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 현장이 제도 이끌다' 희연병원 12년 소신 '결실'
지역연계 시스템, 퇴원·회복 지원사업 마중물 역할···'환자 삶의 질 향상'
2021.05.20 05:43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우문현답. ‘리의 제는 장에 이 있다’는 정부 관계자 자성이 빛을 발한 사례가 있어 관심을 모은다.
 
지방 요양병원의 오랜 소신이 제도 도입의 마중물이 됐다는 평가와 함께 효율성을 극대화 하기 위해서는 앞선 사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공존한다.
 
보건복지부는 2021년 5월 17일부터 2023년 12월까지 ‘급성기 환자 퇴원지원 및 지역사회 연계활동 시범사업’을 시행한다.
 
이번 사업은 뇌혈관 질환자의 적절한 퇴원계획 수립과 원활한 지역사회 복귀를 돕기 위한 취지로, 전국 급성기병원 17개, 재활의료기관 39개, 요양병원 53개가 참여한다.   
 
그동안 뇌혈관 질환자가 급성기 병원에서 퇴원하더라도 온전한 사회 복귀를 위해 지속적인 치료 및 추적관리가 필요하지만 인력 확보와 적극적 서비스 제공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정부는 퇴원계획 수립 의무화, 지역사회 연계 수가 등 뇌혈관 질환자가 퇴원 이후에도 맞춤형 관리를 받을 수 있는 제도를 도입키로 하고, 사전작업으로 시범사업을 결정했다.
 
이번 시범사업은 퇴원 전 환자의 의료·사회경제적 요구도를 평가하고, 다학제 팀회의를 통해 퇴원 계획을 수립, 의료기관 및 지역사회 서비스 기관으로 연계토록 하는 게 핵심이다.
 
퇴원 후에는 환자상태를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질병, 투약상태에 대한 상담 후 의료기관 의료진과 공통 환자평가척도를 활용해 주기적인 환자 상태를 공유하도록 한다.   
 
주목해야 할 점은 이번 시범사업은 이미 오래 전부터 동일한 시스템을 운영해 온 지방의 한 요양병원이 발원지라는 사실이다.
 
국내 노인의료 선구자인 한국만성기의료협회 김덕진 회장이 설립한 희연요양병원은 12년 앞선 지난 2009년부터 이미 ‘지역연계실’을 운영해왔다.
 
간호팀장, 사회복지사 3명으로 구성된 전문인력이 입원단계에서부터 퇴원계획을 수립하고 지역과 의료기관과의 원활한 연계로 퇴원 후 지역사회로의 복귀를 돕고 있다. 
 
지역연계실의 업무로 장기요양보험 등급을 조건에 맞는 환자에게 안내 후 신청 등의 업무를 지원해주는 ‘장기요양 연계사업’이 있다. 
 
주간보호센터, 방문요양, 방문간호, 방문요양까지 퇴원 후 재가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인근 재가시설을 연계해주거나 지자체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혜택과 복지서비스를 안내하기도 한다. 
 
또한 일상생활의 장애 요소를 개·보수하는 ‘주택개보수’ 사업을 통해 잔존장애가 있는 환자의 가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낙상이나 생활의 불편함을 제거해 준다.
 
안전손잡이, 경사로 제거, 계단 단차 낮추기, 화장실 보수 등을 통해 환자가 더 안전한 일상생활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돕는다.
 
무엇보다 신체능력과 기능회복이 본질적으로 이뤄지지 않으면 재입원을 반복하거나 병원에 장기체류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밖에 없는 만큼 질 높은 재활치료 제공에 각별한 신경을 썼다.
패러다임 바꾼 ‘365일 재활’과 환자존엄 시스템 구축
재활환자 84%, 재원일수 57일 경이적 성과
 
희연요양병원은 중추신경계 질환자 기능회복의 ‘골든타임’이라고 불리는 초기 기간의 중요성을 감안 명절·휴일에 쉬었던 기존 패러다임을 완전히 개편해 365일 재활을 실현했다. 
 
단 하루도 쉬지 않는 재활을 위해 재활의학과 전문의 7명과 180명의 물리·작업·언어치료사 인력을 구축하고, 발병 초기 와상상태에서부터 보행 전 단계까지 로봇재활 시행했다.
 
뿐만 아니라 3D 환경 속 게임 콘텐츠 등을 접목한 상지재활로봇 및 스마트 재활기기를 도입하는 등 높은 치료효과를 선보이며 환자를 일상으로 복귀시키는데 적극 지원하고 있다. 
 
치료를 통해 회복된 환자는 지역연계실로부터 적합한 의료기관이나 지역·기관에서 제공받을 수 있는 다양한 복지시스템을 연계 받는다.
 
퇴원 후에도 지역사회 속에서 건강하게 지낼 수 있도록 ‘퇴원 후’ 삶이 보장된다는 얘기다.
 
희연요양병원은 365일 재활뿐만 아니라 △신체억제 폐지 △욕창발생 제로 △국내 최초 의료복지 복합체 실현 등 철저한 인간존엄, 환자중심의 시스템을 구축해왔다. 
 
다양하고 세심한 원내 교육과 해외 선진의료 연수는 구성원들의 인식 제고를 이끌며 의료서비스 질적 향상을 가져왔다. 
 
그 결과 급성기 재활환자 84.7% 평균 재원일수 57일이라는 경이로운 성과를 기록했고, 벤치마킹을 위해 연간 4000여명이 방문하는 등 현장이 제도를 이끄는 패러다임을 선보이고 있다.
 
더욱이 올해는 150병상 급성기병원인 ‘희연병원’을 신설해 보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재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희연요양병원 김수홍 이사장은 “결코 쉽지 않은 여정이었지만 가치 있는 길이었기에 포기하지 않았고, 제도화라는 결실로 이어져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환자중심 의료체계 만들기 정책에 적극 협력할 것”이라며 “환자가 정든 집으로 돌아가고 복귀 후에도 지역사회와의 연계를 통해 삶의 질이 향상되길 고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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