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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단독법 기점으로 '전문간호사·간호인력인권법'
간호계, 입법 활동 구체화 돌입···릴레이 시위 기싸움 등 의료계 분열 심화
[ 2021년 09월 13일 14시 16분 ]
[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간호계가 간호단독법을 시작으로 전문간호사 개정안, 간호인력인권법까지 연이어 간호사 근무환경 및 처우 개선을 위한 법안을 마련하며 본격적인 입법 활동에 나섰다. 해당 법안들은 간호사의 업무범위를 명확화와 근무환경 개선 등을 골자로 한다. 하지만 의료계 일각에서는 간호사의 과도한 업무 범위 확대가 타직역의 면허를 침범한다는 이유로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등이 복지부 앞에서 간호법 개정 반대 1인시위를 진행하는 등 의료계 반대가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어렵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간호계 또한 릴레이시위로 맞대응하며 총력을 다하며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최근 간호계 입법 동향을 알아봤다. [편집자주]
 
간호계 숙원 ‘간호독립법’ 물살 탔지만 간호계 내부 통합 실패
 
간호계의 최우선 과제이자 숙원으로 꼽히는 간호독립법 제정은 간호인력 업무 범위와 처우개선을 위한 간호종합계획 수립 및 교육, 인력양성 등 종합적인 내용을 다룬다.  
 
대한간호협회는 독립간호법 제정을 위해 지난 2019년 광화문 광장에서 대규모 간호정책선포식을 개최하고, 신경림 대한간호협회 회장 또한 올해 신년사를 통해 “70년된 낡은 의료법은 시대 변화에 따라 막을 내릴 때가 왔다”며 간호독립법 재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독립간호법 제정은 의료계 반대 등으로 지난 20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며 오랜 기간 답보 상태를 보였지만, 21대 국회에서 여야 의원들의 합심 아래 재추진되며 급물살을 타고 있다.
 
지난 8월 국회 보건복지위가 개최한 공청회에서도 독립간호법 제정이 언급됐는데, 당시 참석한 전문가들은 대체로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독립간호법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간호계는 여야 의원들의 의견이 모이는 등 법 제정을 위한 기반이 마련된 이번 기회에 법률안 발의가 통과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각종 캠페인과 챌린지를 진행하며 총력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의사는 물론 같은 간호계 내부 인력인 간호조무사들의 반대 또한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대한간호조무사협회는 "간호독립법 제정 시 자격증을 반납하는 등 ‘생즉사 사즉생(生卽死 死卽生)’ 각오로 철폐에 사활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간호법 발의까지 국내 간호 인력의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간호조무사와 어떠한 협의도 없었고, 법안 내용 또한 간호사 처우 개선에만 초점이 맞춰졌다는 주장이다.
 
서울시간호조무사회 곽지연 회장은 “간호사 뿐 아니라 간호조무사도 함께 발전할 수 있도록 간호조무사협회 법정단체 인정과 간호조무사 전문대 양성 내용이 간호법에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며 “간호조무사가 제외된 간호법이 상정된다면 회원들과 함께 비대위를 구성하는 한편 자격증 반납 운동을 통해 결사반대 투쟁에 임하기로 결의했다”고 말했다.
 
전문간호사 업무범위 개정안 놓고 의협, 마취과학회 등 반발 거세
 
전문간호사의 업무범위 개정안을 둘러싼 의료단체 간의 갈등의 골 또한 깊어지고 있다. 간호사와 의사 등 각 의료단체 대표들은 지난 1일부터 복지부 앞에서 릴레이 시위 맞대응을 벌이며 기싸움이 이어가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전문간호사 분야별 업무 범위 및 교육기관 질 관리 위탁 근거 등을 포함한 '전문간호사 자격인정 등에 관한 규칙' 일부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마취, 응급, 아동, 중환자 등 13개 분야별 업무범위 규정을 발표했다.
 
전문간호사는 간호사 면허를 가진 이가 전문적인 교육 등을 통해 의료법 제7, 8조에 따라 특정 진료과에 대한 자격을 인정받는 제도로, PA인력 등으로 임상에서 불법과 합법을 넘나들며 의사 업무를 지원하고 있는 실정이다.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대목은 전문간호사들이 의사 ‘지도에 따른 처방 하에’ 또는 ‘지도하에’ 분야별 진료에 필요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명시한 부분이다. 
 
