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의료원이 대한민국 의료 새 지평 열도록 선도”
김영훈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2021.01.25 05:42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참으로 야속한 1년이었다. 준비한 것도 많았기에 해야할 것도 많았다. 하지만 취임 직후 발발한 신종 감염병 사태는 모든 계획을 꽁꽁 묶어 버렸다. 그렇다고 마냥 체념한 하고 있을 수는 없었다. 그는 코로나19가 불러온 변화의 소용돌이 한 복판에서 당당하게 인류사회의 새로운 일상을 예측하고 지속가능한 방향을 모색하는 담론의 장을 마련했다. ‘넥스트 노멀 컨퍼런스(Next Normal Conference) 2020’에서 나눈 세계미래학자와의 대담은 코로나19 충격을 딛고 미래를 대비하려는 그의 의지를 확인하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외부환경도 굴곡졌다. 갑작스런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 및 공공의대 신설 추진에 공분했고, 젊은의사들의 집단행동 사태 해결을 위해 동분서주해야 했다. 취임 1년을 막 넘긴 고려대학교 김영훈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그에게 2021년은 어떤 의미로 다가왔을까.
 
- 많은 아쉬움이 남는 한해였을 듯하다. 새해는 어떻게 예상하나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19 종식 불가론을 예상한다. 예전의 일상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새로운 세상을 디자인하고 준비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결국 사람의 생명, 지구의 생명 등 생태계 전반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의료도 마찬가지다. 생명을 돌보는 일에 충실하다 보면 성과는 수반될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 많다. 의료의 본질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의료라는 재화를 판매하는 장사에 불과하다. ‘이익만을 추구하는 행위는 의료 생태계를 파괴시킨다. 적어도 올해는 의료의 진정한 가치가 실현되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사력을 다할 생각이다.
 
- 4주기 상급종합병원에 산하 3개 병원 모두 재지정됐다
의료 질관리를 중점적으로 준비했다. 전반적인 의료 서비스 질은 물론 환자안전에 각별하게 신경을 썼다. 의료전달체계, 중증환자 비율 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각 진료과에 피드백을 주면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방식을 취했다. 하지만 여전히 개선해야할 부분이 산적하다. 안암병원과 구로병원은 JCI 4차 인증을 통해 안암병원은 의료 질관리가 비교적 잘 준비돼 있다고 판단한다. 수시로 변하는 평가기준에 대한 선제적 대응도 중요하다. 미래전략팀 등에서 의료 질관리 지표 변화를 미리 예측, 각 진료과에 제안하고 준비토록 한 부분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 고대의료원은 의료와 행정의 시너지 효과가 도드라진다는 평가다. 노하우가 있다면
지금 시기는 코로나19로 좋지 않지만 고대의료원은 성과가 나온다고 생각하면 예전과는 다르게 과감하게 투자한다. 안암병원 로봇 항암제 조제시설, 자동화 조제시스템 도입을 결정했다. 스마트 병원, 안전한 병원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의약품 컨트롤 시스템이 중요하다. 고가장비도입심의위원회도 예산 범위 내에서 구입이 가능하도록 했다. 조금 더 투자하겠다는 의지의 발로다. 약제팀장이 설마했는데 이걸 승인해 준다고 놀래더라. 그런 투자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5년 후를 내다보고 적극 지원해 주는 환경과 분위기가 조성돼 있다.
 
- 4병원 건립을 추진 중인데. 현재 진행 상황은
열심히 준비 중이다. 고려대의료원이 대한민국 의료의 새지평을 열겠다는 포부다. 재원 마련 방안과 지역 등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 결코 녹록치 않은 문제인 만큼 5년 프로젝트로 진행할 계획이다. 스마트병원, 로봇화,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을 활용할 수 있는 첨단병원을 설립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정릉캠퍼스가 주축이 돼 의료정보학교실도 새롭게 만들어진다. 다만 기존 병원으로는 이를 성사시킬 수 없는 만큼 새로운 제4병원 건립이 필요하다. 새로운 병원에 선진시스템을 이식하면서 실험하는 게 필요하다.
 

"제4 병원 건립 포함 '5년 프로젝트' 종합적 모색"
"공공의료 강화 누가 반대하겠냐, 중요한 것은 전문가와 논의 기반 진행"
"정부는 의사들을 재단하는 것이 아닌 전문성을 잘 발휘할 수 있도록 인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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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의료계 집단행동을 술회하면
공공의료 필요성을 느끼는 리더를 잘 만나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정부는 온 나라를 도탄에 빠뜨리고 젊은의사들의 꿈과 비전을 빼앗고, 이류의사를 양산하는 시스템을 도입하려 했다. 이에 공분한 젊은의사들이 집단행동에 나서면서 대학병원들은 엄청난 피해를 봤다. 공공의료 강화를 누가 반대하겠나. 하지만 공공과 민간의 조화를 통해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구축해야 할 공공의료임을 간과했다. 물론 제한된 의사수를 늘려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다만 시간을 충분히 두고 전문가와 논의하면서 진행해야 한다.
 
- 의사국시 사태 해결을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는데
의사국시 사태의 본질은 외면당한채 사과 주체에 대한 논란으로 변질됐다. 잘못은 의대생들이 했는데 왜 병원장들이 나서서 사과를 하느냐는 질타도 받았다. 뿐만 아니라 병원경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병원들이 나선 것 아니냐는 곱지않은 시선도 있었다. 하지만 머리를 숙인 병원장들 모두 인턴 충원에 어려움이 없는 대형병원 소속이었다. 지금 당장 불을 끄는 쪽으로 정책이 가면 안된다는 생각에 나선 것이다. 학생들이 피해를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안타까웠다. 정부는 의사가 진료에 전념할 수 있도록 전문성을 인정해야 한다. 자꾸 재단하려고 하면 부작용이 발생한다.
 
- 임원으로 활동 중인 대한병원협회 역시 내홍이 심했는데
의사소통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제대로 역할을 수행하지 못했다. 젊은의사들을 대한의사협회가 끝까지 품어주지 못해 배신감이 많다. 의협이 못한다면 병협이 젊은의사들의 상처를 보듬어야 한다. 백신 주권, 데이터를 갖고 미래를 보면서 중심을 잡아줄 역할을 병협에 기대한다. 최근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정상화를 모색하는 노력은 고무적이다.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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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질이 01.25 08:25
    병원이 커질수록 많아질수록 그 곳에 근무하는 의사의 실력이 같을까요? 여러 곳에 분산하는 것보다 한곳에 집중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더 전문적인 시설과 실력을 요구하는 세상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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