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全) 진료과 공동설계, 선택적 주치의 도입 필요"
강태경 대한가정의학과의사회장
2022.10.24 05:15 댓글쓰기

"고령환자가 급증하고 있으며, 특히 75세 이상 노인의 경우 소아보다 케어나 관리가 더 어려워 진찰료 가산이 시급하고 복합질환 환자를 위한 심층 진찰료 도입도 필요하다." 


강태경 대한가정의학과의사회장은 23일 더케이서울호텔에서 열린 2022년 추계학술대회 및 제28회 연수강좌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이 말했다. 


우리 사회가 빠르게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이에 따라 1~2개 질환을 가진 급성기 환자보다는 더 많은 문제를 지닌 복합 질환 노인환자가 늘고 있다. 


강 회장은 "어르신들이 이 과, 저 과 핑풍처럼 돌아다니면서도 문제는 정작 해결되지 못하는 상황이 커지고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낮은 진찰료와 일률적인 진찰료 체계에서 벗어나 복합 문제 해결에 기반한 적정 진찰료 체계로의 전환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노인 복합질환 가산·심층 진찰료 절실"


그러나 정부는 노인 진찰료 개선에 대해 아직 미온적인 입장이다. 실제 보건복지부는 지난 상대가치 워크숍에서 진찰료 재정 순증은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강 회장은 "소아 가산처럼 75세 이상 환자 진찰료 가산은 시급한 문제"라며 "노인 환자뿐만 아니라 복합 문제를 지난 환자가 의료 난민처럼 겉도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심층 진찰료 도입도 강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학회는 장기적 관점에서 '선택적 주치의제' 관련 논의를 시작해 볼 것을 제안했다. 가정의학과에 한정한 게 아니라 전(全) 진료과들이 함께 제도 설계 및 방향을 검토해봐야 한다는 의미다. 


강준호 의무부회장은 "초고령 사회에서 당면하게 될 다(多)문제 복합 환자를 위한 의료체계로서 '선택적 주치의제'를 대안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며 "환자가 자유롭게 원하는 주치의를 등록 변경할 수 있고 기존 지불제도인 행위별 수가제의 변경 없이 장기질환자에 대한 정액 보상 및 특수 진료에 대한 추가 보상을 가능하게 한 프랑스 주치의제가 한 예"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발 문제를 지닌 환자 중 주치의제를 원하는 환자와 주치의를 하고자 하는 의사를 선택적으로 연결하는, 즉 기존 제도와 주치의제도 장점만을 가져올 수 있도록 잘 설계한다면, 현 제도 하에서 자연스럽게 미래 도전을 잘 헤쳐 나갈 수 있지 않을까 본다"고 덧붙였다.


강 의무부회장은 "다만, 그 과정에서 현재 최대한으로 보장된 환자 의료기관 선택권의 일부 제약과 추가 보상에 따른 비용 상승 문제는 제도 도입에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하지만, 초고령 사회에서 우리 의료제도가 가지는 한계점이 뚜렷이 커지는 만큼 단기적인 비용 상승 문제는 장기적인 면에서 오히려 비용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건보공단 검진 평가서 특정학회 연구평점 및 인증의만 인정 '부당'"


또한 건강보험공단 검진 평가에서 특정학회 연수평점과 인증의만 인정하는 제도 역시 조속히 시정해 줄 것을 요구했다. 


정승진 공보이사는 "암 검진 질 평가는 암 또는 전암병변을 조기 발견해 치료함으로써 암으로 인한 사망률을 낮추고 더 나아가 사회경제적 부담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며 "질 평가 항목 중 인력평가에서 가장 높은 배점을 받은 소화기 내시경 세부 전문의는 단지 학회에서 자체 인증하는 자격일 뿐"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하지만 1년간 수련한 소화기내과 의사가 수년간의 임상경험을 통해 내시경 술기를 체득한 다른 전문들의 역량보다 더 월등하다고 근거 없는 주장을 한다"며 "현 제도는 내시경 검사의 평균적 질 향상보다는 내시경 검진의 진입장벽을 높이는 데 활용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학회는 평가지침에 활용되는 내시경 인증의는 단순히 위내시경 500건 이상, 대장내시경 300건 이상의 내시경 시술 경험이 있음을 증명하는 근거 자료인데, 가정의학회가 인증하는 내시경 인증의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강태경 회장은 "대한개원의협의회 소속 자자(子子)학회인 대한위대장내시경학회 인증의에게만 이런 간소화된 행정절차를 허락하고 정작 대한의학회 구성원인 가정의학회의 인증은 인정하지 않는 것은 의료계의 기본구조를 무시하는 납득하기 어려운 구조"라며 조속한 시정을 요구했다. 


이어 "가정의학회와 외과학회 등은 모두 내시경 관련 질 교육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며 "부당한 암 검진 질 평가기준 개선을 위해 필요하다면 관련 학회 및 의사회와도 만날 것이며, 만약 피해를 받은 회원 중에 직접적인 소송을 원하는 회원이 있다면 피해 회원 권리 구제나 감사원 감사 청구도 고려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가정의학과의사회 추계학술대회는 코로나19 대유행 파고를 넘어가며 일차의료 역할을 되짚어보고, 앞으로 나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는 연수강좌로 기획했다.


강 회장은 "가정의학과의사회는 감염병과 함께 가는 시대를 대비하고자 한다. 더불어 촉탁의 과정을 정리하면서 통합돌봄 연속선상에서 일차의료 역할과 본분도 살펴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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