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적십자사, 특정업체 '밀어주기 의혹' 논란
'평가기준 임의 변경 불이익' vs '특혜 없고 모두 소명 가능'
2022.01.20 05:56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구교윤 기자] 대한적십자사 면역검사시스템 입찰 과정을 두고 또 다시 ‘특정 업체 밀어주기’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지적된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다.
 
피해를 호소하는 P업체 측은 “적십자사가 평가 기준을 특정 업체에게 유리하도록 임의로 변경해 공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며 “절차 하자 없이 공평한 입찰을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촉구했다.
 
이에 적십자사 측은 “사전 설명회에서 충분히 설명했으나 P업체가 평가 기준을 인지하지 못해 생긴 불찰이고 평가는 공정한 평가를 위해 공인된 인증기관에서 주관하고 있다”면서 특혜 의혹을 부인했다.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리면서 진실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P사 “적십자사, 특정 업체 위해 평가 기준 변경” 주장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는 지난해 9월 28일 노후화된 면역검사시스템 장비를 교체하기 위해 ‘면역검사시스템 노후장비 교체사업 입찰’을 진행했다. 
 
면역검사시스템은 헌혈자 혈액이 수혈이나 약품 원료로 사용할 수 있는지 기계와 시약으로 안전성을 평가하는 시스템이다. 검사에서는 에이즈, B형간염, C형간염, 인간T세포 백혈병 등 4가지 바이러스를 판명한다.
 
입찰에는 기계(71억원)와 시약(475억원) 등 총 546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이번 입찰에는 외국계 기업 A사와 국내 기업 P사가 참가했고, 현재 서울 강서구 염창동 중앙혈액원에서 성능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논란은 적십자사가 A사를 밀어주기 위해 평가 기준을 일부 변경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촉발됐다. 
 
피해를 주장하는 P사 측은 “적십자사가 장비 성능을 평가하는 기준을 A사에게 유리하도록 별도 고지없이 변경해 불이익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적십자사가 고지한 입찰 공고에 따르면, 면역검사시스템 장비 민감도를 평가하기 위해 ‘양성검체’를 사용한다고 명시돼 있다. 검체는 검사에 필요한 혈액 등의 재료를 뜻하며 양성검체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검체를 말한다.
 
그러나 P사 관계자는 앞서 적십자사가 양성검체만 사용한다고 고지했으나 실제 평가에서는 새로운 검체인 ‘상품화된 패널’을 추가해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상품화된 패널에는 저역가 검체가 포함돼 있는데 이 검체는 A사에게 유리한 검체라는 게 P사 측 설명이다.
 
특히 P사 관계자는 “식품의약품안전처, 미국 식품의약국 모두 민감도 검사에서 양성검체만 사용할 뿐더러 특별히 저역가 검체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민감도 기준은 사전규격 평가를 거쳐 업체와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도출한 최종 입찰공고지만, 적십자사가 자사 탈락을 유도하기 위해 아무런 고지 없이 평가 기준을 변경했다”고 지적했다.
 
대한적십자사가 공고한 입찰기준 비교표(2019년, 2021년).
 
적십자사 특혜 의혹 지난해 국정감사서 지적

사실 적십자사가 A사에게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적십자사는 지난 2016년 면역검사시스템 장비를 교체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6년 동안 11차례 입찰과 유찰 과정을 반복하면서 A사 밀어주기 논란을 사왔다.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적십자사에 이 같은 의혹을 일일이 지적하기도 했다.
 
적십자사는 2016년 A사 장비를 이미 들여놓은 상태에서 1~5차에 걸친 입찰을 진행한 바 있다. 1~4차는 A사가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가운데 유찰됐고, 5차는 A사 제품만 적격 판정을 받았지만 예가 초과로 유찰됐다.
 
당시 감사원은 적십자사의 이 같은 행위에 경고 조치를 단행하기도 했다.
 
P사 측이 주장하는 문제는 다른 곳에도 있다.
 
P사 관계자는 “평가 공정성을 위해 적십자사는 내부 위원을 최소화한 검체선정위원회를 구성키로 했으나 현재 내부위원으로만 구성된 위원회가 검체를 선정하고 평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적십자사는 어떤 인물로 검체선정위원회를 구성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검체를 선정했는지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적십자사가 성능평가 공정성을 위해 7100만원을 들여 전문업체를 선정했으나, 사실상 평가를 적십자사가 진두지휘하고 있으며 용역업체는 입찰 성능평가에 전혀 관여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적십자사 위원회 구성 및 운영 변경안
 
적십자사 "규정 이해 못한 건 업체가 감수해야 할 사안"

적십자사 측은 “공식적인 입장을 정리하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면서도 “모든 의혹은 소명할 수 있다”며 특혜 논란을 강하게 부인했다. 
 
