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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쟁 피로 증가→합리적 협상가 갈증→이필수 선택
대한의사협회 회장 당선자
[ 2021년 03월 30일 05시 46분 ]
[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우여곡절 끝에 대한의사협회 수장이 확정됐다. 1차 투표에서 네거티브 없이 잔잔했던 선거는 결선투표제에 들어서면서 과열됐다. 이필수 당선인[사진]과 임현택 후보가 각각 주의와 경고를 받았고, 임 후보는 선거 불복을 언급하며 반발하기도 했다. 그의 승복 발언이 나오면서 의료계는 가까스로 극단적인 내부 분열을 피했으나, 4월 임시국회에서 의사면허 등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되는 등 당면한 과제가 적잖다. 이에 대해 이필수 당선자는 ‘의사면허 박탈법’ 대신 ‘의사면허결격사유확대법(면결확대법)’으로 명명 해줄 것을 요청하며 대안 제시 뜻을 내비쳤다. 보건의료 현안을 논의할 범의료계투쟁위원회(범투위)에 대해서는 새롭게 구성될 가능성을 열어놨다. 온전한 ‘이필수 시대’를 예고한 셈이다. 데일리메디는 의협 기자단과 함께 이필수 당선자의 이야기를 들어 봤다. [편집자주]
 
Q. 차기 의협 회장으로 선택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A. 지난해 12월 의협신문에서 신년 특집으로 선거 관련 대회원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 결과, 응답자 중 53.6%(1위)가 의협 회장으로 ‘협상가’ 타입을 꼽았다.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은 지난 2000년 이후 계속돼 온 ‘의협 투쟁 방식에 대한 회원들의 부정적 평가와 더불어 향후 의협 회무가 변화돼야 한다’는 뜻이 담겼다고 본다. 특히 지난해 의료 4대 악법 저지 투쟁 이후 회원들의 투쟁에 대한 피로도가 심했다. 제41대 의협 회장은 투쟁의 성과를 따낼 합리적 협상가를 꼽는 선거였다. 이에 가장 적합한 후보로 본인이 선택 받은 것으로 생각한다.
 
Q. 가장 먼저 이행돼야 할 공약을 꼽고, 이유를 설명해 달라
A. 의협 회장 선거 과정에서 제시한 12개 공약 중 가장 시급한 공약은 ‘회원 보호’에 대한 이행이다. 회원을 최우선으로 하는 협회를 만드는 것으로 시작할 것이다. 현 시점에서 무엇보다 시급한 사안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돼 있는 ‘의사면허 결격사유를 확대’하는 의료법 개정안이다. 해당 법안이 통과되면 중대 교통사고만으로도 의사면허가 취소되는 심각한 문제가 발생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면허취소 사유가 아닌 사소한 문제만 발생해도 각종 브로커들이 개입해 의사 회원을 협박하고, 합의를 강요하는 일이 비일비재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렇다고 일부 ‘강도·살인·성폭력 등 강력범죄를 저지른 의사들 면허’까지도 보호하겠다는 뜻은 전혀 아니다. 단, 이 법안으로 인해 실제 환자의 피해가 발생될 소지가 있다는 점에서 상당한 문제가 있다고 본다.
후보자 시절 해당 개정안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한 후 법사위 통과를 막기 위해 선거운동 중단 후 총력을 다했다. 이제 당선인의 자격으로 국회를 직접 찾아 법안의 문제점에 대해 설명하고, 합리적 대안을 제시해 다수의 선량한 회원들이 피해를 받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이와 함께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의료기관들의 운영상 어려움을 해소하는 방안을 검토해 정부와 국회에 제시하겠다. 특히 소아청소년과나 이비인후과 등 코로나19로 직접 피해를 입은 진료과를 중심으로 매출 감소를 보전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강구해서 위기가 반전되도록 하겠다.
 
