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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파격···진료보조인력(PA) 공식 '인정'
임상전담간호사(CPN) 규정 마련 진료과 편제, 160명 합당한 '역할·지위·보상'
[ 2021년 05월 17일 05시 48분 ]


[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병원계의 불편한 진실이던 PA(Physician Assistant), 일명 ‘진료보조인력’과 관련해 서울대학교병원이 파격적인 결단을 내려 귀추가 주목된다.


불법과 합법의 경계를 넘나들던 이들 간호사의 역할과 지위를 병원 차원에서 공식 인정함으로써 ‘의사 보조인력’이라는 정체성을 부여키로 했다.


직역 간 첨예한 갈등 탓에 그동안 제도권과 정치권은 물론 의료계에서도 ‘기피 대상’으로 여겨졌던 PA 문제가 서울대병원의 과감한 결정으로 변곡점을 맞을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데일리메디 취재결과 서울대학교병원은 6개월 간의 천착을 거듭한 끝에 PA를 정식으로 인정하고 그에 합당한 역할과 지위, 보상체계 등을 가동하기로 결정했다.


일단 서울대병원은 ‘PA’라는 단어가 주는 반감을 감안해 임상전담간호사(Clinical Practice Nurse), 즉 'CPN'이라는 용어로 대체키로 했다.


그동안 음성적으로 운영돼 왔던 ‘PA’를 앞으로는 ‘CPN’이라는 명칭으로 양성화 한다는 의미다. 대상은 약 160명이다.


가장 획기적인 변화는 이들 간호사에 대한 조직 편제다. 기존 ‘간호본부’ 소속이었던 CPN들은 이제부터 ‘진료과’ 소속으로 바뀐다.


교수, 전임의, 전공의 등과 함께 진료과 일원으로 인정된다는 얘기다. 이들은 해당 진료과에서 이뤄지는 각종 컨퍼런스에도 참여한다.


뿐만 아니라 의사와 마찬가지로 외부 학술활동, 연수, 교육 기회도 보장 받을 수 있게 된다.


새롭게 마련된 ‘임상전담간호사(CPN) 운영위원회 규정’은 서울대병원의 PA 양성화에 대한 분명한 의지가 투영돼 있다.


일단 이 규정에는 임상전담간호사(CPN)를 ‘의사의 감독 하에 의사의 진료를 보조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간호사’로 정의했다.


그들의 존재는 분명히 인정하되 업무는 현행법에 위배되지 않는 범위에서 수행토록 한다는 의미다.


위원회는 당연직 위원장인 진료부원장을 위시해 CPN 소속 각 진료과장, 간호본부장 등 총 20명으로 구성되며, 반기별로 정기 회의를 개최해 전반적인 사항을 논의키로 했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 전국 국립대병원 동참 가능성
전문간호사제 활성화는 여전히 요원


서울대병원의 이 같은 행보는 김연수 병원장의 과감한 결단에 기인한다. 이제는 공공연한 비밀을 공론화하고 제도권에 편입시켜야 한다는 의지의 발로였다.


실제로 김연수 병원장은 지난해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PA를 적극적으로 양성, 관리해야 한다는 의견을 표명한 바 있다.


당시 그는 “개인적으로 PA를 적극 양성하고 국가에서 관리한다면 국민들에게 좋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요소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 의료계 내에서 적극적인 논의가 아직 부족한데 합의점을 만들어야 한다”며 “서울대병원은 관련 제도 개편을 위해 정부 차원의 노력에 적극 협조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연수 병원장은 국정감사 직후 내부적으로 PA 양성화 논의에 들어갔고, 약 6개월 간의 준비 끝에 이번 CPN 운영위원회 규정을 도출해 냈다.


그동안 PA 양성화를 반대해 온 직역이나 단체들의 강한 반발이 예상되지만 서울대병원은 반드시 필요한 부분인 만큼 희생의 십자가를 자청하기로 한 셈이다.


향후 주목되는 부분은 전체 병원계로의 확대 여부다. 국내 병원계에서 서울대병원이 갖는 상징성을 감안하면 다른 대학병원들에도 영향이 미칠 전망이다.


가장 먼저 전국 국립대병원들의 동참이 예상된다.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이탄희 의원이 공개한 ‘PA 법제화’에 대한 전국 10개 국립대병원의 입장은 모두 ‘법제화 찬성’이었다.


필수의료 진료과목의 의사 수급난, 전공의특별법 시행 여파 등으로 수술현장 등에 일손이 부족한 만큼 전문간호사제도를 활용한 PA 제도화가 필요하다고 병원장들은 입을 모았다.


특히 서울대병원 김연수 병원장이 현재 국립대병원협의회를 이끌고 있는 만큼 PA 제도화에 동행하는 병원들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서울대병원 고위 관계자는 “논란이 되풀이 되는 사이 해당 간호사들은 합법과 불법의 경계에서 고충을 감내해 왔다”며 “이제는 그들의 존재를 인정하고 합당한 지위와 역할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힘줘 말했다.


하지만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는 여전히 “PA의 경우 의료법상 불법인력”이라는 원론적인 입장만 고수하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의료현장에서 수술보조 등을 위해 병원 자체적으로 인력을 운영하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의료법상 허용되는 인력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직종 출현에 따른 직종 간 갈등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기존 전문간호사 제도 활성화가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물론 복지부 역시 그동안 수 차례에 걸쳐 PA 제도화를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고, 전문간호사제가 그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핵심인 ‘업무범위 설정’은 감감무소식인 상황이다.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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