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연임 병원장의 화두 '인간사랑·환자중심'
서유성 순천향대의료원장
2020.08.04 05:50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민식 기자] 위기가 닥쳤을 때 비로소 그 사람의 진면목을 볼 수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 평소에 선한 사람인양 행동해왔더라도 어려움을 겪는 중에 한결같은 모습을 보이기는 힘들다는 의미다. 이 문장을 병원에도 대입해 본다면 최근 순천향대중앙의료원(이하 순천향의료원)의 행보는 주목할 만하다. 코로나19라는 전례없는 위기 속에서도 변함없는 ‘인간사랑’ 정신을 실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작년 연말 순천향대서울병원장 5연임이 확정된 서유성 순천향대의료원이 있다. 데일리메디는 서유성 의료원장을 만나 코로나19 대응과 의료원의 최근 이슈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편집자주]
 
Q.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순천향대서울병원 대응 소개 부탁. 지리적으로 이태원발 집단감염 사태 때도 영향이 있었을 듯한데
 
A. 지난 설 연휴 막바지부터 비상대응팀을 구성했고, 감염관리팀을 중심으로 의료진과 진료지원 및 행정부서가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출입구 및 면회객 통제, 안심진료소와 선별진료소 설치‧운영 등 기본적인 부분은 물론 폐렴환자 선제 격리와 확진환자 치료를 위해 별관 6층 병동의 기능을 개편했다. 실제로 다수의 확진 환자 입원치료를 담당하기도 했다. 이태원발 집단감염이 발생된 상황에서도 하루 최대 300건 까지 검사가 이루어질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고, 실제로 24시간 검사 운영을 통해 1일 평균 약 150건의 검사를 진행했다. 최근에는 입원환자 전수 코로나19 검사를 시행 중이며, 안심·선별진료소에 화상진료시스템 도입으로 의사와 환자 모두 안전한 진료가 가능토록 했다. 
 
Q. 본인이 자가격리 대상이 되는 아찔한 순간도 있었는데
 
A. 초기에 뜻하지 않게 2주 정도 자가격리를 경험했다. 기본적으로 해야 할 업무는 화상회의를 통해 진행했다. 불안하기도 했지만 지나고 생각하니 나쁘지 만은 않았던 것 같다. 갑자기 많아진 시간에 외부 활동을 못하니 갑갑하기도 하고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은퇴 후 계획들에 대해 구상해보기도 하고, 포스트코로나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었다. 무엇보다 고생하고 있는 의료원 교직원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느꼈다.
 
Q. 최근 치열한 경쟁 끝에 순천향대 천안병원이 감염병 전문병원으로 선정됐다
 
A. 순천향대 천안병원은 새 병원 건축을 위해 오랜 시간동안 많은 준비를 해왔는데 그런 부분에서 잠재적 역량을 높이 평가받은 것 같다. 이에 부응해 우리 의료원 네트워크의 우수한 인적, 물적 자원을 총동원해 순천향대 천안병원이 감염병 관련 국가적 위기상황에서 공익적 사명을 다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부천‧천안병원 환자경험평가 1, 2위‧ODA도 활발…국내외 막론 ‘인간사랑’ 정신 빛나
"서울병원 상급종합병원 탈락 ‘전화위복’ 계기 삼겠다, 
4주기 평가 어렵지만 최선 다할 것"
“혁신하고 조정하는 '앙트레 플레너 의료원장' 되기 위해 노력”

이처럼 코로나19로 힘든 와중에 순천향의 ‘인간사랑’ 정신을 확인할 수 있는 낭보도 전해졌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순천향대 천안병원이 최근 공개된 환자경혐평가에서 전국의 내로라하는 병원들을 제치고 전국 1, 2위를 차지한 것이다. 10여 년 전부터 의료원이 꾸준히 관심을 기울여왔던 ODA사업 역시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는 중이다.

