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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어진 희연병원, 이제 글로벌 지향"
김수홍 신임 이사장
[ 2021년 01월 18일 08시 43분 ]
[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권한을 위임 받은 후임자의 부담은 상당하다. 더욱이 전임자의 존재감이 절대적일 경우 그 무게감은 형용이 어렵다. 전임자의 그늘을 걷어내기 위해 애를 쓰지만 녹록찮은 현실에 좌절하기 십상이다. 의료법인 희연의료재단 김수홍 신임 이사장 역시 적잖은 부담감을 안고 지난 달 취임했다. 그에게 바통을 전해준 전임자는 아버지이자 국내 노인의료의 선구자인 한국만성기의료협회 김덕진 회장. 표면적으로는 통상적인 가업 승계로 비춰질 수 있지만 국내 의료계에서 희연(喜緣)’이 갖는 상징성을 감안하면 과업 그 이상이다. 하지만 김수홍 이사장은 전임자 그늘에 연연하기 보다 오롯이 자신의 길을 가겠다는 각오다. 지켜야할 가치는 계승하되 국내 노인의료 발전을 위한 새로운 시도는 피하지 않는다는 다부진 경영철학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혹독한 경영수업, 준비된 경영자
 
환자에 대한 존경이념으로 국내 노인의료의 새역사를 써내려 온 희연병원 세대교체는 여러 측면에서 의미를 갖는다.
 
쉼 없는 도전과 혁신을 통해 명실공히 국내 요양병원계의 성지(聖地)로 거듭난 병원이기에 어찌보면 2세로 이어지는 대한민국 노인의료 대물림으로 봐도 무리가 아니다.
 
꼬박 24년을 희연병원과 동고동락(同苦同樂)했던 김덕진 이사장 퇴임 결심은 희연병원이 앞으로도 국내 노인의료를 선도할 충분한 역량을 갖췄음을 방증한다.
 
큰아들인 김양수 병원장(재활의학과 전문의)과 둘째아들인 김수홍 이사장에게 이제는 믿고 맡겨도 된다는 확신이기도 하다.
 
신임 김수홍 이사장은 동아대 경영학과와 연세대 의료경영학 석사, 일본 복지대학 의료복지경영학 박사과정을 수료한 준비된 경영인이지만 이사장에 오르기까지 결코 순탄치 않았다.
 
김덕진 이사장의 경영수업은 단호했다. 단순히 지방의 작은 병원을 이끌 후계자가 아닌 한국 노인의료를 선도해야 하는 자리인 만큼 혹독하다 싶을 만큼 경영수업을 진행했다.
 
노인의료 선진국인 일본으로 유학을 다녀왔지만 병원에 합류해서는 허드렛일부터 시작해야 했다. 작업복을 입고 병원 구석구석을 다니며 시설을 익혔다.
 
병실 도우미로 환자들과 호흡하며 그들의 눈높이에서 병동생활을 체득했고, 행정부서를 두루 섭렵하며 전반적인 병원 운영 시스템을 배웠다.
 
재활의학과 전문의인 형(김양수 병원장)이 진료와 관련한 사안을 관리하고, 병원경영 전문가인 김수홍 이사장은 운영 전반을 맡으며 시너지를 냈다.
 
의료인과 경영인의 환상적 조합이 본격적으로 빛을 발하면서 김덕진 이사장도 우려감보다 기대감을 갖고 자리를 내려놓을 수 있었다.
 
김수홍 이사장은 부담감이 없다면 거짓이겠지만 그동안 보고 배운 모든 경험을 토대로 희연병원과 국내 노인의료 발전을 위해 사력을 다하겠다라고 힘줘 말했다.
 
리더 소신과 철학에 실행은 전체 구성원 합심
 
사실 그가 계승해야 할 희연병원의 가치는 결코 만만찮다.
 
