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변이 비흡연성 폐암 급증, 표적치료제 효과"
오인재 화순전남대병원 교수
2022.07.26 10:04 댓글쓰기



폐암은 지난 20년간 국내 사망률 1위 질환이다. 매년 환자가 증가하고 있지만 동시에 조기진단 기술 및 정밀 맞춤치료도 눈부신 발전을 이뤘다. 특히 폐암 영역에서 표적·면역치료제 등 혁신적인 치료제와 첨단 술기가 등장하며 의료진과 환자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 지난 2년간 코로나로 인해 제한됐던 일선 치료 현장도 일상 회복에 접어들며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치료법 발전에도 불구하고 높은 약가로 인한 환자들의 접근성 제한과 최신 치료법과 보험심사 기준 간 괴리가 존재하는 실정이다. 데일리메디가 작년에 이어 올해도 폐암 치료를 위해 고군분투 중인 대학병원 교수들을 만나 국내 폐암치료 환경 변화에 대한 진단 및 향후 개선 방안 등에 대한 고견을 들었다. [편집자주] 


1) 이승룡 고려대구로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 

2) 이재철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

3) 엄중섭 부산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

4) 박순효 계명대동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5) 오인재 화순전남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최근 폐암 증가 추세는 단순하지 않다. 폐암 환자가 늘어나면서 여성이나 비흡연자 폐암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간접 흡연과도 관련이 없는 사람들의 폐암 발병이 증가하고 있다. 주의를 기울여야 할 현상이다.”


오인재 화순전남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국내 암 환자가 약 25만명 정도인데, 그중 12%가량이 폐암 환자다. 이는 갑상선암을 제외하면 가장 큰 비중”이라며 “정부의 적극적인 금연정책으로 흡연으로 인한 폐암 환자는 확실히 감소했음을 현장에서도 체감하고 있다. 하지만 흡연과 관련이 없는 비흡연 폐암 환자가 점차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약 40% 환자들이 간접흡연이나 발암물질 노출이 원인이 아닌 것으로 분석되는 비흡연성 폐암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특히 여성이나 젊은 환자들이 늘어나면서, 폐암이 흡연에 의한 병이라는 고정관념이 깨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 교수는 화순전남대병원이 국립대병원으로써 전남 지역의 코로나19 대응 거점병원 역할을 했던 까닭에, 폐암 환자 증가에도 암 중심 병원으로서 온전히 활약하지는 못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특히 국립대 병원으로써 중증 코로나19 환자를 돌봐야 하는 까닭에 비(非) 코로나 환자에 대한 진료 비중이 줄었다”며 “수술 지연 외에도 재발 방지 목적 항암치료 또한 부작용으로 감염의 위험성이 있는 만큼 줄어든 것이 사실이다. 다만 현재는 팬데믹이 소강상태에 이른 만큼, 대응 역량이 코로나19 이전의 90% 이상으로 회복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순전남대병원은 암 특화 상급종합병원답게, 폐암 환자 회복을 위한 다양한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었다. 특히 2004년 개원 이래 지속적으로 가동해온 협진 팀은 수많은 회의 경험을 통해 ‘팀케미스트리’를 다져왔다.


오 교수는 “폐암은 특정 1인의 명의가 다 치료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유전자 검사를 비롯해 여러 분야의 전문가가 협진하는 시스템 구축이 중요하다”며 “호흡기내과뿐만 아니라 흉부외과, 방사선종양학과, 핵의학과, 영상의학과, 신경외과, 마취통증의학과 등 협진 회의를 꾸준히 진행해 왔다. 현재까지 약 2000회 이상 회의가 진행됐다”고 말했다.


이어 “장비도 국내 어느 병원에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특히 광주‧전남 지역에서는 사실상 유일한 암 특화센터를 구축하고 있다”며 “다만 치료에서 중요한 것은 장비보다 의료진의 마음이다. 한 명의 독단이 아니라 여러 의료진 배려와 양보로 환자 중심의 최선의 치료를 하는 것이 화순전남대병원 폐암센터의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화순전남대병원 폐암센터가 환자 치료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생각하는 요소는 ‘신속성’과 ‘수술’이었다. 


오 교수는 “폐암 예후가 나쁜 것은 결국 조기진단이 어렵기 때문”이라며 “진단 신속성이 치료 가능성을 좌우한다. 대학병원 특성상 진단이 2~3주 늦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본 병원에서는 ‘진단병상’ 제도를 도입해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어 “진단병상 제도는 모든 검사를 이틀 이내 시도한 뒤 해석 또한 가급적 환자가 입원 중에 완료할 수 있도록 진단에 특화된 병상을 중점적으로 운영하는 제도를 말한다”며 “진단병상에서 진단을 하고 치료 전략을 세우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협진이 이뤄진다. 그 속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진단의 속도”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폐암뿐만 아니라 모든 암의 경우 완치를 노리는 가장 효과적인 전략이 결국 수술”이라며 “최대한 단시간 내 수술할 수 있도록 흉부외과와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폐암이 흡연에 의해 발병한다는 고정관념 깨지고 있다"

"신속한 진단 및 수술 중요, 임상시험 참여로 암 크기 축소 적극 시도"

"국산 폐암치료제, 치료 효과 외에도 비용‧편의성 등 다양한 장점 보유"

"보험 급여‧임상시험 등 환자 편의성 제고 최대한 노력"


화순전남대병원은 수술이 어려운 환자들에게도 최대한 효과적인 전략 적용을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바로 ‘임상시험’이다.


