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관 종별 분류 의미 있을까···치료 질(質) 천차만별
연구팀 '병원급 가운데 무의미성 엿보이는 등 진료기능 포함 재정비 필요'
2022.01.14 05:52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같은 종별로 분류된 병원급 의료기관 가운데서도 종합병원과 유사한 기능을 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다른 기관보다 재입원비와 사망비가 높아 의료 질 측면이 의심되는 곳이 있는 등 진료기능 범위가 천차만별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의료기관 진료기능별 자원활용 수준 연구를 통해 의료기관 비교 및 지불보상 형평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데 활용될 만한 기초자료 구축을 시도했다.
 
이는 과거에도 언급돼 왔던 '의료기관 종별 구분'의 한계를 지적하기 위한 것이다. 현행 분류 기준대로 의료기관을 상급종합병원·종합병원·병원·의원 등으로 구분하기에는 같은 병상 규모 의료기관이라도 의료 질 및 비용에 차이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종별 진료기능 중복은 의료기관 유형 간 지나친 경쟁, 대형병원 환자 쏠림으로 인한 의료시설 장비 및 공급과잉을 유발한다"며 "동일한 종별에 속하고 병상 규모가 비슷하다는 이유만으로 같은 수가를 적용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가에 대한 문제 제기"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기존 연구에서 시도됐던 새로운 분류기준 구축법을 참고, ▲특정질환을 전문으로 하는 기관 ▲진료의 포괄성 ▲급성기 및 장기요양 기능 ▲의료서비스 난이도 ▲내과계 및 외과계 구분 ▲단과 의료기관 등의 기준으로 기존 의료기관을 총 10개 군집으로 재분류했다.
 
군집 (1∼3)은 일반형으로 주로 급성기 환자를 보는 의료기관, 군집 (4∼6)은 단일 진료과(아동, 모성, 안과, 정형외과)가 많아 단과형, 군집 (7∼10)은 평균재원일수가 긴 정신 및 재활진료가 많아 요양형으로 정의했다.
이 같은 군집으로 의료기관을 분류한 결과, 종별에 상관없이 비슷한 병상 규모라 해도 수행 진료 기능은 다양한 것으로 분석됐다.
 
일례로 종합병원의 경우, 38곳이 상급종합병원 대부분이 분포돼 있는 일반(1)군집에 존재해 상급종합병원과 유사한 기능을 하는 종합병원이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나왔다.
 
즉, 이들 기관은 상급종합병원과 비교적 동질한 진료기능을 수행하면서도 종별 가산에서는 종합병원급의 수가를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진료기능 편차가 가장 큰 의료기관은 병원급이었다. 병원 가운데서도 급성기(일반 1~3군집)에 속하는 곳이 240곳이나 됐다.

반면 단과(4)와 요양(8) 군집은 다른 진료기능 그룹에 비해 재입원비와 사망비가 높아 의료기관 운영 효율성과 의료 질 측면에서 문제가 있을 확률이 높았다.
 
연구팀은 “단과나 요양 그룹은 정신질환 및 알코올 남용 관련 질환을 주로 보고 있어 환자의 특성을 고려할 필요도 있으나, 중증도 등을 보정한 뒤에도 재입원비와 사망비가 다른 진료기능 그룹보다 높아 면밀한 분석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단과형과 요양형 진료기능을 하는 병원급 기관들은 일부 장비(MRI) 촬영 횟수가 다른 진료기능 기관보다 많으면서도 표준화재입원비와 사망비도 높으므로 심층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결론적으로 동일한 종별 및 병상규모 의료기관이더라도 진료 기능이 다른 경우가 많아 연관성이 높지 않으며 진료기능 설명에도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병상 규모보다는 진료기능 유형에 따라 의료기관 자원 활용 수준이 유사했으며, 가장 높은 빈도의 주요 진단영역도 마찬가지”라며 “진료기능에 따른 의료기관 분류의 합리성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이어 “진료기능 정의 및 구분에 대한 연구상 한계는 존재하나, 의료기관 지불 보상을 고민할 때 종별보다 진료기능을 적용하는 것이 타당함을 의미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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