Q. 타 후보 공약 중 실천을 고려한 것이 있는가
A. 임현택 후보 공약으로는 의협이 대한변호사협회를 능가하는 전문가 단체로, 의사 개인은 전문가로서 누구에게나 대접 받고 존경 받게 만들겠다는 것이 있었다. 유태욱 후보 공약 중에는 의사 연금제도 도입, 의협공제회 사업 다변화, 닥터 신용협동조합 설립 등이 기억에 남는다. 박홍준 후보의 의료계 내부 소통 강화·화합을 위한 의협 인공지능(AI) 신문고 개설, 의료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미래의료연구단 신설 등도 좋아 보인다. 이동욱 후보의 의료인력 해외 진출을 위한 주요 선진국과 면허 상호 인증제, 김동석 후보의 한방보험 사용자는 의료보험 특약으로 가입토록 건강보험에서 한방을 분리 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Q. 의사면허 박탈법, 2022년 유형별 수가협상 과제가 산적해 있다. 특히 후보 시절 의사면허 박탈법 통과 시 투쟁에 나선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그 생각에 변함없나
A. 우선 용어를 순화했으면 한다. 앞으로는 의사면허 박탈법 대신 '면결확대법'으로 명명해 달라. 면결확대법은 다수의 선량한 회원들에게 큰 고통을 가져올 수 있는 법안이기 때문에 합리적 대안을 갖고 적극 대응해 피해 발생을 막도록 하겠다. 의협은 일부 언론에서 자극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일부 강도·살인·성폭력 등 강력범죄를 저지른 의사들의 면허를 보호해야 한다는 뜻이 전혀 없음을 다시 한 번 밝힌다.
2022년 유형별 수가협상은 코로나19로 인한 심각한 매출 감소로 힘든 소아청소년과와 이비인후과 등 일부 과목의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수가협상단장의 역량도 중요하기 때문에 29일부터 활동을 시작할 ‘제41대 의협 회장 인수위원회’와 현 의협 집행부 간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훌륭한 분을 단장으로 선임해 만전을 기하겠다.
 
Q. 의정협의체는 기존 범투위를 통해 이뤄지나. 아니면 새 위원회가 구성되는가
A. 의협-더불어민주당 정책협약 이행 합의서 제1조에 따르면 ‘의대 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신설 추진은 코로나19 확산이 안정화될 때까지 관련 논의를 중단하고, 코로나19 안정화 이후 협의체를 구성해 법안을 중심으로 원점에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재논의하기로 한다. 또 논의 중에는 관련 입법 추진을 강행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동시에 보건복지부-의협 합의문 제2조에 따르면 ‘보건복지부와 의협은 지역수가 등 지역의료지원책 개발, 필수의료 육성 및 지원, 전공의 수련환경의 실질적 개선, 건정심 구조 개선 논의, 의료전달체계 확립 등 주요 의료현안을 의제로 하는 의정협의체를 구성한다. 보건복지부는 협의체 논의 결과를 보건의료발전계획에 적극 반영하고 실생한다’고 했다. 따라서 의정협의체는 단지 공공의대 설립 문제만을 다루는 것이 아닌 의료계 중대 사안에 대한 논의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의정협의체 운영에 관해서는 이날부터 활동에 들어가는 인수위에서 기존 범투위 일부 위원을 교체해 추진할지, 아니면 새로운 위원회를 구성할지 등 논의해 결정하겠다.

"가장 시급한 사안 의사면허법, 강력범죄 의사는 보호 안한다"
"의사면허 박탈법 아닌 '면결확대법'으로 용어 수정, 의정협의체서 의료계 중대 사안 잘 논의토록 최선" 
 
“집행부 인선 원칙은 화합을 기조로 헌신, 능력, 공정, 자율 다섯가지”
“의사인력 확대·원격의료 도입, 대학병원만의 문제 아냐”
“의협은 보건의료단체 맏형, 업무영역 넘보면 단호히 대처해 나가겠다”
 
