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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음기 버즈, 폭언·폭행 노출 의료인 지켜드립니다"
오광빈 헬스케어 스타트업 뮨 대표
[ 2020년 12월 23일 12시 31분 ]

[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고(故) 임세원 교수님 사건을 통해 의료인들이 폭언, 폭행에 무방비하게 노출돼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이들이 안전한 근무환경에서 진료할 수 있는 방법을 만들기 위해 아이템을 고안했죠." 
지난 10월 헬스케어 스타트업 '뮨'이 출시한 사원증 케이스 녹음기 '버즈(BUZZ)'가 요즘 병원가 '필수템(유행하는 아이템)'으로 떠오르고 있다. 코로나 대유행에도 불구하고 출시 2개월만에 4000대 정도 판매된 것. 버즈를 개발한 뮨의 오광빈 대표[사진]를 만나 의료현장에서 호응을 얻고 있는 버즈와 함께 앞서 출시한 주사기 분리기 '앤디'에 관해서도 들어봤다.

Q. 헬스케어 분야를 타깃으로 창업을 하게 된 계기
대학시절 창업 관련 교양수업에서 프로젝트를 수행한 게 계기였다. 당시 사회문제를 찾고,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게 미션이었다. 2016년에 주사기를 통한 집단 감염 사고가 터졌다. 이에 주사기 관련 시장조사를 하던 중 간호사들이 폐 주사기를 처리하다 바늘에 찔려 감염되는 일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에 주사기를 넣으면 자동으로 바늘과 주사기 몸통을 분리해주는 기기를 제작하게 됐다. 동아리 형태로 운영되다가 2017년 3월 '뮨'을 설립하고, 본격적인 제품 개발에 뛰어들었다.

Q. '뮨' 의미는
뮨(MUNE)은 'immune(면역성이 있는)'이란 영어 단어에서 따와 지었다. 안전 사각지대에 놓인 의료진들이 보다 나은 의료현장에서 일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감염과 질병을 예방할 수 있는 제품들을 개발한다는 의미다.

Q. 의료기기는 대부분 '질병 치료' 초점. 의료인 근로환경 개선 위한 제품이 나와 더 관심 높은듯
우리는 의료진에, 즉 사람에 초점을 뒀다. 수요는 있지만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를 갖고 있는 대상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특히 간호사는 3교대 근무에 업무 강도가 세고 감염 등 여러 위험에 노출돼 있는 극악조건에서 일한다. 이에 간호사를 비롯 병원에서 근무하는 의료진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제품을 만들고 싶었다. 

"고(故) 임세원 교수 사건 통해 진료실 폭언, 폭행 위험 인식하게 돼"
"의료진 자기방어 위한 도구 필요하고 안전한 의료환경 구축은 환자에도 도움"

Q. 첫 번째 출시된 '앤디(ANDY, Automatic Needle Destroyer)'에 대한 시장 반응이 어땠는지
앤디는 부피가 작고, 쉽게 설치할 수 있으며, 사용하기도 쉬워 이용자의 만족도가 높다. 사실 시제품을 제작해 제품 출시 전까지 100번 이상 피드백을 받아 수정·보완했다. 제품에 맞춰 의료현장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앤디가 의료현장에 적합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앤디를 설치한 서울의료원에서는 주사바늘 분리 시간이 단축되고 주사침 찔림사고가 86%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작년 6월 출시된 후 1000대 정도 판매했다. 국내 판매뿐만 아니라 대만, 몽골, 필리핀, 인도네시아, 호주 등지로 수출도 진행하고 있는데, 올해 갑자기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해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Q. 두 번째 제품인 '버즈'는 요즘 병원계서 입소문
앤디가 호응을 얻은 후에도 시장조사를 계속했다. 직접 병원을 찾아 의료진들과 대화하며 충족되지 않은 니즈(수요)를 파악하려고 노력했다. 그 무렵 임세원 교수님이 진료실에서 돌아가신 사건이 발생하면서, 의사나 간호사들이 진료현장에서 폭언, 폭행, 성희롱 등에 항상 노출돼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의사가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현장에서 대화 내용을 녹음할 수 있는 기기를 만들기로 했다. 의사라는 직업의 특성상 환자를 제압하거나 공격하는 제품은 효용이 떨어진다고 여겼다.

Q. 녹음기가 달린 사원증 케이스란 아이디어가 독특한데
폭언이나 폭행과 같은 사건은 예고 없이 일어난다. 그러다보니 의료인이 항상 패용하는 사원증 케이스에 녹음기를 넣는 게 좋겠다는 아이디어를 냈다.

Q. 버즈 특징을 소개하면

의사가 환자를 진료하다 폭언을 듣게 되면, 사원증 뒤편에 녹음 버튼을 누르면 된다. 진동 버튼이라 상대방이 녹음하는 것을 눈치채기 어렵다. 버즈녹음기로 대화 내용을 확보하면 의료 분쟁 시 증거로도 활용될 수 있다. 버즈는 초경량(34g) 제품이며, 1회 충전으로 한 달 정도 사용이 가능하고 300시간 녹음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용량도 충분하다.

Q. 어느 정도 판매됐나
올해 10월 출시돼 3500~4000대 정도 판매됐고, 전국 210여개 의료기관에서 주문했다. SNS를 통해 입소문이 나면서 서울의료원 노조에서 대량 구매에 나서기도 했다. 특히 환자를 일대일로 대면하는 의사분 가운데 폭언뿐 아니라 진료내용을 충분히 설명했는데 못 들었다고 말을 바꾸는 환자들의 민원을 해결하는데도 유용했다는 후기가 있었다.

Q. 향후 계획은
출시한 제품을 꾸준히 업그레이드 해 나갈 계획이다. 최근에 한 의료진이 "우리 병원은 가로형 사원증을 쓴다"는 의견을 제시, 이를 적극 반영해 가로형 사원증 버즈를 출시할 계획이다. 스타트업이기 때문에 고객들의 의견을 금방 수용하고, 반영할 수 있다는 점이 경쟁력인 것 같다. 앞으로도 뮨은 의료진이 안전한 근무환경에서 진료를 할 수 있도록 이 과정에서 생기는 문제점을 발견하고 해결해주는 다양한 제품들을 계속 개발할 계획이다. 그것은 결국 환자를 위한 길이기도 하다.  

bohe@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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