Q. 이번 환자경험평가에서 순천향의료원 산하 병원들이 우수한 성적을 거뒀는데
 
A. 대단하고 감사한 일이다. 사실 설립자께서 처음부터 순천향의료원의 롤모델로 생각했던 병원이 Patient First(환자중심)를 강조하는 미국 메이요 클리닉이다. 사실 우리 의료원은 모든 입원‧외래환자들로부터 메신저 앱을 통해 평가를 받는다. 이 같은 평가를 한 달마다 각 병원별, 과별로 전달하고 피드백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한다. 이런 노력의 성과가 이번 환자경험평가 결과로 나온 것 같다. 앞으로도 환자들로부터 사랑받을 수 있는 병원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

Q. 순천향의료원은 ODA 사업에 매진하며 인간사랑 정신을 해외에서도 실천해왔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이 큰 것 같은데
 
A. 최근에는 출장을 포함한 대면 업무들이 사실상 중단 상태다. 이에 대안으로 비대면 사업 지원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주한 아르헨티나 대사관과 협력해 아르헨티나 Austral 의대와 웹 세미나를 진행했고, 페루보건부 및 한국주요병원들과 페루의 지역 의료진을 위한 코로나19 웨비나를 진행했다. 지금은 UNDP DR콩고 사무소와 DR콩고내 코로나19 진단센터를 추가 건립하고 의료진 교육을 지원하는 사업을 기획 중이다. 우리보다 파트너 국가들은 더 어려움에 처해있다. 그럼에도 주민들을 위해 끝까지 노력하는 모습에 많이 배우고 있다. 현 상황을 회피하지 않고 우리가 할 수 있는 대안을 찾기 위해 계속 고민하겠다. 

지난 3주기 상급종합병원 지정에서 순천향대서울병원은 아쉽게 탈락의 아픔을 맛봤다. 하지만 서유성 의료원장은 신포괄수가제 시범사업 참여 등 과감한 행보를 통해 자칫 위축될 수 있었던 병원 분위기에 다시금 활력을 불어넣었다. 앞으로는 4주기 상종 지정 도전과 함께 의료원장으로서 산하 병원들 간 조정과 혁신에 매진할 방침임을 밝혔다.
 
Q. 3주기 상급종합병원 지정에서 아쉽게 고배를 마신 바 있다. 4주기 지정을 앞두고 있는데 각오는
 
A. 3주기 평가를 생각하면 많이 아쉽다. 전체 51개 병원 중 26위의 점수를 받았지만 상종 대상 43개 제한, 지역 우선 배정 등의 영향으로 탈락하는 일이 발생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하면 전화위복인 측면도 있다. 어렵게 상급종합병원에 살아남아서 타이틀을 지키기 위해 전전긍긍 하지 않아도 되고, 신포괄수가제 시범사업 참여라는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실제 신포괄수가제를 통해 환자들은 본인 부담이 줄고 병원 입장에서도 정책 가산료로 수익 측면에서 도움이 된다. 4주기 지정과 관련해서도 여전히 여건이 좋지는 않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고 결과를 기다려 볼 생각이다.

Q. 최근 ‘존경받는 병원인상'을 수상했다
 
A. 병원에서 무슨 상을 추천한다고 해서 그런가보다 했는데 그렇게 큰 상인 줄 몰랐다. 영예로운 상을 주신 병원협회, 우리 순천향 교직원 여러분에게 큰 감사드린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상을 받아 본 기억이 많지 않은데, 아마도 이렇게 큰 상을 받으려고 ‘행운을 비축했던 것 아닌가’하는 생각을 했다. 아마도 저 개인 보다는 그동안 병원계의 발전을 위해 노력한 순천향의료원에 주는 상이라고 생각을 한다.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병원과 의료계 발전을 위해서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 
 
Q. 순천향의료원장에 취임하고 반년이 경과했다. 앞으로 의료원을 어떻게 이끌어나갈 계획인지
 
A. 의료원장으로서 공동의 목표를 위해 각 병원들을 조정하고 통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산하 병원들마다 지역, 환경, 특색, 장단점 등이 다 다르지만 급변하는 의료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각 병원들이 긴밀한 협의를 통해 일관된 대응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아울러 혁신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앙트레 플레너 의료원장’이 되기 위해 노력중이다. 모두가 하나 된 생각과 마음으로 새로운 가치를 실현하고 혁신할 수 있도록 멋진 조정자가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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