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사고 합의했지만 후유증···대학병원 '5억' 추가 배상
1억8천만원 받은 후 환자 15억 손해배상 소송, 법원 '심각한 악화 예상 못해'
2021.01.11 06:10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의료사고를 당한 환자와 병원이 사전에 합의를 했더라도 이후 후유증이 악화됐다면 병원에 추가 배상책임이 있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울산지법 제12민사부(재판장 김용두 부장판사)는 최근 환자 A씨가 B대학병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병원 측에 5억원을 지급하라고 최근 판결했다.


2011년 A씨는 심한 두통으로 B대학병원을 방문했다. 의료진은 A씨에게 지주막하 출혈 증상을 진단하고 수술을 실시했다.


그러나 수술 과정에서 A씨는 뇌출혈로 사지가 마비됐다. 의료진은 추가 수술을 시행했으나 A씨는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1개월 후 A씨는 의식이 돌아왔지만, 뇌손상으로 인한 인지기능 저하·신체적 장애를 겪게 됐고 노동능력의 54%를 상실했다는 판정을 받게 됐다.


이후 A씨는 B대학병원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이에 병원은 1억800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소송을 진행하지 않는데 합의했다.


하지만 A씨는 이후 수술 후유증이 악화됐다. 인지기능 저하와 마비 증상이 심해진 A씨는 2019년 노동능력을 완전히 상실했다는 판정을 받았다.

그러자 그는 다시 B대학병원을 상대로 15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이어진 재판에서 B대학병원은 앞서 1억8000만원을 지급하며 합의할 당시 민·형사상 이의를 일체 제기하지 않는데 합의했다고 맞섰다.


하지만 법원은 이 같은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당시 합의는 A씨가 의료사고로 인해 발생한 손해 범위를 정확히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뤄졌다”며 “사회 통념상 A씨가 이같은 후유증으로 인한 장애를 겪을 것이란걸 알았다면 그 금액(1억 8000만원)에 합의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합의 당시 A씨는 기본적인 신체활동과 의사소통이 가능한 상태였지만, 현재는 신체활동과 의사소통 모두 불가능한 상태로 악화됐다고 재판부는 지적했다.


다만 A씨 건강 악화에 수술 후유증 외 다른 요인도 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 병원 책임을 70%로 제한하고 총 5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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