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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 등 필수노동자 건강과 안전은 누가 책임지나
김재민 (이화여자대학교 이화사회과학원 비상임 연구원)
[ 2021년 05월 04일 07시 50분 ]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우리 일상과 노동에 대한 생각도 바뀌고 있다.

감염방지를 위해 대면을 하지 않음으로써 평소 보이지 않지만 우리 일상을 유지하는 노동이 얼마나 소중하고 많은지 깨닫는 계기가 됐다.

코로나19로부터 시민을 지켜주는 수많은 보건의료 인력들, 비대면 사회로의 전환 속에서 일상을 가능하게 한 필수노동자들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필수노동자란 '고용 형태를 불문하고 재난 상황에서 시민 생명과 신체 보호, 사회기능 유지를 위하여 대면업무 등 노동 지속성이 이뤄져야 하는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필수노동자에는 코로나 감염 현장의 일선에서 검사와 진단, 감염환자를 진단하는 의사, 환자를 돌보는 간호사, 간호조무사, 간병인뿐만 아니라 배달을 통해 비대면을 가능하게 하여 감염을 줄였던 택배기사, 배달 노동자, 공공 및 민간시설에서 매일 소독과 청소를 하는 청소노동자, 감염자와 자가격리자 등을 관리한 공무원 및 경찰노동자 등을 포함한다.

하지만 필수노동자들은 코로나19 팬데믹이 장기화 되면서 고용불안정성에 시달리고 있고, 노동환경은 열악하며 건강과 안전 또한 위협받고 있다.  

보건복지 분야와 돌봄 분야의 필수노동자 노동실태를 조사한 이승윤 외(2021) 연구에 의하면 필수노동자 대부분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소득감소와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었다.

필수노동자 중 지난 1년 간 소득감소 경험 비율은 26% 수준이었으며, 이중 임시직과 일용직, 아르바이트 등 비상용직의 소득감소 경험 비율은 무려 45%에 달했다. 필수노동자의 비자발적 실직 경험은 15.8%로 나타났다.

필수노동자 건강권에 대한 위협 또한 심각한 수준이었다. 응답한 필수노동자들은 대면업무로 인한 감염 위험성과 피로도, 우울감을 심각하게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높아진 노동 강도에 비해 인력은 충원되지 않았고, 쉬거나 가족을 돌볼 수 있는 휴가사용은 제한됐다.

필수노동자 10명 중 5.8명 "코로나19 감염에서 안전하지 못해"

필수노동자의 78%는 대면업무가 필요하다고 응답했지만 응답자의 58.2%는 업무 중 코로나19 감염에서 안전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또한 전체 응답자의 24.1%는 우울감을 느꼈고, 서비스 종사자의 27.2%, 단순노무종사자의 25%가 우울감을 심각하게 느끼고 있었지만 쉴 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수노동자의 70.3%는 자유로운 연차 사용이 가능하지 않았다.

세계적으로 성공했다는 K-방역의 어두운 이면에는 필수노동자의 ‘갈아 넣는 노동’이 존재한다. 대구에서 코로나19 감염이 확산되었던 시기 일부 간호사와 의사들은 밀려드는 환자로 인해 5시간씩 방호복을 입어야 했고, 화장실도 가지 못해 방호복 안에서 해결하는 사례도 있었다.

또한 병원 내 청소노동자와 간호조무사들은 방호복을 입으며 초과노동을 해야만 했고 접촉자 추적과 자가격리자 관리에는 수많은 공무원과 경찰노동자들이 동원된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코로나19 전담병원 노동자들은 병원 운영의 어려움으로 오히려 임금체불을 경험해야 했다.
 
코로나 팬데믹이 1년이 넘은 지금 감염 확산을 막고 사회의 필수기능을 유지하고 있는 필수노동자들은 여전히 ‘갈아 넣는 노동’을 지속하고 있는 중이다.

필수노동자들은 매일 매일 감염 위험 속에서도 대면 노동을 수행해야 하고 다른 사람들을 돌보지만 정작 내 가족은 돌보지 못한다. 이들은 계속되는 감염위험과 초과노동에 따른 피로 누적과 우울감 등으로 인해 건강을 위협받고 있지만 휴식을 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예견되는 지금 더 이상 필수노동자들의 희생만으로는 감염 확산을 막기 어렵다.

필수노동자들이 건강하고 안전해야지만 방역도 성공할 수 있으며 시민들 또한 코로나19 감염에서 건강하고 안전할 수 있다.

K-방역의 지속적 성공을 위해서는 필수노동자들이 지속가능한 노동을 할 수 있도록 대체인력 충원, 적절한 보상, 열악한 노동환경 개선, 충분한 휴가 사용, 피로누적 및 우울감에 대한 심리상담 및 의료지원 등과 같은 필수노동자 보호 정책의 시행이 필요한 시점이다.
dailymedi@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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