적십자사 관계자는 P사 측이 제기하는 평가기준 변경에 대해 “입찰에 참가하는 업체가 규정을 열람할 수 있도록 고지한 부분이고 사전 설명회에서 숱하게 설명했다”고 답했다.
 
이어 “규정을 이해하지 못한 건 해당 업체가 감수해야 할 부분”이라면서 “고지를 보지 못해 인지가 늦었다고 주장하면 할 말이 없다”고 덧붙였다.
 
관계자는 특히 “식약처 ‘고위험바이러스진단시약 허가·심사 가이드라인’에 임상적 민감도는 다양한 농도를 포함한 임상 검체와 혈청 전환 패널을 사용하도록 명시돼 있다”면서 상품화된 패널 사용 타당성을 강조했다.
 
이어 “입찰공고 제안요청서와 평가프로토콜에 패널 사용에 관한 문구를 명시했다”고 주장했다.
 
대한적십자사가 배포한 면역검사시스템 평가 프로토콜 안내서.
 
적십자사는 또 검체선정위원회 구성 하자에 대해서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적십자사 관계자는 “검체선정위원회를 구성하는 위원을 공개하지 못하는 것은 개인정보 보호 차원”이라며 “위원회 구성은 규정대로 내부인력 1명과 외부인력 5인으로 구성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최종 결과는 외부위원들의 의결로만 결정된다”고 강조했다.
 
적십자사는 또 평가 개입 여부에 대해서도 공정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평가 결과에 개입하는 것이 아니라 진행하는 과정에서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보조를 하는 것”이라며 “성능평가는 공인된 인증기관 직원이 평가 장소에 참여해 모든 진행사항을 주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P사 측이 오히려 평가 기간 중에 평가와 관련된 사항을 복지부, 조달청 등에 사실과 다른 민원을 제기해 공정한 평가에 상당한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며 답답함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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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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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 2000
  • 정선희 03.19 00:27
    고인물은 썩습니다

    대통령도5년이면바뀌는데

    적십자는대체 업체를 몇년이나
  • 만드레 03.19 00:00
    내가 이꼬라지 보기 싫어서 헌혈안함.

    피뽑으면 뭐함 본인들 주머니에 돈 구겨넣기 바쁜데..휴~~
  • 센텀 03.10 21:21
    외국기업보다 국산품쓸생각을해야지 냄새가난다 구린냄새가~~
  • 나라에도둑이많아 02.26 13:37
    정당하게 적법하게, LH 사태 잊지말고 공정하게 처리하세요. 국내업체도 예전의 핫바리가 아닙니다
  • 비리집단? 01.26 08:29
    적십자사 비리 많아서 적십자 회비 안내지도 오래 됐다. 이번에는 아마 너네 그따위로 하다간 다 옷 벗을걸?  청와대 국민청원 대대적으로 추진할거니까. 감사 한번 모질게 받아 봐라
  • 각오 01.25 23:53
    적십자!! 이번에 공정하지못할경우 감당므안될꺼야..복지부 조달청 이런데 말고도 당신들 정말 크게 훅 간다. 공정하게만 해..매국노집단이란 소리 이젠 듣지말아야지..
  • 애국자 01.25 22:35
    적십자 좀 적당히 합시다. 국감에서 그렇게 지적당하고도 그러면 도대체 당신들은 어디나라 기관인가? 혹시 미국 기관 인가? 가슴에 손을 대고 생각 좀 해보시길...
  • 뒤진다 01.25 20:05
    상품화된 패널이란것은 19년 입찰내용이고, 21년은 양성검체만 적혀있는데, 프로토콜에 상품화된 패널이라고 적으면 그냥 그렇게 하는겨? 그리고 식약처 가이드라인 운운하는데, 이전에는 고발방송에서는 식약처말고 미국기준 이야기하면서 주장하더만, 귀에걸면 귀걸이 코에걸면 코걸이? 제발 쫌......
  • 중고좋아 01.25 18:31
    불공정한 대한민국 새로운 대통령이 바로잡기를 진정으로 기대합니다.
  • 몰빵 01.25 18:05
    뭔짓을..한두번도 아니고..국감서 깨지고도 정신 못차렸나요?  뭔 말못할 약점이라도 잡혔나요? 뒷거래라도 하시나요? 혈액주권 확립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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