희연병원은 단 한 건의 욕창 발생도 허용하지 않는 간호 365일 하루도 쉬지 않는 재활 등으로 국내 노인의료의 질적 성장을 이끌어 왔다.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신체억제 폐지를 선언한 곳 역시 희연병원이었다.
 
생명과 직결되는 급성기 의료 특성상 신체구속이 불가피한 면이 있지만 의료진 편의를 위해 환자를 억제하는 것은 무조건 지양해야 한다는 김덕진 이사장의 지론이 투영된 결과였다.
 
뿐만 아니라 환자들이 먹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무스식 등을 자체 개발했고, 퇴원 후에도 환자 스스로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주택개보수 사업도 전개했다.
 
이 외에도 전병실 4인실화 선제 도입 재활병동과 요양병동 중간단계를 잇는 완충병동 운영 등 만성기 의료의 새로운 페러다임을 제시해 왔다.
 
김수홍 이사장은 이러한 희연병원 행보의 원동력을 묻는 질문에 주저없이 리더십이라고 답했다. 전임 이사장의 강력한 리더십 효과에 대한 확신이었다.
 
그는 리더가 어떤 신념과 철학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 그 조직의 향방이 달라질 수 있다결코 쉽지 않은 일들이었지만 리더의 소신과 뚝심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방의 한 작은 병원의 변화가 국내 노인의료가 올바르게 갈 수 있도록 길을 터준 것이라며 그 가치를 이어가고 발전시키는 게 주어진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리더가 아무리 이상적인 신념과 철학을 가졌더라도 조직원들이 이행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라는 점도 인정했다.
 
김수홍 이사장은 오늘의 희연병원 역시 의사, 간호사, 치료사, 복지사, 영양사, 행정직 모두가 한마음으로 환자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 결과라고 말했다.
 
고령화 앞서 맞은 일본을 타산지석 삼아 우리나라도 준비
 
그의 천착의 범위는 비단 희연병원에 국한되지 않는다. 국내 노인의료의 미래에 대한 고민도 그의 몫이다.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희연병원이 길라잡이가 돼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런 차원에서 김수홍 이사장은 일본을 주목했다. 인구구조부터 의료제도 등 전반적 상황이 비슷한 일본으로부터 얻을 힌트가 무궁무진하다는 판단이다.
 
김수홍 이사장은 우리보다 20~30년 빨리 고령화를 경험한 일본은 노인의료에 있어 배울 점이 많다의료복지로 시작해 지역사회까지 연계되는 시스템은 꼭 배워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 제도 전반적인 부분이 조금만 변화되면 고령자들이 더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며 일본 제도가 무조건 맞는 것은 아니지만 배울 점은 배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를 토대로 우리나라 노인의료가 나아가야 할 방향도 제시했다. 고령자 의료에 대해 보다 진중한 고민과 접근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김 이사장은 점차 심화되는 고령화에 대한 분석과 준비가 아직 미흡하다이 상태로는 의료복지 체제는 지속할 수 없는 만큼 지금이라도 중장기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설파했다.
 
그렇다고 비관만 할 일은 아니다. 김수홍 이사장은 한국이 얼마든지 전세계 노인의료 패러다임을 주도할 날이 올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현재까지는 설익은 노인의료 시스템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다른 나라의 경험을 반추하고 제도를 도입하는 상황이지만 앞으로는 한국의 역할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 신호탄 역시 희연병원이 쏘아 올릴 가능성이 높다. 지난 20년 넘는 세월 동안 한국의 노인의료를 선도해 온 저력을 바탕으로 당당하게 해외 진출에 나설 전망이다.
 
김수홍 이사장은 여러 나라에서 진출 요청이 있었지만 아직 부족하다는 판단에 거절했다이제는 다른 나라 고령자들도 존엄성을 지키며 살아갈 수 있도록 해외 진출도 염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해서는 회복기와 만성기의료, 복지를 아우르는 포괄적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언젠가는 전세계에 이러한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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