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 상반기 소아과 98곳 폐업, 인프라 붕괴 우려'
임현택 회장 '코로나19 장기화되면 대부분 존립 위협, 정부 차원 대책 필요'
2020.08.06 11:44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코로나19 장기화로 병‧의원 피해가 가중되는 와중에 특히 소아청소년과(이하 소청과) 피해가 심각해 지원의 필요성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데일리메디 취재 결과, 소아과 개원의와 의사회 등 의료기관에 따르면 소청과는 코로나로 인한 피해가 막심해 상반기에만 98곳이 폐업하는 등 운영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은 “상반기에 소청과 98개 병원이 폐업하고 90% 이상 병원들이 대출을 받아 어렵게 운영하고 있다”며 “병원 건물 계약기간이 있으니까 그때까지만 참자는 마음으로 진료를 이어가고 있는데 연말까지 코로나19가 이어진다면 90% 이상이 폐업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대한의사협회가 지난 5월 내과‧소청과‧이비인후과 개원의 186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청과 응답자 10명 중 4명은 "작년보다 약 80%의 환자 수 감소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서울 소재 소아과 개원의는 “아이들은 면역력이 약해 혹시나 병원에 들려 코로나19에 감염될까 봐 부모들이 웬만해서는 병원을 찾지 않는 분위기다”며 “경영난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데 코로나19가 언제 종식될지 가늠할 수 없어 대책을 세우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하루하루 힘들게 버티고 있다”고 토로했다.
 

서울에서 오랫동안 소아과를 운영했던 다른 의사도 “지금처럼 힘든 적은 없었다”며 “이미 근무 인력을 조정해 진료를 이어가고 있지만 올 가을에 2차 대유행으로 3~4월과 같은 상황이 반복된다면 폐업까지 고려해봐야 할 수준이다”라고 말했다.
 

임현택 회장은 소청과 운영의 어려움을 구조적 문제라고 언급하며 이 같은 어려움이 계속 이어진다면 소청과 인프라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임 회장은 “소청과는 구조적 문제가 있어 코로나19 이전에도 최근 5년 사이 출생률의 지속적인 감소로 운영이 어려워져 정부에 대처를 요구했었다”며 “코로나19 이후에는 환자 자체가 아예 없는 상황으로 정부가 1~2달 안에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구조적인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소청과는 행위별 수가제 안에서 행위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달랑 진찰비 하나로 먹고살아 환자 수가 중요하다”며 “소청과 의사 대부분은 현재 직원 월급도 못 줄 정도로 운영이 힘들어 2~3명이던 직원을 한 명으로 줄이고 직원 월급보다 수익이 낮은 실정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올 하반기까지 운영의 어려움이 이어지면 소청과 인프라 자체가 무너질 것이 자명하다”며 “아이들은 열이 난다고 모두 단순한 병이 아니라 2~3시간 안에 사망할 수도 있는데 소아과가 없어지면 이런 아이들을 누가 살릴 것이냐. 정부는 병원 유지를 위한 특단의 대책을 최대한 빨리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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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이상 08.07 13:40
    자괴감 느낀다

    이래도 의사가 부족하다고 의대정원 늘린단다.
  • 베라 08.07 12:47
    5개월동안 적자나니 마통도 끊기고, 은행의 괄시 받으니

    폐업 생각이 절로 난다
  • 송고 08.07 12:35
    적어도 양심이 있는 정부라면, 코로나 한창일 때 의사로서의 책무를 다한 의사들에게 큰 보답은 아니더라도 기본적인 생존권은 지켜줘야 하는 것 아닌가? 돈을 엉뚱한데 쓰니 공공의료에 투자할 여력은 없으면서 의사수만 늘려봐야, 의료의 질은 더 떨어지고 의사만 죽어보라는 소리다. 의사들이 코로나 시국에 바른 소리 좀 했더니 이런 식으로 길들여보려는 건가? 의사들이 계속 이용당하고 이러면 국민적 지지도 받을 거라 착각하는 것 같은데, 그 역풍이 아주 쎌 것이다.
  • 슬픈의 08.07 11:54
    옛부터 아이를 성인과 같은 인격으로 바라보지 않던 그 문화가 이어져 내려와 아이들에게 들어가는 돈은 그냥 막 후려치는 듯, 하루 아침에 부쩍 크는 아이들 옷 값도 성인에 비교할 만큼 비싼데... 어찌 울고 불고 진찰하기 어려움에도 하나 하나 꼼꼼하게 보려는 소아과의사들을 무시하고 이렇게 어렵게 만들 수가 있는지... 그러니 다 폐업하고 딴짓하지..

    이런 대우 받으려 500 g 짜리 아이 받고 몸무게 10키로 빠져가며 밤잠을 설쳤던 내 스스로에게 되묻는다...왜그렇게 살았냐고..
  • 소망의 08.07 11:40
    질환에 대한 진료하고 육아, 영양상담, 평소 궁금한 신체이상 질문들 다 받아줘도 진료비는 그대로임. 그렇다고 진료만 하고, 진료외적인 질문안받아주면 불친절로 맘까페소문나서 폐업수순.
  • 망했다 08.07 11:34
    흉부외과, 외과, 산부인과에 이어서 소아청소년과까지 망해가는데, 정부 대책은 무엇인가? 무책임하게 의사수를 늘릴 것이 아니라 필수 의료를 살리기 위한 현실적인 대책을 세워라.. 지금 정원을 늘려도 그 의사들이 10년 의무 복무 기간 후에 다시 도시로 와서 미용, 성형 등의 비급여 진료 영역으로 뛰어들면 어찌할 것인가?
  • 저출산 08.07 11:15
    그동안 저출산 정책이라면 몇십조를 퍼부어도 OECD 최저 출산기록 갱신중.  그 많은 돈 진정으로 필요한데 좀 지원했으면.
  • 친구 08.07 11:14
    친구중에 소아과 하는 애는 지금 폐업 걱정하던데...

    너무 힘들어 보여 안쓰럽네요.

    진짜 아이 좋아하고, 성실하던데...

    나라에서 소아과는 살려줘야할듯 합니다. 진짜 필수 의료니깐요
  • 주아아빠 08.07 11:10
    아이들 아픈 것에 지원이 잘 되어야하지 않을지...

    이런 지원들이 잘되어야 아이들을 더 안심하고 키울 수 있지 않나요ㅜㅜ
  • 암담의 08.07 11:09
    북한에 퍼줄 120억은 있어도 나라 미래 책임지는 소아 돌보는 과에 지원할 의사는 없는 나라는 각성하라~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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