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LG·동아, 외자사 독주 SGLT-2 억제제 '도전장'
국내 최초 개발 진행 신약 임상 2상 결과 발표 및 복합제 개발 등 활발
2020.09.24 05:26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다국적 제약사들이 선점하고 있는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병치료제 시장에 대웅제약을 비롯해 국내 제약사들이 잇달아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처방약 시장이 위축됐음에도 불구하고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병치료제 시장은 두, 세자릿수 상승세를 이어가며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대웅제약은 국내 최초로 개발 중인 SGLT-2 억제제 계열 제제인 '이나보글리플로진'의 임상 2상 결과를 지난 9월18일부터 19일까지 진행된 국제 당뇨병 및 대사질환 학술대회(이하 2020 ICDM)에서 처음 발표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나보글리플로진의 당뇨 환자에 대한 혈당 강하 및 안전성이 입증됐다.  

이나보글리플로진은 혈당이 적절히 조절되지 않는 2형 당뇨병 환자들이 12주간 복용했을 때, 투여 4주차부터 위약 대비 당화혈색소(HbA1c) 변화량이 유의한 감소를 보였고, 12주째에는 위약 대비 약 0.9% 감소했다.

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결과로 기존 서양인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던 타사 SGLT-2 억제제보다 약 0.2~0.3% 정도의 추가적인 당화혈색소가 감소해, 추가 연구가 기대된다.

대상자별 치료효과를 평가한 12주 때는 당화혈색소가 7.0% 이하로 도달한 환자 비율이 최대 61%에 달해 기존 SGLT-2 억제제보다 효과를 보인 환자 비율이 20% 이상 증가한 결과를 보였다.

기저치(Baseline) 대비 당화혈색소가 0.5% 초과 감소한 환자비율은 최대 72%를 기록해 우수한 혈당감소 효과를 나타냈다.

SGLT-2 억제제 계열의 기전상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인 성기 감염과 요로 감염이 단 2% 수준으로 나타나 우수한 안전성을 확인했다. 이는 타사 품목이 5~10% 수준의 부작용을 보이는 것과 비교해 현저히 낮은 수치다.

대웅제약은 이나보글리플로진의 국내 임상 2상을 완료하고 올해 안에 임상 3상 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오는 2023년 국내 발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전승호 대웅제약 사장은 “이나보글리플로진의 우수한 효과와 안전성이 이번 임상 2상 결과를 통해 입증된 만큼 SGLT-2 억제제 계열 내 최고 신약(Best-In-Class)를 만들기 위해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웅제약이 SGLT-2 억제제 신약 개발 노선을 취했다면, LG화학과 동아에스티, 한독 등은 자사 DPP-4억제제 품목에 SGLT-2억제제 제제를 더한 복합제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LG화학은 제미글립틴(제품명 제미글로)과 다파글리플로진(제품명 포시가) 복합제 개발을 위한 임상1상 시험계획을 식약처로부터 승인받았다. 
 
동아에스티는 에보글립틴(제품명 슈가논)과 다파글로플로진, 한독은 테네리글립틴(제품명 테넬리아)과 포시가의 경쟁 품목인 엠파글로플로진(제품명 자디앙) 병용 투여 임상을 진행한 후 향후 복합제 개발도 고려한다.

특허 회피를 통한 SGLT-2 억제제 시장 진출에 나선 제약사도 있다. 한미약품, 국제약품, 동화약품, 보령제약, 삼진제약, 일동제약, 제일약품, 종근당 등 12개사는 우판권을 획득, 빠른 시장 진입을 모색하고 있다.

국내 제약사들이 이처럼 SGLT-2 억제제 시장 진출에 적극적인 이유는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으며, SGLT-2 억제제가 당뇨약을 너머 심부전 및 신부전 치료제로 적응증을 확대해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주요국가 당뇨병 치료제 시장규모는 2019년 17조원에서 2024년 약 2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현재 4개 품목이 경쟁 중이다. 선두는 아스트라제네카 '포시가'이고 여기에 베링거인겔하임 '자디앙', 아스텔라스 '슈글렛', MSD 스테글라트로 등이다.

올해 상반기 포시가는 전년 동기 대비 10% 오른 176억원, 포시가 복합제인 직듀오는 42.5% 늘어난 133억원을 기록했다. 자디앙 역시 168억원(21.6%↑), 자디앙 복합제 자디앙듀오는 150.6% 성장한 68억원으로 집계됐다.

슈글렛도 작년 동기 대비 16.7% 증가한 15억원, 스테글라트로는 121.7% 급등한 5억원대 매출을 올렸다. 이중 선두인 포시가는 심부전 치료제 타이틀 추가에 이어 심근경색, 신부전 등 새로운 영역 진출을 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약 시장이 워낙 빠르게 커지고, 새로운 적응증 확보를 위한 임상도 다각적으로 진행되다 보니, 국내 제약사들도 시장 진출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며 "과거에는 주로 특허 도전과 같은 방법을 추구했다면, 최근에는 자사 제품과 SGLT-2 억제제 복합제 개발, 대웅제약은 신약 개발 도전 등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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