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과는 물론 코로나19까지 '의료 인공지능(AI)'
영상의학은 전문가 수준 입증 등 사용 대폭 확대, 데이터 규제 완화·수가 보장 등 절실
2020.09.24 06:14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우리나라는 세계 어느 나라 못지않게 인공지능(AI)을 활용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 중이다. 하지만 개인정보를 온전히 보호하려고 한다면 양질의 기술을 위한 데이터 질(質)을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내과, 외과 등 전반적인 진료과부터 코로나19와 같응 감염병 대응에도 사용 중인 의료 인공지능(AI) 활용 확대를 위해 데이터 활용 기준 완화 등 제도적 개선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한민국의학한림원은 23일 판교 테크노벨리 대회의실에서 ‘의료 인공지능과 인간 존엄성’을 주제로 제14회 학술포럼을 개최했다.
 
서준범 대한의료인공지능학회장(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 교수)은 해당 학술포럼에서 ‘한국 의료 인공지능 현황’에 관해 발표하며 이같이 주장했다.
 
서준범 회장은 “안과 전문의만 판별 가능했던 당뇨병성 망막병증에 대해 충분한 데이터를 입력 후 인공지능이 판별하게 했을 때 정확도가 전문의와 유사한 수준이었다는 연구 결과가 이미 4년 전 발표됐다”며 “현재 영상 분석 분야에서 인공지능은 전문의에 필적할 수 있는 수준이고 이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국, 의료분야 인공지능 활용 다양한 솔루션 개발 진행 중"
 
이어 “영상분석 뿐 아니라 내과나 외과, 피부과, 응급의학과 등 다양한 의료 분야에서 반복적인 일이지만 전문가만 할 수 있는 업무를 인공지능으로 대체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있다”면서 “우리나라는 세계 어느 나라 못지않게 인공지능을 활용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 중”이라고 덧붙였다.
 
식약처 등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으로 국내 의료기관에서 사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은 총 53개다. 
 
주로 영상 분야에서 활발히 사용되고 있으나 최근에는 심전도나 치매 판정 등으로 활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여기에 의료 인공지능이 최근에는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대응에도 활발히 활용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국내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을 활용해 감염병에 대처하려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라며 “금년 9월 초 우리나라 학계와 산업계는 인공지능 활용 확대를 위해 힘을 합쳐 인공지능 컨소시엄을 구성했다”고 말했다.
 
서 회장은 또한 “인공지능은 감염병 환자를 찾고 적절한 신약을 개발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도움을 줄 수 있다”며 “선별진료소의 엑스레이 촬영 후 인공지능에 결과를 분석하게 해 보다 빠르게 감염 가능성과 중증도 등을 판정할 수 있는데 이를 위해선 수많은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개인정보 보호→데이터 질(質) 보장 불가 
 
서준범 회장은 인공지능이 실제 의료 현장에 적용되기까지 극복해야 할 여러 문제점을 지적하며 그중 가장 심각한 문제로 ‘데이터 활용 제약’을 꼽았다.
 
그는 “인공지능 활용을 위해선 반드시 다양한 상황에 맞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입력해야 하는데 현재 국내 체계는 개인정보 보호로 인해 유출이 쉽지 않은 실정”이라며 “개인정보를 온전히 보호하려면 양질의 기술을 위한 데이터 질(質)을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의료데이터의 가명처리 기준이나 방법, 개인정보 활용 동의 시 포괄적 동의의 면제 범위 등 많은 쟁점이 있는데 복지부와 활발히 의견을 나눠 기준을 논의하고 있다”며 “향후 데이터 활용에 있어 상당 부분 불확실성이 줄어들 것이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서 회장은 인공지능의 수가와 활용 가능한 범위 등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했다.
 
그는 “현재 의료계 인공지능 대부분은 건강보험에 적용되지 않는데, 보상체계가 충분하지 않으면 유용한 기술을 개발한 동력이 없어 숙고가 필요한 부분”이라며 “인공지능의 판단이 표준진료를 벗어났을 때 문제가 생기면 법적인 문제로 이어질 수 있어 표준진료 틀 안에서만 활용할 수 있다는 것 또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의료 분야의 인공지능 활용과 빅데이터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여러 방면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홍혜영 보건의료진흥과 서기관은 “지난 12일 복지부에 보건의료데이터진흥과가 직제 개편돼 빅데이터 플랫폼과 의료데이터 활성화 등을 담당한다”며 “인공지능 시대에 대비해 정부가 의료 분야에서 인공지능 활용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복지부에 준 숙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복지부는 의료 현장에서 데이터를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가명 처리 방법이나 절차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계획”이라며 “또한 중환자를 케어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만드는 연구 등 의료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여러 연구개발을 지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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