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케어 카드뉴스 기반 '0차 의료' 역할 수행"
위뉴 황보율 대표
2022.10.25 05:55 댓글쓰기

우리나라 '3분 진료'는 의사와 환자 모두에게 스트레스다. 의사는 제한된 시간에 가급적 많은 환자를 봐야 병원이 운영되는 구조이다보니 환자 질문이나 얘기를 경청하기 어렵다.


담당 의사에게 충분한 설명을 듣지 못한 환자들은 답답한 마음에 블로그나 카페, 유튜브를 통해 의료 정보를 습득한다. 문제는 인터넷에 있는 상당수 정보가 오류이거나 왜곡돼 있다는 점이다. 


헬스케어 관련 정보가 봇물을 이루고 있는 지금, 환자와 보호자 등 의료 이용자들은 역설적으로 정보 빈곤현상을 호소한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헬스케어 지식 플랫폼 '위뉴(weknew)'가 등장했다. 국립암센터에 재직, 진료하면서 창업에 나선 황보율 대표(41, 사진)를 만나 위뉴 탄생 배경 및 계획 등을 들어봤다. 


Q. 창업에 뛰어든 계기

서울대병원에서 수련을 받고 2015년부터 국립암센터에서 근무했다. 주로 갑상선과 당뇨 등을 진료하는 내분비내과 의사다. 병원에서 외래 한 세션에 보통 50~60명 환자를 보기 때문에 환자와 소통을 하고 싶어도 여의치 않다. 환자들도 눈치를 보며 쫓기듯 진료실을 나간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공개한 환자경험평가에서 '의사와 대화 및 설명' 항목이 낮은 점수를 받을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의료 이용자들은 자연히 카페나 블로그에서 근거가 부족하고 신뢰도가 낮은 의료정보를 찾거나 대학병원에서 제공하지만 눈높이가 맞지 않은 정보에 의존하게 된다. 우리는 진료실 밖 환자나 보호자, 그리고 일반인이 헬스케어 관련 정보를 얻기 위해 발품을 팔지 않아도 양질의 콘텐츠를 공급받을 수 있는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여겨 2021년 7월 '위뉴닷컴'을 설립했다.


Q. 위뉴를 자세히 소개하면

의료 전문가들의 집단지성을 활용한 '헬스케어 지식 플랫폼'이다. 콘텐츠 제작을 원하는 의사는 누구나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다. 크리에이터가 제작한 헬스케어 콘텐츠는 위뉴가 보유한 120여명의 의사 자문단 리뷰를 거쳐 공개된다. 논문 쓰는 과정과 비슷하다. 콘텐츠에 대한 지식재산권은 원제작자에 귀속되고 위뉴는 사용권을 갖는다. 또한 공공기관이나 기업, 병원 등에 맞춤형 콘텐츠를 제작, 유통하기도 한다. 


"건강정보 홍수 속 역설적으로 정보 빈곤현상 초래되는 상황 타개"

"정보 습득력 강화 콘텐츠 제공 목표, 국내 의료정보 문맹률 낮추겠다"

"콘텐츠도 한류 열풍, 의료 분야 기대"

 

Q. '정보 과잉 시대' 차별화 방안은

인터넷상에 정보가 범람하고 있지만 신뢰에 기반한 근거 중심의 올바른 의학정보에 대한 가치는 더 높아질 것으로 생각한다. 게다가 콘텐츠 내용이 쉽고 재밌다는 점도 이점이다. 위뉴는 제대로된 의료지식을 전달해 '헬스 리터러시(literacy)' 향상에 기여하고자 한다. 의료 이용자가 정보를 받아들이는 능력이 향상되면 생활습관이 개선돼 건강 증진에 도움이 된다. 불필요한 의료비 지출도 줄일 수 있으니 보건의료적 측면에서 가치가 높다.


Q. 동영상이 아닌 카드뉴스 형식을 택한 이유는

의료 이용자들의 궁금증을 빠르게 해소해 주기 위해서다. 동영상 콘텐츠의 경우 길게는 20~30분까지 투자해야 하지만 카드뉴스는 20~30초면 충분하다. 공급자 중심이 아닌 이용자 중심에서 유용하다고 판단했다. 


Q. 콘텐츠 소재는 어떻게 발굴하나

'아이 이유식에 소금 간을 해도 되는지', '하루에 물은 몇 리터를 먹어야 하는지', '자몽주스와 같이 복용하면 안 되는 약은' 등과 같이 일상에서 생기는 의문들은 뭐든 콘텐츠 소재가 될 수 있다. 이 외에도 병원에 가기 애매한 증상이나 민감한 질환 등에 관한 정보도 제공하고 있다. 사실상 의료전달체계 속에서 '0차 의료'를 담당하고 있다고 본다.


Q. 사업 성공에 있어 네트워크가 중요할 것 같다

학회와 병원, 인기 유튜버 등 다양한 의사들이 참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기업들이나 환자단체와도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현재 대한당뇨병학회, 건양대병원, 국립암센터, 보라매병원, 한국1형당뇨병학우회,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카카오, 레몬헬스케어, 웰트, 루닛 등이 파트너사다.


Q. 타깃 고객이 있는지

병원, 기업 등 다양하다. 특히 헬스케어 사업을 하는 기업들은 우리의 주요 고객이다. 예를 들어 보험사의 경우 보유한 회원들이 건강해야 비즈니스가 잘 된다. 이들에게 콘텐츠를 제공해주기도 하고, 큐레이션해주기도 한다.  


Q.  기관, 기업에 콘텐츠 제공시 기술적 어려움은 없나

진료를 하면서도 데이터 사이언스 업무를 전담했다. 현재 국립암센터 헬스케어플랫폼센터 지능정보화책임관, 인공지능사업팀장 등도 역임하고 있다. 데이터베이스를 연결하고, 인공지능으로 타깃한 맞춤형 콘텐츠를 만들어주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병원 시스템 연동도 자신 있는 분야다.


Q. 앞으로 계획은

최근 WHO(세계보건기구) 공식 콘텐츠를 만들기 시작했다. WHO는 근시 유병률이 높은 나라들을 대상으로 질환예방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우리는 연세의료원 제중보건개발원과 WHO의 근시예방 프로그램을 위한 의학 콘텐츠 제작 및 글로벌 확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WHO 자료를 한글로 만든 뒤 영어로 번역해 세계로 유통할 계획이다. 한국이 콘텐츠로 세계를 제패하고 있는 지금, 헬스케어 분야에서도 한류를 일으키는데 기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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