Q. 집행부 인선에 어떤 원칙을 가지고 있는가
A. 제41대 의협 집행부 인사 원칙은 화합, 헌신, 능력, 공정, 자율 등 다섯가지다. 각 직역과 단체로 분열된 의협의 모습으로는 어떤 일도 추진할 수 없다. 개원가, 대학, 봉직의, 수련의 등 다양한 구성원으로 이뤄진 의협의 특성을 감안해 최상의 팀을 꾸리겠다. 의료계 일을 하다가 ‘이러려고 내가 이 일을 맡았나’라는 자조 섞인 말들을 하는 경우를 더러 봤다. 의협 일은 ‘잘하면 본전이고, 못 하면 욕 먹는다’는 인식도 있다. 자신의 이름과 명예를 위하기보다 사명감을 가지고 의료계 발전을 위해 헌신하고자 하는 분들이 의협 상임이사진에 들어와야 한다.
의료계는 인구고령화와 저출산, 4차 산업혁명, AI활성화 등 급변하는 시대 속에 다양한 보건의료 어젠다에 대응해야 한다. 시대적 상황에 맞게 역량있는 인재를 두루 발탁할 것이다. 13만명 의사 모두의 의협이 될 수 있도록 공정한 기준에 따라 임원을 선임하되, 보은·코드인사 등으로 회원들을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자율이다. 의협은 최고 엘리트 집단이다. 복잡다단한 보건의료 환경 속에 의협 회장이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은 제한적이다. 각자 충분한 역량을 가지고 헌신코자 하는 마음으로 직을 맡았다면, 권한과 책임을 함께 부여 받고 자율적으로 회무를 수행토록 하겠다. 임원 공개채용 같은 경우도 충분히 가능한데, 인수위에서 구체적으로 논의하겠다.
 
Q. 최근 대한대학병원협의회(대병협)가 발족됐다. 대병협과 대한병원협의회(병협) 간 의사인력 확대, 원격의료 등에 대한 스탠스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두 단체와 관계 설정을 어떻게 할 것인가
A. 지난 19일 국립·사립 대학병원 간 교육·연구·진료 협력강화 및 국민 건강 증진과 보건 향상을 목적으로 대병협이 정식 발족한 것으로 알고 있다. 대병협과 병협이 의사인력 확대, 원격의료 등 의협과 결이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도 안다.
하지만 이런 문제들은 단지 대학병원만의 문제는 아니다. 고령화와 저출산, 4차 산업혁명 등 급변한느 의료환경 변화 속에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의료자원관리가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특히 우리보다 먼저 인구 고령화를 경험한 일본의 경우 급증하는 의료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상급종합병원 대신 일차 의료기관을 활성화 하는 방향으로 보건의료정책의 기본 방향을 설정해 추진하고 있다. 의협을 중심으로 의료계 각 직역과 단체가 활발한 논의를 하는 구조를 만들겠다.
 
Q. 의협 회장 선거 직후 ‘선거 불복’ 이야기가 나오는 등 통합과 화합을 위한 노력이 급선무다. 복안은
A. 당선인으로서 화합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이를 위해 각 선거캠프에서도 유능한 인재를 추천 받아 상임이사진을 구성할 때 반영토록 노력하겠다.
 
Q. 대한한의사협회도 새로운 집행부가 들어섰다
A. 의협은 보건의료단체 맏형이다. 각 직역 업무영역은 구분돼야 한다. 보건의료단체 수장으로서 정부나 정치권과 이야기할 때는 상생을 이야기하겠으나, 보건의료단체 일부 단체가 업무 영역을 넘보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그 부분은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다.
 
Q. 회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A. 한 달 간 선거가 마무리됐다. 가장 시급한 것은 의료계 발전을 위해 힘을 합치는 것이다. 저를 지지하지 않았던 분들의 목소리도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 가장 좋아하는 말이 열정과 헌신이다. 전라남도의사회장 시절부터 열정적으로 일을 해왔다고 생각한다. 초심을 잃지 않을 것이다. 의협 발전을 위해 온몸을 던질 각오로 열정적으로 일하겠다. 헌신은 내 모든 걸 버려서 조직을 위해 희생한다는 것이다. 회원들이 어려움을 겪을 때 직접 나서서 편안한 환경에서 안심하고 진료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의협은 가장 큰 직능단체다. 국민들이 거는 기대도 크다. 정치권으로부터 보건의료 현안을 논의할 수 있는 전문가 단체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출신대학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삼성창원병원(舊 마산고려병원) 인턴 및 레지던트 수료
 
*주요이력
-전라남도의사회 기획이사 및 부회장, 회장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의무전문위원회 위원장
-의협 국민건강수호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의협 부회장, 중소병원살리기 특별위원회 위원장, 코로나19 병의원 경영지원 특별위원회 위원장
ko@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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