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개발·임상시험 기준 강화 등 몸값 높아지는 'CRO'
국내 업체 약진, 시장 점유율 40%···임상시험수탁 시장 年 평균 11.5% 성장
2021.06.16 05:25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신약 개발이 늘면서 임상시험수탁기관(CRO)들의 몸값도 덩달아 올라가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외국계 CRO 업체가 선점했던 국내 CRO 시장 판도가 변화하고 있다. 국내 CRO 업체들이 약진하며 40%가 넘는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CRO는 제약업체의 의뢰를 받아 신약 후보물질발굴부터 임상시험 설계, 컨설팅, 데이터관리 등의 업무를 통합적으로 지원하는 기관이다. 미국에서 CRO는 이미 하나의 독립 산업군으로 인정받고 있다.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에 따르면 국내 CRO 시장 규모는 2018년 4551억원에서 2024년 6560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연평균 11.5%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2020년 기준 국내 설립 CRO 업체는 총 65곳이다. 외국계 CRO 업체가 20곳이고 국내 CRO 업체는 45곳으로 집계된다. 

매출 현황을 보면 2014년 전체 외국계 CRO업체의 연간 매출은 1917억원, 국내 CRO 업체는 1023억원이지만, 2019년에는 외국계 CRO업체 2653억원, 국내 CRO업체 2584억원으로 격차가 줄었다. 

실적 성장과 함께 국내 CRO업체들은 IPO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에이디엠코리아는 올해 6월 3일 코스닥 시장에 신규 상장됐다. 상장일 시초가가 공모가 2배로 결정되고 상한가로 직행하면서 이른바 '따상'에도 성공했다.

2003년 설립된 이 회사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이 전년 대비 29% 증가한 131억원, 영업이익은 315% 늘어난 36억원이며, 주로 신약 개발 관련 임상을 대행해왔다. 

앞서 지난해 5월에는 드림씨아이에스가 코스닥에 상장했다. 코로나 백신 및 치료제를 포함한 다양한 임상 프로젝트 수주 등으로 작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35억원, 48억원으로, 전년 대비 6%, 11% 증가했다. 

2000년에 설립된 LSK글로벌PS(LSK Global PS)는 임상 관련 '원스톱 풀 서비스'를 제공하며, 국내에서 유일하게 직접 안전성 정보를 보고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을 보유하며, 지난해 2월에는 대만 지사를 설립하기도 했다.

이 같은 국내 CRO 시장의 성장은 국내 기업들이 제네릭 의존적 사업 방식에서 벗어나 신약 개발에 투자를 늘리면서 가능했다. 

통상 신약 개발에는 평균 2조원, 약 14년이라는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는데, 이 가운데 임상시험 단계에만 전체 신약개발 비용의 77%가 쓰인다. 

성공 확률은 낮고 리스크는 크다 보니 비용 절감과 함께 전문성과 효율성을 갖춘 수탁업체에 임상시험 관련 업무를 대행시키는 것이다. 

여기에다 국내 의약품 품질 향상을 위해 규제기관이 제네릭 및 신약 임상시험 기준을 선진국 수준으로 높이고 있다. 향상된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투자하는 것보다 위탁이 부담이 적다보니 CRO의 인기는 더 올라간다.

문제는 국내 CRO업체 수는 60여곳으로 제한적인데, 서비스 수요자는 몇 배 더 많은 구조이다보니 CRO업체들의 몸값이 쑥쑥 오른다는 것. CRO의 선택을 받기 위한 눈치경쟁이 이미 치열하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앞으로 정부 임상시험 규제는 글로벌 수준으로 높아지는데, 이를 충족하기 위해 시설 투자를 할 수 있는 업체들은 사실 많지 않다"며 "이에 상당수가 CRO를 이용해야 하는데, 이미 경쟁이 치열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가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CRO를 찾아도 이미 대형 제약사 프로젝트를 맡고 있어 제안을 거절하는 경우가 많다"며 "신약 개발 제약사들이 늘지만, CRO 업체 수는 상대적으로 적어 몸값이 오르고 비위를 맞춰야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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