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시대 새 의료 패러다임 교두보 '디지털 트윈'
디지털 헬스케어 급성장···메디컬 트윈 기술 접목·활용 가능성 커
2021.11.26 19:50 댓글쓰기
사진출처=한국보건의료정보원 유튜브 캡처
[데일리메디 신용수 기자] 의료계를 중심으로 다가오는 메타버스 시대에 ‘디지털 쌍둥이’를 미래 의료기술 발전의 새로운 열쇠로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의료원, 대한의료인공지능학회는 지난 25일 ‘제5차 보건의료데이터 혁신 토론회(포럼)’을 온라인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 주제는 ‘보건의료분야 메디컬 트윈 활용 현황 및 과제’였다.
 
메디컬 트윈이란 의료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디지털 트윈을 말한다. 디지털 트윈은 컴퓨터 속 가상 공간에 현실 사물을 모방해 시뮬레이션하는 것으로 일종의 디지털 쌍둥이, 아바타를 만드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디지털 트윈과 기존 아바타가 다른 점은 ‘쌍방성’이다. 현실 데이터를 그대로 반영해 가상 공간에서 현실과 똑같이 기술들을 적용하고 시험해볼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실제로 현재 자동차 및 비행기 개발 과정에서 디지털 트윈을 통한 가상 실험이 널리 쓰이고 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의료계와 공학계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다가오는 메타버스 시대에서 메디컬 트윈 역할과 함께 메디컬 트윈 기술의 현재와 미래를 조망했다. 
 
IT 학계에서는 정부출연 연구기관인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소속 이기석 실장이 발표를 맡았다. 그는 이날 디지털 트윈 전체 시장 동향을 살펴보고, 향후 메디컬 트윈 적용 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이기석 실장은 “고령사회 진입과 예방의학 관심도 상승, 코로나19 팬데믹 등의 영향으로 디지털 헬스케어를 향한 사회 관심은 크게 늘었다. 여기에 데이터 네트워크 발전과 디지털 트윈기술 확대가 힘을 보태고 있다”며 “디지털 기술을 메디컬 분야에 적용하는 것은 의료서비스라는 가치 사슬을 확장하는 과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디지털 트윈 기술은 다양한 메디컬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 심리‧행동적 측면을 모사할 수도 있을 뿐만 아니라 신체의 물리적 변화와 신경‧화학적 변화를 살펴볼 수도 있다. 이미 여러 나라에서 심장 등 장기를 메디컬 트윈 기술로 모방하고 상태를 예측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기술들이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의료계에서는 김남국 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 교수와 김광준 신촌세브란스병원 노년내과 교수가 나섰다. 김남국 교수는 메디컬 트윈의 국내외 활용사례 및 의료 분야 적용 시 쟁점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쌍방향 디지털 트윈 활용, 병원 하나를 통째로 구현 등 가능"
 
김남국 교수는 먼저 "기존 시뮬레이션 기술과 디지털 트윈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디지털 트윈이 기존 시뮬레이션과 차별되는 점은 쌍방성”이라며 “또한 이런 디지털 트윈을 활용하면 여러 상황을 하나의 세계관에서 통합적으로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병원 하나를 통째로 구현한 뒤 환자 흐름에 따른 운영 효율화를 모색하고 이를 실시간으로 반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가상 환자나 기관, 조직을 만들어 수술적 방법의 개인화도 충분히 가능하다. 결국 디지털 트윈 기술은 단순 환자 레벨부터 병원 운영까지 헬스케어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사실 이 같은 개념은 1990년대부터 언급돼 왔다. 기술 발전으로 이제 현실 구현을 앞두고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김광준 교수는 ‘디지털 트윈 임상활용 기반 마련 및 사회적 기대효과’에 대한 최신 지견을 언급했다. 
 
김광준 교수는 메디컬 트윈 기술을 의료계 ‘철의 삼각’ 딜레마를 해결할 열쇠로 규정했다. 철의 삼각이란 의료비용과 환자 접근성, 의료의 질 사이 삼각 관계를 말한다. 의료비용이 낮아지면 환자 접근성은 올라가지만 의료의 질은 떨어지게 된다. 반대로 의료비용이 높아지면 의료의 질도 올라가지만 환자 접근성은 멀어진다. 
 
그는 “의료 개념이 점점 바뀌고 있다”며 “빅데이터 발달로 의료기술은 점점 바이오메디컬에서 데이터 사이언스로 넘어가고 있다. IT와 BT 융합으로 기존 진료 개념이 약해지고, 의료가 점차 병원 중심에서 환자 중심으로, 대면에서 비대면으로 바뀌고 있다. 메디컬 트윈은 이 같은 상황에서 비용은 낮추면서도 의료 질은 유지할 수 있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결국 메디컬 트윈, 인공지능, 클라우드 등 기술이 합쳐지면 ‘메타버스’가 된다”며 “이제 디지털 트윈 기술에 힘입어 메타버스에서 인공지능(AI) 의사를 만나고 디지털 트윈을 통해 진찰과 검진을 받는 시대가 올 것이다. 말하자면 메디컬 트윈 기술이 의료빅데이터 활용과 메타버스 의료시대 교두보인 셈”이라고 덧붙였다.
 
산업계에서는 이호상 다쏘시스템코리아 대표가 본사인 다쏘시스템 사례를 중심으로 기술 활용을 소개했다. 
 
이 대표는 “본사 리빙하트 프로젝트가 디지털 트윈의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며 “업체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과의 의료계와 IT계, 공학계,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 규제당국까지 힘을 모아 진행했던 프로젝트로, 뛰는 심장을 디지털 모델링했다”고 말했다.
 
이어 “프로젝트를 통해 심장이 움직이는 과정을 모델링하고 물리학적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었다. 또 수술 전후를 비교하고 스텐트나 페이스메이커 등을 장착했을 때 변화도 디지털 공간에서 살펴볼 수 있다”고 전했다.
 
또 “메디컬 트윈은 임상만으로 확인 가능해 예측이 어려웠던 데이터를 가상 공간에서 확보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라며 “임상에서의 실패율을 줄이고 시간과 비용을 감소시킴으로써 더 적은 자원으로 더 나은 의료 발전을 이끌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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