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웹소설 분야 인기 높은 의사 출신 작가
장봉수 ‘내과 박원장’ 한산이가 ‘A.I 닥터’ 등 의료기관 경험 담은 콘텐츠 선봬
2021.10.22 06:16 댓글쓰기
사진제공=장봉수 작가.
[데일리메디 신용수 기자] 최근 의사 출신 작가들이 새로운 콘텐츠 메이커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의사로서의 삶과 경험을 녹여낸, 의료 주제 콘텐츠를 선보이는 작가들의 활동이 늘었다. 
 
장봉수 작가의 만화 ‘내과 박원장’이 네이버 웹툰에서 지난 정식 연재를 시작했다. 내과 박원장은 천신만고 끝에 자신의 병원을 차린 40대 내과 전문의 ‘박 원장’의 좌충우돌 고군분투를 담은 블랙 코미디물이다.
 
주목할 만한 점은 장 작가가 실제로 의사 자격증이 있는 의료인 출신이라는 점이다. 그는 19년차 현직 의사로 실제로도 7년간 개인 병원을 운영한 경험이 있다. 이후 병원 운영을 중단하고 봉직의로 근무하다가, 네이버 정식 연재를 맞아 전업 작가 생활로 전환했다. 
 
의사 출신에 개원 경험이 있는 작가가 그린 만큼, 내과 박원장은 개원의의 현실을 웃기면서도 슬프게 담아냈다. 특히 사람을 살리기 위해 내과 전문의가 됐지만, 병원 적자를 해결하기 위해 미용시술 연수를 받고, 의국 선배로부터 “의사가 아닌 장사꾼이 돼라”는 충고를 받는 대목은 개원의의 슬픈 단면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사실 ‘장봉수’라는 이름은 필명으로, 본명의 성인 장 씨에 좋아하는 바둑기사인 서봉수 9단의 이름을 딴 것이다. 실제로 그는 2010년~2011년 2년간 바둑 커뮤니티인 타이젬에 ‘바둑광 박부장’을 정식 연재한 이력도 있다.
 
장 작가는 취재진과의 e메일 인터뷰를 통해 “만화가는 의사와 함께 어릴 때부터 꿈꿔왔던 일이다. 해보고 싶었던 일을 하게 돼서 기쁘고도 설렌다”며 “하지만 의사로서 안정적인 직장을 그만두고 작가로 전념하게 된 만큼 가장으로서 솔직히 걱정도 크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어릴 때부터 만화를 그렸고 정식 연재 경험도 있지만, 개원 이후에는 도무지 여유가 없어 만화에 대한 갈증이 커지고 있었다”며 “2015년 종종 들어가던 의사 커뮤니티에 올렸던 것이 내과 박원장의 시작이었다. 이후 내용을 다듬어 2020년 네이버 도전만화와 다음 웹툰리그에 작품을 올렸고 좋은 반응을 얻어 정식 연재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내과 박원장은 정식 연재 이전부터 화제에 올랐다. 정식 연재가 아닌 상황에서도 드라마화가 확정될 만큼 주목을 받았다. 싸이더스가 제작 예정인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로 현재 이서진, 라미란, 신은정, 차청화 등 여러 배우가 출연을 확정한 상황이다.
 
장 작가는 “사실 1화만 봐도 개원의의 현실을 잘 알 수 있다”며 “그래도 개원을 앞두고 막연한 입장이라면 제 만화가 전반적인 느낌을 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다만 코미디 만화인 만큼 과장 섞인 면도 있다는 점은 감안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인터넷 콘텐츠 시장에는 장 작가 외에도 여러 의사 출신 작가가 활동 중이다. 이들 중 가장 두각을 드러내는 작가는 이비인후과 전문의 출신 한산이가(본명 이낙준)다.
 
한산이가 작가는 인하대 의대를 졸업하고 삼성서울병원에서 이비인후과 전문의 수련을 마쳤다. 2018~2019년에는 부천의 한 이비인후과에서 부원장으로 근무하기도 했다.
 
그는 주로 웹소설 작가로 활동해왔다. ‘군의관, 이계 가다’를 시작으로 ‘열혈닥터, 명의를 향해’, ‘의술의 탑’, ‘닥터, 조선가다’, ‘의느님을 믿습니까’ 등 의사를 주인공으로 한 웹소설 작품을 주로 집필했다.
 
최근에는 웹소설 ‘중증외상센터: 골든 아워’와 ‘A.I 닥터’를 네이버 시리즈에서 연재 중이고, 소설 원작의 동명 웹툰 2편도 글 작가로서 참여하고 있다. 
 
사진제공=네이버 웹툰
한백림(본명 임대환) 작가도 의사 출신 작가로 유명하다. 다만 그는 한산이가 작가와 달리 ‘무협소설’을 주 무기로 하는데, 한백무림서 시리즈가 그의 대표작이다. 가톨릭대 의대 출신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로 현재 서울 종로에서 자신의 필명을 딴 백림통증의학과를 운영 중이다.
 
앞서 장봉수 작가는 콘텐츠 제작이라는 제2의 꿈을 꾸는 의료인들에게 “콘텐츠 제작은 자본도 필요 없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만큼, 생각이 있다면 일단 무작정 시작해보길 권한다”며 “최소한 힘들고 고된 의료인 생활에 어떤 활력소가 될 수도 있고 또 본인처럼 삶에 큰 변화를 가져다줄 수도 있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의사들은 일반적으로 평생 한 우물만 파는 까닭에, 막상 다른 쪽에 어떤 엄청난 재능이 숨겨져 있는지 아무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반복되는 의료인 생활에 권태로움을 느끼고 있는 동료들이라면 혼자 재미로라도 시작해보길 더욱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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