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암 치료 받고자 한국 찾아올 정도로 위상 제고'
김영태 대한부인종양학회 회장
2021.01.15 05:30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사상초유의 감염병 사태에 일상이 멈춰버리면서 의학계 역시 적잖은 혼란을 겪어야 했다. 더욱이 왕성한 학술 교류를 통해 최적의 치료법 발전을 모색했던 학회들로써는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해외학회 참석은 기약이 없어졌고, 국내 학술대회 역시 정상적 개최가 어려워지면서 우려는 커져만 갔다. 하지만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상황에서도 각 학회들은 나름의 자구책을 마련했고, ‘비대면’이라는 새로운 학술활동 영역을 개척했다. 자궁암, 난소암 등 여성의 삶을 위협하는 종양과 맞서 싸우는 부인종양학 전문가들 역시 유례없던 언택트 세상에 순응하는 중이다. 대한부인종양학회 김영태 회장(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의 ‘언택트 국제화’라는 취임 일성은 그 기조와 맥(脈)을 같이 한다.


한국, 세계 부인종양학 분야 독보적 위치 정립


그동안 대한부인종양학회는 해외 유관 학회들과의 지속적인 학문 교류를 통해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해 왔다.


의학계에서 학술 교류는 통상적으로 해외 선진 술기나 치료법을 습득하는 계기로 인식하기 십상이지만 부인종양학 분야는 완전 상반된 형식을 취하고 있다.


한국의 부인종양 분야 치료성과와 술기 수준이 세계 상위권에 놓여 있어 배우기 보다는 배움을 전하는 역할에 초점이 맞춰졌다.


실제 자궁경부암 치료 성적만 보더라도 2013년 이후 줄곧 세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우리나라 자궁경부암 환자 5년 생존율은 90%가 훌쩍 넘는다.


뿐만 아니라 OECD의 건강질지표 상으로도 국내 부인종양 분야 치료성과는 독보적인 수준이다. ‘부인암 고치러 해외 간다’는 얘기는 옛말이 된지 오래라는 얘기다.


김영태 회장은 “30년 전만 하더라도 자궁암에 걸리면 미국이나 일본으로 건너갔던 아픈 과거가 있지만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역전됐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나 일본 환자들이 한국으로 치료 받으러 오는 것은 물론 현지 의사들도 술기를 배우기 위해 한국을 찾는다”고 덧붙였다.


대한부인종양학회는 현재 아시아를 넘어 세계 부인종양학 발전을 선도하는 중이다. 해외 전문가들도 한국 술기나 치료법에 무한 신뢰를 보낸다.


그러다 보니 자궁암, 난소암 등 부인종양 관련 의약품 글로벌 임상시험도 한국이 주도하거나 참여 의뢰가 쇄도하고 있다.


김영태 회장은 “세계 부인종양학 분야에서 한국 위상은 언택트 글로벌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대변한다”며 “당분간 대면 학술활동이 여의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시대 흐름에 맞춰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춘하추동’ 4계절 연중 학술대회 개최 모색하면서 언택트 국제화 추진


최근 세계 부인종양학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는 분야 중 하나는 바로 ‘로봇수술’이다. 최소침습에 정교함까지 더해 부인종양 전문가들 사이에서 보편적 술기로 자리매김하는 중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2005년 처음 수술로봇이 도입돼 현재 전국적으로 70여 대가 운영 중일 정도로 로봇수술 선도 국가에 속한다.


그 중에서도 김영태 회장은 국내 부인종양 로봇수술 선구자다.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로봇을 이용해 부인종양을 수술한 주인공이 바로 김영태 회장이다.


이후 국내 다른 대학병원들도 앞다퉈 수술로봇을 도입했고, 이제는 부인종양 분야에서도 적잖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부인종양 로봇수술 선구자에게 술기를 배우기 위해 국내는 물론 일본, 대만, 싱가폴 등 수 많은 의료진이 김영태 회장을 찾아와 연수를 받았다.


그가 대한부인종양학회와 함께 대한산부인과내시경/최소침습수술학회 회장을 동시에 맡을 수 밖에 없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김영태 회장은 한국의 앞선 술기를 전수하고 상호 교류를 통한 학문 발전을 위해 연중 학술대회를 구상 중이다.


춘계와 추계로 나눠 진행되는 통상적인 학술대회에 더해 산별적으로 진행되던 각종 워크숍과 심포지엄 등을 학술대회로 전환해 ‘춘하추동’ 4계절 학술 활동을 독려하겠다는 복안이다.


물론 상황이 상황이니 만큼 모든 학술대회는 언택트 시스템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김영태 회장은 “시공간의 제약에서 자유로운 비대면 학술대회는 이제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 됐다”며 “언택트 시대에 학술활동이 위축되기보다는 오히려 활성화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물론 정보화 격차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최대한 많은 인원이 참여하는 학술 교류가 이뤄질 수 있도록 보완책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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