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 질환 전문성 높이고 비뇨기계 전문병원 도입'
울산대 산학협력단 '수술 증가 추세로 전문병원 통해 추적관리 질 향상 필요'
2021.01.18 05:14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전문병원제도 개편 일환으로 검토됐던 신규 지정 분야 발굴과 관련해서 비뇨기 질환 분야의 전문병원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해 전문병원 심의위원회는 신장 혹은 비뇨기 질환 분야의 전문병원 신규 지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낸 바 있다.
 
이에 최근 울산대학교 산학협력단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신장·비뇨기 질환의 전문병원 제도 도입방안에 관한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보건복지부 지정에 따라 지금까지 전문병원으로 지정된 기관은 평균 106개 의료기관으로, 전문병원으로 지정될 수 있는 검토대상인 병원급 의료기관 1727개 중 6.14%에 불과하다. 
 
하지만 다빈도 질환의 대부분이 이미 전문병원 영역으로 지정돼 있어, 기존의 전문병원 지정 기준이나 평가 체계에 대한 검토뿐만 아니라 신규 지정 분야의 발굴 또한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신장과 비뇨기 질환 영역에 대한 지정이 요구된다는 분석이다.
 
연구팀은 "지난 2015년~2016년 입원자료를 분석한 선행 연구 결과, 상위 다빈도 50개 질환 중 전문병원 신규 질환 확대가 가능한 분야는 신장 및 상부 요로 감염, 하부 요로 감염 질환 및 신부전 질환 등으로 전문의학회 의견수렴 결과 신장 및 비뇨기 질환 영역의 확대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이어 "신장, 비뇨기 질환은 연평균 7.6%로 증가하고 있어 평균 증가율 5.3%대비 높다"며 "별도 의료기관 지정제도가 없으며 질환 특성상 표준화가 가능하고 의료 질 관리 요구도가 높은 분야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연구팀은 신장과 비뇨기 질환에 대한 현황을 파악하고 전문병원 관련 의견을 수렴해 지정기준을 마련하는 작업에 돌입했다. 연구 결과 신장질환은 전문병원 제도 도입보다는 우선 기존 의료기관의 질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신장 질환의 전체 진료 영역 중 현재 진료비 대부분은 말기 신부전 환자(혈액투석, 복막투석 및 신장이식 대상자)가 차지하고 있다.

또한, 신장 질환 관련 상병 가운데 만성 신장병 환자의 진료비가 76%에 달하는데, 말기 신부전 환자가 입원을 하게 되는 경우 다수의 경우 여러 전문 진료과의 협진이 필요한 경우가 많아 종합병원 진료가 필요하다.
 
신장 질환 전문병원이 지정될 경우 현재 심평원에서 시행 중인 혈액투석 적정성 평가의 진료량, 인력, 구조 기준 등의 내용이 다뤄질 것으로 보이는데 병원급 기관은 구조, 과정 및 결과지표에서 다른 종별 의료기관에 비해 낮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투석 시행 전(前) 단계 신부전 환자들을 관리하는 것도 의미가 있겠으나 혈압, 당뇨 등은 의원에서 충분히 관리가 가능하며, 대학병원에서도 관심을 갖고 있는 상황으로 전문병원 도입보다는 환자와의 상담을 통해 개선이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연구팀은 "이런 상황에서 전문병원 도입보다는 병원급 기관이 말기 신부전 환자 진료에 있어 최소한 평균 이상의 의료역량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며 "나아가 병원급 의료기관에 대한 적정성 평가 결과에 따른 질 개선 모니터링이 더 강하게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반면 비뇨의학과는 수술을 하는 전문 분야로 표준화된 의료서비스 제공이 가능하지만, 이를 위한 의료의 질 평가 제도가 부족한 실정이다. 따라서 전문병원 제도 도입을 통해 비뇨기 질환을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일례로 최근 수술 장비 발달로 수술적 치료 비중이 증가하고 있는 요로결석의 경우 침습적 수술 과정에서 발생하는 합병증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 전립선비대증에 따른 전립선절제술 등도 입원기간이 길며 수술 전후 부작용이나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관리가 요구된다.
 
연구팀은 "비뇨기 질환에 대한 의료질 평가는 전립선 절제술을 대상으로 심평원에서 시행 중인 수술의 예방적 항생제 사용 평가가 있으나 평가 지표와 기간의 제한으로 전반적인 평가는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며 "전문가 의견수렴에서도 비뇨기 질환 환자의 추적관찰과 비뇨의학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또한 연구팀은 비뇨기질환 전문병원 지정기준도 제안했다. 이에 따르면 비뇨기 질환 환자 구성비율이 25%, 3인 이상의 비뇨의학과 혹은 마취과 전문의 및 최소 병상 수 30병상, 의료 질 평가 100점 만점 기준 70점 이상 등이 요구된다.
 
다만 실제로 비뇨기질환 등 전문병원 지정 영역이 확대되면 이후에는 새로운 영역이 지정될 가능성이 낮은 만큼, 앞으로는 전문병원 수 증대를 위한 새로운 질환 분야 지정보다는 내실화에 초점을 둬야 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 전문병원 제도의 내실화를 위해서는 의료 질 지표를 단계적으로 강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교육전문간호사 1인 이상 지정, 환자만족도 평가 실시, 추적관찰률 기간 확장 등을 통해 질 향상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또한 "전문병원 지정 확대 필요성이 제안된 영역이 주로 일차의료기관에서 진료받는 것임을 고려했을 때, 제도의 활성화를 위해 중소병원의 전문병원 전환뿐만 아니라 역량 있는 의원의 전문병원 진입에 대해서도 준비를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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