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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직한 성빈센트병원, 조금 늦더라도 정도(正道)”
주진덕 의무원장
[ 2021년 02월 08일 05시 45분 ]
[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난국(難局)의 한 복판이었다. 사상초유 감염병 사태가 악화일로를 내달리던 바로 그 시기, 조직의 수장이라는 무거운 짐을 짊어졌다. 반평생을 의업(醫業)에 매진했던 그에게도, 반세기 넘는 세월동안 묵묵히 제자리를 지켜왔던 병원에게도 생소한 상황이었다. 그렇다고 한숨만 내쉬고 있을 수는 없었다. 출입구 통제를 시작으로 선별진료소 설치, 국민안심병원 지정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감염병과의 일전에 돌입했다. 몇 개월이면 마무리될 줄 알았던 감염병 사태는 좀처럼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일선 병원들의 잇단 확진자 발생 소식에도 공고한 방역체계로 버텼지만 지난 연말 일이 터지고 말았다.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제26대 주진덕 의무원장. 적잖은 부담감 속에 취임한 그는 고행의 연속임에도 환자라는 최우선 가치를 잃지 않으려 지금도 사력을 다하고 있는 중이다.
 
직접 검체채취 나선 의무원장
 
지난 1230일 비보가 전해졌다. 의료진 중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에 주진덕 의무원장을 비롯한 임직원 모두 아연실색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병원 내 확진은 복불복이었지만 1년 가까이 유지해 오던 무감염상황이 끝났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무감염에 대한 미련을 느끼는 것도 잠시, 이제 시급한 문제는 추가 감염과의 싸움이었다. 주진덕 의무원장은 지체없이 전수검사결단을 내렸다.
 
하지만 당시는 연말에서 연초로 넘어가는 황금연휴가 시작되는 시점이었다. 짧은 시간 내에 2500명이 넘는 인원을 검사하기 위해 적잖은 인력이 필요한 상황.
 
수 개월 동안 방역, 진료, 검사 등 각 분야에서 고생한 직원들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았던 그는 보직자들을 설득, 솔선에 나서기로 했다. 주 의무원장은 검체채취를 담당했다.
 
새해 아침을 검체채취 현장에서 맞은 노고는 전직원 음성이라는 결과로 보상 받았다. 평소 가동되던 철저한 방역시스템이 빛을 발했다.
 
실제 성빈센트병원은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정부의 지침 보다 한 차원 높은 방역체계를 운영해 왔다. 직원들에게 경각심을 심어주기 위해 발송한 문자도 수 천개다.
 
주진덕 의무원장은 의료진 확진에도 추가 감염 없이 무탈하게 넘어갈 수 있었던 것은 조직원들의 남다른 책임감과 방역지침 동참 덕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금은 과한 조치라고 느낄 수도 있었겠지만 병원과 환자를 위해 기꺼이 방역지침을 수행하고 있는 직원들에게 너무 감사하고 미안하다고 덧붙였다.
 
멀고도 험한 상급종합병원 승격, "작년 무산됐지만 재도약 확신"
 
앞에는 호랑이, 뒤에는 이리가 버티는 전호후랑(前虎後狼)’이라고 했던가. 성빈센트병원은 지난해 유독 힘겨운 연말을 보냈다.
 
의료진의 코로나19 감염 하루 전날 상급종합병원 지정평가 탈락 소식을 접해야 했다. 기대가 컸던 만큼 충격적인 결과였다.
 
사실 성빈센트병원에게 상급종합병원이라는 타이틀은 숙원 그 이상의 의미였다. 성직자 빈센트 정신에 입각해 1967년 설립된 이후 선교 차원을 넘어 대한민국 의료의 중심에 서 있다.
 
의료서비스 수준의 마로미터인 각종 적정성 평가에서 최우수 등급을 받으며 우수성을 입증했고, 환자경험평가에서는 경기남부 1, 전국 6위를 차지할 정도다.
 
특히 2018년 암병원을 성공적으로 개원함과 동시에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준비했던 프로젝트들이 잇따라 결실을 맺은 만큼 상급종합병원 승격에 대한 기대감은 상당했다.
 
주진덕 의무원장 역시 조직원들의 염원을 너무나 잘 알기에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상급종합병원 지정평가 준비에 혼신의 힘을 쏟았다.
 
상황도 고무적이었다. 경기남부 지역 소요병상수가 921개 늘어나며 기대감을 키웠고, 의료질지표 평가에서도 전국 상위권에 자리하며 3차 병원 진입에 대한 확신을 들게 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상급종합병원의 문은 열리지 않았다. 결코 자질 부족이 아니었다.
 
환자를 최우선 가치에 두는 성빈센트병원의 우직한 경영방침과 전공의를 직접 선발하지 못하는 자병원의 현실적 한계에 발목을 잡혔다.
 
병원계에 공공연한 비밀인 환자 구성비 조정작업은 성빈센트병원에게는 예외다. 병원의 도약을 위해 경증환자 비중을 줄이고 중증환자를 늘릴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뿐만 아니라 통합수련 체제로 운영되는 가톨릭중앙의료원에 소속된 만큼 자체적인 전공의 선발이 불가해 몇몇 전문과목에 결원이 생긴 부분이 아팠다.
 
주진덕 의무원장은 이번 결과를 통해 얻은 뼈저린 교훈은 누구도 우리를 도와줄 수 없으며 목표에 대한 과감한 결단과 구체적 실행이 성취를 보장해 준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인위적인 환자 구성비 조정작업 등 승격을 위한 승격은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며 정도경영을 통해 조직원들의 염원을 성사시켜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새로운 웅비(雄飛) 위한 내실 다지기
 
비록 상급종합병원 승격은 실패했지만 주진덕 의무원장의 확신과 자신감은 여전하다.
 
조직원들의 병원에 대한 애정과 현재 진행 중인 질적성장이 언젠가는 상급종합병원 승격이라는 결실로 이어질 것이라는 판단이다.
 
그 역시 올해는 그동안 경쟁력 확보를 위해 다져놓은 성장동력들에 대한 과감한 결단과 구체적 실행을 통해 한 걸음 한 걸음 단단하게 나아가겠다는 각오다.
 
주진덕 의무원장은 고난도 중증질환을 중심으로 한 진료 역량 강화는 물론 의료의 질적 수준 제고를 위해 다양한 전략을 수립,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외부 환경 변화와 위기 속에 내실 다지기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원가분석 시스템 도입과 병상가동률 및 평균재원일수 관리체계 구축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성빈센트병원의 차별화 전략도 그의 몫이다. 이식, 심뇌혈관 질환, 로봇수술, 대장암, 호스피스 등 그동안 구축해 온 강점을 극대화 시키겠다는 복안이다.
 
무엇보다 그의 확신 기저에는 병원을 향한 조직원들의 애정이 자리한다.
 
주진덕 의무원장은 가족이 아프면 무조건 우리병원에 와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게 자리하고 있다그만큼 의료에 대한 신뢰와 병원에 대한 애정이 높다는 얘기라고 힘줘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그래왔듯 앞으로도 환자에 대한 존중, 직원 상호 간 소통과 배려, 경영진의 도덕적 용기가 성빈센트병원의 도약을 이끌어 줄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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