다. 


이어 "의료법인이 설립 취지에 부합하는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회원 권익을 위해 끊임없이 나아가겠다"고 덧붙였다.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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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의섭 08.02 09:56
    규제부터풀어놔야 제기능합니다.

    공무원들이 현실을 확인해야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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