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종양 전문 고려대 의대 교수→경북 김천의료원
정용구 원장 '의미있는 공공의료 재능기부, 특화된 서비스 제공 최선'
2021.05.11 05:24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30년이 넘는 세월 의과대학에서 진료와 교육, 연구를 수행한 경험을 의미 있는 곳에 환원하고 싶었습니다.”
 
지난 2월 정든 교정을 떠난 대학병원 교수의 다음 행선지는 경상북도 김천의료원이었다.
 
국내 악성 뇌종양 전문가의 정년퇴임 이후 행보로는 다소 파격적이었다. 퇴임 전부터 곳곳에서 러브콜이 쇄도했지만 그는 공공의료현장에서 인생 2막을 설계키로 결심했다.
 
말 그대로 재능기부였다. 수도권 대학병원 유명 교수는 연고가 전혀 없는 경상북도 김천에서 국내 공공의료 발전을 위해 남은 열정을 쏟기로 했다.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신경외과학교실 정용구 교수의 김천행은 그렇게 이뤄졌다. 벌써 취임 3개월 차에 접어든 그의 첫 마디는 행복하다였다.
 
그가 부임한 김천의료원은 올해 100주년을 맞는 국내 공공의료의 산역사다. 1921년 도립 김천병원으로 문을 연 이래 지역민들의 건강지킴이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왔다.
 
정용구 원장이 김천의료원을 택한 결정적 이유도 오랜 세월에도 흔들림 없이 공공의료를 제공하고 있는 뚝심이었다.
 
이런 곳이라면 평소 갖고 있던 공공의료에 대한 소신을 펼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32일 취임 이후 두 달 동안 그는 하루를 밤낮으로 쪼개 낮에는 직원 면담, 밤에는 업무파악에 매달렸다. 내부소통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개별 면담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직원들이 평소 갖고 있던 조직에 대한 불만과 건의사항 등을 꼼꼼하게 받아 적었고, 그를 토대로 의료원 발전 방향을 수립 중이다.
 
내부 면담이 어느 정도 마무리된 후에는 밖으로 나갔다. 김천 지역의 모든 읍, , 동을 다니면서 지리적 특성과 주민들의 정서 등을 파악했다.
 
정용구 원장은 그동안 면담과 시찰 등을 통해 기초를 다졌으니 이제부터는 본격적으로 공공의료 서비스 질 향상 등 구상했던 계획들을 실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수도권 대형병원과의 교류 통한 의료(質) 질 제고
충분한 재정적 기반하에 특화된 공공의료 투자 필요
코로나19 전담병원 역할 수행으로 급성기환자 못보는 안타까운 상황
 
최근 고려대학교의료원과 체결한 인간 중심의 미래의학 실현에 관한 업무협약은 정 원장이 직원과 지역민들과의 면담을 통해 추진한 첫 행보다
 
김천의료원에서 치료가 어려운 중증질환자 절반 이상이 서울 대형병원을 찾지만 예약 조차 쉽지 않아 어려움이 많다는 얘기를 듣고 모교인 고대의료원 측에 협약을 제안했다.
 
국내 대표 사립대학병원과 공공의료기관의 파트너십은 한층 진일보하고 유기적인 민관의료협력 모델로서 많은 기대와 관심을 모았다.
 
김천의료원에서 의뢰한 환자들의 진료 편의는 물론 고대의료원 의료진이 직접 김천의료원을 찾아 고난도 시술을 하는 등 다방면의 협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정용구 원장은 최선의 진료를 제공하고 의학의 가치를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협력안을 마련해 실질적인 결과물이 나올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라고 화답했다.
 
무엇보다 그는 공공병원으로서의 김천의료원 역할 강화를 위해 응급의료, 심뇌혈관질환, 치매, 고위험 분만 등의 인프라 확충 의지를 전했다.
 
그 기저에는 김천의료원의 비교적 넉넉한 살림도 한 몫 한다. ‘적자의 늪에서 갇혀 있는 대부분의 공공병원과 달리 김천의료원은 비교적 살림이 넉넉한 편이다.
 
실제 김천의료원은 전국 공공병원 중에 몇 안되는 흑자 병원이다. 그만큼 취약계층이나 필수의료를 제공할 여력이 된다는 얘기다.
 
정용구 원장은 재정적으로 안정이 돼 있는 만큼 투자 여력은 충분하다보다 상질의 의료서비스가 가능한 특화된 공공의료 모델을 제시하고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탓에 그가 구상하는 특화된 공공의료가 본격 추진되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김천의료원은 현재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지정, 운영 중이다. 때문에 예전과 같이 급성기 환자 진료에 집중할 수 없는 상황이다.
 
주위에 대형 의료기관이 없는 점을 감안하면 김천의료원의 제기능 수행이 절실하지만 공공병원으로서 코로나19라는 국가적 재난상황을 도외시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다만 응급환자나 만성신부전 환자, 응급수술 등 일부 급성기 치료는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정용구 원장은 코로나19 사태가 짧은 시간 내 해결될 상황이 아닌 것 같아 안타깝지만 이를 극복하고 또 다른 재앙을 대비하는 것 역시 우리의 소임이라고 말했다.
 
이어 급성기 환자를 돌려보내야 하는 안타까운 마음은 모든 직원이 같을 것이라며 하루빨리 지역민의 건강지킴이 역할을 수행하는 날이 오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용구 원장은 서울 출생으로 고려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한 신경외과 전문의다. 고대안암병원 신경외과 교수, 대한뇌종양학회 회장, 대한신경외과학회 이사장, 대한신경외과학 연구재단 사무총장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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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궁금이 05.11 09:41
    서울 고대 의대 교수가 지방 의료원 무려 [원 장 님]으로 가는 것이 [재능기부] 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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