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 출석 정영호 병협회장, 공공의대 입장 ‘중립’
기존 찬성 입장과 달리 '협회는 찬성도 반대도 아니다' 답변…내홍 의식 발언
2020.10.23 06:18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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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의과대학 정원 확대 및 공공의대 신설에 동조했다가 역풍을 맞았던 대한병원협회 정영호 회장이 한 껏 몸을 낮췄다.
 
기존 입장을 전격 선회하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대한병원협회의 공식적인 입장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22일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대한병원협회 정영호 회장은 공공의대 관련 입장을 묻는 질문에 병협은 찬성도, 반대도 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지난 5월 임기를 시작한 정영호 회장의 취임 일성은 의료인력난 해결이었다. 신종 감염병 사태를 통해 의료인력 수급 문제를 절감한 만큼 의사인력 증원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각오였다.
 
그는 코로나19를 계기로 의사 인력난이 얼마나 시급한 과제인지를 여실히 보여줬다의사인력 증원에 모든 회무를 집중시키겠다고 말했다.
 
특히 작금의 의료인력난 해소를 위해 현재 3000명 남짓인 의과대학 정원을 4000명으로 늘려야 한다는 파격적인 제안을 했다.
 
그로부터 두 달 후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의과대학 입학정원을 매년 400명씩 10년 동안 총 4000명을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병협회장 주장에 당정이 화답한 모양새였다. 때문에 병원협회는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 및 공공의대 설립 추진방안발표 직후 환영의 뜻을 나타내는 등 고무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여당과 정부 의과대학 정원 확대 추진에 반발한 의료계가 투쟁에 나서면서 상황이 꼬이기 시작했다.
 
협회 임원을 맡고 있던 사립대학교병원장들은 정영호 회장의 행보에 반감을 드러내며 내홍에 휩싸였고, 갈등은 아직 완연하게 봉합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때문에 정 회장 입장에서는 국정감사 증인 출석이 여간 부담스러운게 아니었다. 피감기관이 아닌 만큼 불출석 사유서 제출로 모면할 수도 있었지만 그는 과감하게 나섰다.
 
증인 신청을 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대뜸 가수 나훈아의 테스형이라는 노래를 알고 있느냐고 물었다.
 
정영호 회장이 잘 모른다며 당혹스러워하자 정 의원은 소크라테스와 비슷한 시기에 살았던 또 한 명의 테스가 있다. 히포크라테스다라고 말을 이어갔다.
 
그는 테스형이라는 노래 중 세상이 왜이래? 왜 이렇게 힘들어라는 구절이 있다. 히포크라테스가 요즘 의사들은 왜이래, 왜 이렇게 이기적이냐고 물으면 어떻게 대답하겠냐고 질문했다.
 
역시나 답변하기 곤란하다며 머뭇거리는 정영호 회장에게 그렇다면 공공의대 신설에 대한 병원협회 입장은 무엇이냐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이에 대해 정영호 회장은 협회는 공식적으로 찬성이나 반대를 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정청래 의원은 요즘 병원들은 돈 안되는 일은 안하려 한다그 일을 하자는 게 여당과 정부가 추진하는 의사 수 확대다. 병원들도 반대할 이유가 없는 정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회장은 아직 내부적으로 의견을 모으는 중이라며 충분한 논의와 검토를 거쳐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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