의료법 제2조에 간호사의 업무는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의 지도하에 시행하는 진료의 보조’로 규정됐지만 이번 개정안에는 전문간호사의 업무 범위를 ‘진료에 필요한 업무’로 확대했다. 
 
복지부 측은 “분야별 업무 범위를 규정해 전문간호사 자격 제도를 활성화하고, 전문의료인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취지가 개정안에 담겼다”고 취지를 밝혔다.
 
하지만 대한의사협회 뿐 아니라 개원의협의회, 응급구조사협회까지 여러 의료단체가 “전문간호사 개정안은 현행 법령체계에 부합하지 않으며 의료체계에 큰 혼란을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하며 지난 1일부터 복지부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최근에는 마취과학회 등 마취 의사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앞으로 추이가 주목된다.
 
이들은 “전문간호사 자격인정 등에 관한 규칙 일부개정안은 타 보건의료 직군의 업무영역을 침범하며 암암리에 불법적으로 행한 의료행위를 합법화하려는 것”이라며 “전문간호사제 개정안을 절대로 수용할 수 없고, 폐기되지 않을 경우 결사항전의 각오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저지에 나설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대 목소리가 커지자 대한간호협회를 비롯한 병원간호사회, 마취간호사회 등 또한 지난 3일부터 복지부 앞에서 1인 시위를 시작하며 맞불을 놓고 있다.
 
이들은 “의사들이 파업을 강행할 때도 빈자리를 지킨 의료인은 전문간호사”라며 “업무범위 명시가 없다는 이유로 불법의 오명을 쓰며 음지에서 일하고 있는 전문간호사의 업무범위 법제화는 시대적 요구”라고 강조했다.
 
이어 “환자 안전과 국민 건강을 최전선에서 지킬 수 있도록 전문간호사 자격인정법을 조속히 시행하라”고 덧붙였다.
 
“간호사 1인당 환자 n명 법제화하자” 간호인력인권법 추진
 
간호사 1인당 환자수를 법으로 규정하는 ‘간호인력인권법’ 제정을 추진 중이다.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는 최근 간호사 근무여건 개선을 위해 1인당 적정 인력 배치 기준을 공개하며 제청 촉구를 위한 투쟁에 나선다고 밝혔다.
 
의료연대본부가 공개한 법안에는 ▲간호인력임금결정위원회 구성 ▲간호사 등 최저 인력 배치 기준 ▲신규 간호사 수련환경에 대한 국가 지원과 의료기관장의 책무 ▲간호인력인권센터 ▲벌칙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구체적인 법안 내용을 살펴보면 적정 인력 배치 기준은 일반병동의 경우 종별과 관계없이 환자 12명당 간호사 1명 이상, 중환자실은 환자 2명당 간호사 1명 이상, 외상 응급실은 환자 1명당 간호사 1명으로 근무조별 간호사 수는 최소 3명 이상으로 뒀다.
 
또한 수술실은 환자 1명당 간호사 2명으로 하고, 신생아 집중치료실 및 관상동맥환자 집중 치료실은 환자 2명당 간호사 1명 이상, 응급실 및 소아과 병동, 분만실은 환자 4명당 간호사 1명 이상으로 규정했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은 병원규모에 따라 기준을 달리 적용했는데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1,000병상 이상일 때 간호사 1명당 환자 3명, 500~1000병상 규모는 간호사 1명당 환자 4명으로 배치하도록 했다. 종합병원은 간호사 1명당 환자 5명으로 뒀다.
 
의료연대본부는 이 내용을 바탕으로 지난 8일 서울시와 대구시, 제주시 등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들은 “간호사 1인당 환자수 법제화는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되는 시급한 사안”이라며 “지금 이대로는 위험하다. 간호사 1인당 환자수를 법으로 못 박아야 한다”며 “환자에게 투여하는 간호 시간을 늘려 안전하고 안정적인 간호가 가능토록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min0426@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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