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헬스케어 R&D-투자 심사 분야 진출 의사들
이상윤 브릿지바이오·최원 앱티스 부사장-박은영 이사 등
[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의사 출신 인사들이 바이오 업계에서 주요 요직을 차지하고 있다. 의약품 연구개발(R&D)은 물론 벤처캐피탈 투자 심사 등 진출 분야도 다양하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내과 전문의 이상윤 전(前) 인터파크바이오컨버전스 연구소장이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의학 총괄 책임(CMO) 부사장으로 선임됐다.
신임 이상윤 총괄 부사장은 서울대 의대를 졸업, 서울대병원 내과 전공의 및 혈액종양내과 전임의 과정을 거쳤다. 다국적 제약사 화이자 한국 및 일본 지사의 항암제 부문 의학부 디렉터로 업계에 입문했다.
이후 삼성바이오에피스, 크리스탈지노믹스 등 국내외 기업에서 의학과 신약 연구개발 사이를 잇는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최근에는 인터파크바이오컨버전스 연구소장을 역임하며 항암 신약 개발 사업을 주도해왔다.
이상윤 부사장은 향후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에서 진행하는 글로벌 임상시험 총괄은 물론 다양한 의학적 자문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특히 폐암 신약 후보물질 BBT-176를 비롯 다양한 후보물질 개발을 지원한다.
올해 초 내과 전문의 최원 박사 역시 앱티스 최고과학책임자(CSO) 겸 부사장으로 영입됐다. 연세대 의대를 졸업, 동 대학원 및 세브란스병원에서 내과 전문의, 의학박사를 취득한 뒤 인하대병원 소화기내과에서 근무했다.
이후 그는 2003년부터 머크(MSD)와 GSK 한국 의학부서 임원으로 근무했고 LG생명과학 임상개발 상무, 일동제약 개발본부장을 역임하며 제약 연구개발 경력을 이어나갔다.
최 부사장은 글로벌 제약사 및 국내 제약사에서의 연구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앱티스의 연구개발을 이끌고 있다. 자체 개발 항체-약물 결합체(ADC) 플랫폼 기반 항암 및 면역질환 치료제가 그 예다.
의약품 연구개발 총괄은 물론 유망 바이오벤처 발굴 및 투자 심사를 맡는 벤처캐피탈 분야에서도 의사 출신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데일리파트너스는 최근 의사이자 회계사인 박은영 이사를 영입했다. 그는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공인회계사(CPA) 자격증을 취득하고, 삼정KPMG 회계법인에서 근무했다.
이후 중앙대 의학전문대학원을 졸업, 가톨릭중앙의료원 방사선종양학과 전공의를 거친 뒤 벤처캐피탈리스트로 전향했다. 데일리파트너스에서 제약·바이오·헬스케어 초기 기업 발굴에 주력하게 된다.
데일리파트너스 관계자는 "국내 바이오헬스케어 산업이 커지면서 전문지식을 갖춘 인력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의사 입장에서는 새로운 의료기술을 가진 회사를 발굴하는 재미와 보람이 있다보니 유입이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업계에 첫 발을 내딛은 인물은 산부인과 전문의 문여정 IMM인베스트먼트 이사다. 그는 연세대 의대를 졸업, 산부인과 전문의를 취득했다. 이후 임상교수로 근무하다가 2016년 벤처캐피탈 업계에 진출했다.
문 이사는 당시 창업을 고려하던 중 만난 액셀러레이터들과 교류하면서 헬스케어 및 신약 개발 자문을 해주다 2016년 인터베이스 이사로 영입됐다. 이후 2019년 IMM인베스트먼트 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의약품, 의료기기 연구개발은 물론 투자 심사까지 다양한 분야로 의사 출신 인재들이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헬스케어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지속될 전망이다.
제약·바이오, 의료기기 등 헬스케어 산업 특성상 의료현장의 미충족 수요를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신의료기술의 가치를 평가하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약 개발은 물론 개발사 가치를 평가하고 옥석을 가려내는 업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의사들이 필요하다"며 "과거와 달리 의사들도 임상의사에 머무르지 않고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사례가 많아 이 같은 변화는 더 많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