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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바이오 위상과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양보혜기자
[ 2021년 03월 15일 11시 03분 ]

[수첩] 코로나19로 인한 패닉(Panic)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산업, 정치, 경제, 사회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다. 백신 접종이 시작되기는 했지만 일상 회복은 여전히 요원한 상황이다.

백신 및 치료제 개발을 통한 코로나19 퇴치에 전 세계가 주목하는 이유다. 미국과 유럽, 러시아, 중국을 비롯해 각국이 유명 제약사와 바이오기업들이 펼치는 백신·치료제 개발 경쟁에 국내 기업들도 가세했다.

지난 2월 말 기준으로 국내에서 진행 중인 코로나19 백신·치료제 임상시험은 총 22건이다. 이중 백신은 8건, 치료제는 14건 임상이 이뤄지고 있다. 치료제는 대부분 신약이 아닌 약물 재창출 방식이다. 

후보물질 발굴 등 초기단계까지 포함하면 50곳이 넘는 국내 업체가 개발에 뛰어들었다. 여기에는 종근당, 대웅제약, 셀트리온과 같은 유명 제약사뿐 아니라 AI(인공지능), 생명공학 등 신생 바이오벤처도 적잖다.

신약 개발에는 막대한 자본과 인력, 시간이 투여되지만 성공 가능성은 매우 낮다. 실패하면 회사 존립이 위태롭다 보니 이 치열한 과학전쟁은 경험과 자본이 풍부한 글로벌 제약사들에게 언제나 유리한 게임이다.

이런 위험한 도전에 국내 제약·바이오사들이 뛰어든 것이다. 가시적인 성과도 내놨다. 셀트리온이 혈장치료제 '렉키로나주'에 대한 조건부 허가를 획득하면서 국산 코로나19 치료제 1호 타이틀을 확보했다. 

그 뒤를 종근당과 대웅제약이 맹추격 중이다. 종근당은 지난 8일 식약처에 중증 고위험군 코로나19 환자를 위한 나파벨탄 조건부 허가 및 임상 3상 승인을 신청했다. 대웅제약도 호이스타정의 대규모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이 처럼 'K-바이오'는 잠재 역량을 높이 평가 받을 만하다. 그러나 이 산업을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공존한다. 신약 개발 경험 부족과 일부 기업들의 주가 부양용 홍보, 허위 공시 등이 부정적 평가 요인이다. 

과대 홍보, 허위 공시 등은 채찍이 필요한 문제지만 경험 부족에는 당근이 효과적이다. 그러나 과거에 매몰돼 현재를 직시하지 못하고 '국내 제약사가 신약을 만들 수 없다'는 패배주의를 답습하는 행태는 위험하다.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에 실패해도 괜찮다. 개발 과정에서 축적된 노하우와 경험은 자산이 될 것이다. 이렇게 축적된 기술은 다른 감염병 치료제 개발에서 빛을 볼 수 있다.

게다가 기후 변화 등으로 새로운 감염병이 계속 등장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이 때마다 글로벌 제약사들의 손 끝에 우리 국민들의 생명과 건강을 맡길 수 없다. 제약 주권 확보 차원에서도 이 도전은 중요하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의 원희목 회장은 "지금이야말로 국내 제약·바이오업계가 자력으로 의약품을 개발, 생산, 공급해 ‘제약주권’을 실천할 수 있는 기회”라고 수 차례 언급했다.

김강립 식품의약품안전처장 역시 "우리나라는 백신 생산 경험은 제법 있지만 개발 경험은 일천하다"며 "정부는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개발을 적극 지원해 지식과 경험이 축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대유행은 역설적으로 한국의 제약산업 역량과 바이오 기술력을 성장시키고, 세계에서 그 가치를 증명할 수 있는 기회다. 따라서 지금 필요한 것은 '냉소'가 아닌 '인내'과 '응원'이다. 

21세기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른 '제약·바이오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이 경쟁력을 확보하고 전 세계인들을 공포에 빠뜨린 신종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성과를 내 K-바이오 위상을 한층 높이길 기대해 본다.

bohe@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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