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후보 저격 등 정치인 가족 '정신과 의사' 관심
원희룡 前 제주지사 부인·이낙연 前 대표 아들·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여동생
2021.10.27 06:08 댓글쓰기
원희룡 전 제주지사와 현근택 변호사(전 이재명 대선캠프 대변인)이 언쟁 중이다./사진출처=MBC라디오 유튜브 채널 캡처
[데일리메디 신용수 기자] 유명 정치인 가족 중 정신과 분야 의료진이 상당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국민의힘 경선 후보인 원희룡 前 제주지사의 인지도를 한껏 끌어올린 아내 강윤형씨가 가장 대표적인 사례다. 정치 활로에 ‘외조’하는 가족들도 있는가 하면, 발목을 잡는 행보를 보이는 이들도 있었다.

원희룡 전 지사와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 측은 지난 23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 생방송에서 강도 높은 비판을 주고받았다. 이 지사 측은 원 전 지사에 공식 사과를 요구한 반면, 원 전 지사는 사과할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이날 라디오 생방송에서 지사 측 패널로 출연한 현근택 변호사(이 지사 경선캠프 대변인)는 “공직선거법상 후보자 비방, 허위사실 공표 등 법적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며 공개 사과를 요구했고, 원 전 지사는 “사과할 일이 아니다. 굳이 검진을 통한 진단이 필요하다면 검진을 진행해 진단서를 발부해 줄 용의도 있다”고 맞받아쳤다.

이후 원 전 지사와 현 변호사 간 고성이 오가는 등 격한 설전이 벌어졌고, 두 사람 모두 자리를 박차고 나가면서 언쟁은 일단락됐다. 원 전 지사는 “내 아내도 못 지키는 사람이 무슨 나라를 지키냐”면서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원 전 지사가 이날 라디오에서 설전을 벌인 것은 앞서 언급된 바와 같이 ‘아내 보호’를 위한 것이었다. 원 전 지사 아내인 신경정신과 전문의 강윤형씨가 지난 22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 지사를 가리켜 ‘소시오패스’(반사회적 인격장애)로 지칭한 까닭이다.

강씨는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로 그동안 한림대 자살과학생정신건강연구소 연구교수, 교육부 학생정신건강지원센터장 등을 역임하고, 학생정신건강의학회 부회장을 맡는 등 정신과 분야에서 활약해왔다. 

강씨는 이날 “(이 지사에게서) 소시오(Socio) 장애 경향이 보인다”며 “(그동안 행보를 볼 때) 남의 고통이나 피해에는 전혀 관심없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본인은 괜찮은데 주변 사람들을 괴롭게 하는 것이 소시오패스의 전형”이라고 말했다.
 22일 매일신문 인터뷰에서 답변 중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의 부인인 신경정신과 전문의 강윤형씨./사진출처 매일신문 유튜브

해당 발언의 후폭풍은 거셌다. 대면 진료를 하지 않고 특정인의 정신 상태를 판정한 의료윤리에 어긋나는 행동이라는 비판이 나온 것이다. 

23일 일부 언론에서는 대한신경정신의학회가 강씨에게 ‘구두 경고’를 전하고 앞으로 정식으로 문제가 제기되면 징계 절차를 밟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다만 원 전 지사 측은 이에 대해 “명백한 허위보도다. 학회에서 해당 언론에 항의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항변했다. 

정치권에서는 강씨의 소시오패스 발언이 결과적으로 원 전 지사 경선 행보에 상당한 ‘플러스 요인’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의 경과를 볼 때, 사실상 원 전 지사의 이득으로 본다”며 “원 전 지사는 경선에서도 턱걸이로 올라와 당내에서 상대적으로 언더독으로 분류됐다. 그런데 이번 설전을 계기로 원 전 지사는 단숨에 여당 후보인 이 지사와 대등하게 맞서는 ‘파이터’ 기질을 보여줌과 동시에 또 가족을 끝까지 지킨다는 이미지까지 얻었다”고 해석했다.

이어 “최근 유력 후보였던 윤석열 전 검찰청장이 경선 과정에서 ‘전두환 발언’ 등으로 큰 논란에 휩싸였다. 홍준표와 유승민 후보의 경우 상대적으로 ‘낡은 이미지’라는 인식이 박혀 있다. 원 전 지사가 이 틈을 비집을 만한 계기를 얻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정치권 관계자는 “원 전 지사가 확실히 주목도를 끌어오는 데는 성공했다”며 “중도층이 어떻게 생각할지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내를 지킨다는 이미지가 도움이 된다는 의견이 많지만, 중도층은 이를 어떻게 생각할지는 아직 예측하기 어렵다”고 했다.

한편 원희룡 전 지사 아내 강씨 외에도 대선후보나 당 대표 등 유명 정치인의 가족 중에는 의료계 종사자가 여럿 있었다.

대표적으로는 최근 민주당 경선에서 고배를 마신 이낙연 전 당 대표의 아들 이모씨가 있다. 이씨는 서울 한 대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는 지난해 2월 의학전문기자 홍혜걸씨의 유튜브 채널 ‘비온뒤’에 출연해 “코로나19는 코로 나온다”며 병원에 확진자가 다녀가는 경우에 대해 “제 입장에서는 좀 쉬고 싶다”고 발언해 논란에 휩싸였다. 이후 이씨는 “의사로서 국민들 아픔을 헤아리는 데 부족했다. 깊이 반성한다”고 사과했다.

또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여동생도 현재 정신과 의사로 활동 중이다. 이모씨 또한 앞서 강씨와 마찬가지로 이재명 지사와 관련된 일로 논란이 된 바 있다. 다만 이모씨의 경우 직접 발언이 아닌 오빠인 이 대표 발언으로 인해 곤욕을 치렀다.

이 대표는 지난 2018년 5월 바른미래당 재보선 당시 “이재명 시장의 돌아가신 형님이 동생에게 치료를 받았다”며 “그 이상은 공개하면 안 되겠지만, 그분이 굉장히 그 당시에도 억울하다부터 시작해 동생에게 여러 이야기를 했다. 이재명 시장과의 갈등 때문에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또 “동생이 가끔 가다 저한테 이재명 시장 형님이 오셔서 또 문자 온 거 보여주고 이렇게 하면서 하셨다고 말헀다”며 “가족 간 굉장히 불화 같은 게 있긴 했구나 라는 생각을 좀 하긴 했다”고도 했다.

당시 이 대표 발언은 의료법 및 정신건강복지법 위반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또 올해 6월에는 한 시민단체에서 이 대표의 여동생 이모씨를 의료법 위반 및 업무상비밀누설 혐의로 고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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