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분변으로 ‘자폐’ 위험도 측정···국내 첫 연구성과
세브란스병원 천근아 교수팀, ASD 아동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특징 확인
2021.10.22 11:33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자폐스펙트럼장애(ASD) 아동과 정상 아동군의 장(腸)내 환경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이 ASD 치료제 개발의 단서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세브란스병원은 천근아 소아정신과 교수(연세자폐증연구소장), 일동제약 최성구 연구개발 본부장 등 연구팀이 한국인 ASD 아동의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의 특징을 확인했다고 22일 밝혔다.
 
연구팀은 세브란스병원에 내원한 ASD 아동 54명과 비슷한 연령의 정상 아동군 38명을 대상으로 분변 내 장내 미생물 군집 구조를 비교 분석했다.
 
ASD 아동과 정상 아동군의 분변을 수거해 분변 내 미생물의 유전자를 추출한 후,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 기술을 이용해 대량의 장내 미생물 염기서열 데이터를 확보했다. 이후 생명정보학 분석을 통해 ASD 아동과 정상 아동군의 장내 미생물 분포를 비교했다.
 
분석 결과, 의간균류(Bacteroidetes)의 박테로이드(Bacteroides) 속(genus)은 정상 아동군에서 ASD 아동군 대비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이는 최근 박테로이드 속이 인지 및 언어 발달 강화에 영향력을 보여준 앨버타(Alberta) 대학교 코지르스키 박사 연구와 상응하는 결과다.
 
ASD 아동은 방선균류(Actinobacteria) 비피도박테리움(Bifidobacterium) 속이 정상 아동군 대비 높았다. 비피도박테리움은 일반적으로 유익균으로 인식되지만 하위 분류인 종(species) 수준에서 종류와 기능이 다양해 세부적인 추가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
 
장 건강과 뇌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의간균류/후벽균(B/F) 비율에서도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정상 아동군의 경우 B/F 비율이 상대적으로 ASD 아동군과 비교해 낮게 나타났다.
 
아울러 장내 미생물의 기능적 관점에서 정상 아동군은 영양 및 에너지 대사 관련 기능이 활발했으나 ASD 경우 유전정보의 복제, 수리 기능이 더 활발하게 작용하는 것으로 관찰됐다.
 
천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ASD와 정상아동군 간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분포와 기능 차이를 발견했다”며 “향후 좀 더 정교한 연구 디자인을 통해 자폐스펙트럼 장애에서의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가능성을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뉴트리언츠’(Nutrients, IF 5.7) 온라인판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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