오 교수는 “수술이 어려운 경우에는 완치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특히 표준요법만으로는 좋은 예후를 담보하기 어렵다. 이에 병원에서는 최신 치료제 적용을 위해 임상시험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 외 지역에서 가장 임상시험을 가장 많이 하는 병원이 화순전남대병원”이라며 “적극적인 임상시험 도입으로 지역 주민들이 서울 못지않게 최신 치료제를 더 빠르게 접할 수 있게 됐다. 병원에서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부분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적극적인 임상시험 도입 등 폐암 치료제 분야에서 첨단을 달리는 병원의 입장에서 바라본 폐암 치료제의 ‘현재’는 어떨까.


오 교수는 “폐암은 수술로 완치를 노릴 수 있는 경우가 약 20~25%”라며 “하지만 최근 표적치료제와 면역항암제가 4기 환자들을 대상으로 효과를 나타내면서 그 비중이 늘고 있다. 초기 폐암도 수술이 어려운 경우 선행적 치료로 종양을 줄일 수 있도록 치료제가 적절한 효과가 나올 만한 환자를 잘 찾아서 선행 임상시험에 등록‧참여해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는 우리나라에 많이 존재하는 EGFR 돌연변이 환자 대상 표적치료제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며 “타그리소나 국내에서 개발한 렉라자 등 3세대 표적치료제들이 현장에서 이미 환자들에게 쓰이고 있다. 특히 비흡연성 폐암의 경우 유전자 돌연변이에 의한 경우가 많아 표적치료제가 효과적이다. 부작용도 주사가 아닌자라 현저히 감소한다”고 설명했다.


또 “전통적인 흡연에 의한 폐암 환자들에게는 면역항암제가 효과적”이라며 “PD-L1 등 바이오마커 검사를 통해서 면역항암제가 잘 들을 수 있는 환자를 찾아 치료에 돌입한다. 요약하면 흡연성 폐암 환자에게는 면역항암제, 비흡연성 폐암 환자에게는 표적치료제가 잘 듣기 때문에 각각 주요 요법으로 활용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현장에서 느끼는 국내 치료제의 약진은 기대 이상이라는 반응이었다. 향후 표적치료제 및 면역항암제 시장에서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선전을 기대할 만하다는 것이다.


오 교수는 “아무래도 신약 개발에 많은 자본이 필요하다 보니 그동안 개발 양상은 국내 제약업계보다는 해외 대형제약사들 중심으로 이뤄진 것이 사실”이라며 “최근에는 국내서도 새로운 항암제 후보물질 발굴에 많은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고, 좋은 성과를 내는 회사들도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렉라자의 경우 현재 2차 요법 제제로 EGFR 돌연변이 중 T790M 저항성을 가진 환자에게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돼 사용 중”이라며 “사실 국제적인 가이드라인을 보면 EGFR 표적치료제는 2차요법보다는 1차요법부터 투입하는 것이 더 큰 이득이다. 다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급여화 문제로 인해 조기 투입에는 제한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러나 EGFR 돌연변이 환자 중 저항성이 생긴 환자의 생존율을 쉽게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3세대 표적치료제의 존재는 의미가 있다”며 “특히 렉라자는 국내 개발 약품인 만큼 비용적 측면에서도 강점이 있다. 또 타그리소와 달리 1회 1정이 아닌 3정 복용인 까닭에 부작용 발생에 따라 복용량을 줄여야 할 때 편의성도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 교수는 약가 문제에 대해서는 원칙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최대한 급여권 내 치료법을 활용하되, 임상시험 등을 통해 조금 더 적극적인 치료를 시도하는 방식으로 환자 부담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산정 특례에 따른 약가 지원은 그래도 상당히 광범위한 편”이라며 “하지만 한정된 건강보험 재정으로 모든 항암제를 급여화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효과는 더 좋지만, 아직 급여에 진입하지 못한 약물을 선택하는 환자들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진 입장에서는 우선 급여 내에 있는 치료제를 최대한 활용하고, 더 효과적인 치료를 받고자 할 때는 임상시험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을 추천한다”며 “비급여 치료도 하나의 옵션으로 작동할 수 있겠지만 최대한 제도권 내 치료법을 활용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오 교수는 동료 및 선‧후배 의료진을 향해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남기면서 인터뷰를 마쳤다. 


“학생 때 배운 것과 실제 현장에서 사용하는 내용은 괴리가 상당하다. 그만큼 새로운 요법이 현장에서 활발하게 도입되고 있다. 이 때문에 암을 보는 의료진만 암을 보고, 다른 의료진들은 암 환자를 피하려는 현상이 생긴다. 하지만 암에 걸릴 확률이 이제는 30~40%에 달한다. 많은 의료진이 암 진료 및 진단에서 보조적 역할자 등 적극적으로 참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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