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치 어려운 건선치료제, 단계별 순차적용 필요'
정기헌 교수(경희대병원 피부과)
2020.07.31 10:00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백성주 기자] 완치가 어렵고 만성적이기 때문에 장기간의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한 질환 건선. 국내 건선 유병률은 0.5~1% 정도로 높지는 않다. 하지만 근래 서서히 증가 추세로 매년 16만명 이상의 환자가 건선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는다. 어느 연령대에서나 발생할 수 있지만, 보통 15세에서 30세 사이에 발생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 최근 20~30대도 계속 늘어나고 있는데, 젊은 환자들이 많아지다 보니 건선 치료에 대한 환자들의 전반적인 관심도 역시 높아지고 있다. 데일리메디가 피부과 전문의 정기헌 교수(경희대병원)를 만나 건선 발생 및 주요 치료전략을 살펴봤다. [편집자주]
 

Q. 건선 중등도는 어떻게 분류되며 기준은 무엇인가
A. 건선의 임상적 중증도 평가법으로는 BSA(body surface area)와 PASI (psoriasis area and severity index)가 가장 흔히 사용된다. BSA(0~100%)는 침범면적을 기준으로 전체 몸 면적에 대비해 건선병변이 발생한 면적 비율을 의미한다. PASI(0~72점)는 체표면적을 머리, 몸통, 상지, 하지 네 부분으로 나눠 개별 병변의 중증도(홍반, 두께, 인설)와 침범면적을 함께 고려하는 방법으로 치료 전후 임상적 개선 정도를 평가하는데 유용하다. 병변이 전신의 10% 이상을 차지하거나 PASI가 10점 이상일 때 중등증~중증 건선으로 진단한다.


Q. 중등도 이상 건선에서도 단계적으로 치료가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치료 프로토콜과 건선에서 순차치료가 중요한 이유는
A. 건선치료의 목표는 심각한 부작용이 없이 병변을 개선하고 최대한 재발을 예방해 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것이다. 치료법은 크게 국소 도포제, 광선치료, 전신치료제, 생물학적제제 등이 있다. 대부분의 경증 건선은 국소 도포제가 일차 치료제로 사용되지만 중등도-중증 건선은 광선 치료나 전신치료제가 사용된다. 하지만 이러한 치료에도 충분히 반응하지 않거나 부작용 등으로 사용이 어려운 사람들에게는 생물학적제제가 추천된다. 현재 모든 치료법이 치료의 강도(농도나 일일 투여량), 기간 등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므로 이를 고려, 초기단계 치료를 먼저 시도해 보고 효과가 없으면 이후 단계를 시도하는 순차치료가 권고된다.


Q. 건선의 전신 치료법에는 어떠한 것이 있는지? 주요 효과와 부작용은
건선의 주요 전신치료제는 국소치료나 광선치료에 효과가 없거나 부작용이 있는 경우 진행할 수 있다. 대표적인 치료제로 면역억제제인 사이클로스포린, 메토트렉세이트와 합성 비타민A 유도체인 레티노이드가 있다. 사이클로스포린은 건선의 원인으로 알려진 T세포의 활성화를 억제하는 면역 억제제다. 치료 효과와 예후가 좋아 전 세계적으로 널리 쓰이고 있으나, 신장 독성 또는 혈압 상승 등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사용시 주의가 요구된다. 메토트렉세이트는 각질형성세포의 증식을 억제하는 치료제로 각질형성세포의 증식에 필요한 엽산의 작용을 억제하고 항염증작용을 유도한다. 오랫동안 중증건선 치료에 사용됐으나 간(肝) 독성 및 신장 독성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레티노이드는 비타민 A 합성유도체로서 각질형성세포 증식을 억제하고 분화를 조절해 각질을 감소시킨다. 항염증작용이 있고 면역기능을 억제하지는 않으나 입술과 피부가 건조해지고 탈모, 고지혈증, 두통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사이클로스포린제제, 중등도-중증환자 빠르고 안정적 효과"
“건선 치료 목표는 부작용 없는 병변 개선과 재발 방지로 환자 삶의 질 개선”
“사이클로스포린 오리지널 ‘산디문 뉴오랄’, 처방 경험 많아 안전성과 효과 입증”


Q. 면역억제제에도 여러 계열이 있다. 계열 선택 기준은
A. 현재 건선에 사용이 허가되고 자주 처방되는 면역억제제는 사이클로스포린과 메토트렉세이트이다. 사이클로스포린의 경우 건선 원인으로 알려진 T세포 활성화를 억제하며, 메토트렉세이트는 각질형성세포 증식을 억제하는 기전으로 건선 증상을 완화시킨다. 계열 선택의 기준은 큰 차이는 없으나 환자의 전반적인 상태나 기저 질환, 과거 사용 경험 반응, 만족도, 약제 부작용 등을 고려해서 처방하고 있다.


Q. 면역억제제 치료 옵션 중 사이클로스포린 제제가 가지는 임상적 이점은
A. 사이클로스포린제제는 중등도~중증 건선 환자에 빠르고 안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치료제다. 미국립건선협회(NPF)에서 중증 건선 치료제로서 빠른 증상 완화 효과를 인정받은 바 있고, 여러 임상을 통해 건선 치료 효과가 입증됐다. 건선 환자 대상으로 사이클로스포린을 1일 체중 kg당 2.5-5mg 12주~16주 간 투여했을 때 총 환자 중 80~90%에서 빠른 증상 개선 효과를 보였으며 메토트렉세이트보다 중증도 감소율이 14% 가량 높게 나타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저용량으로도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부작용 발생 위험을 크게 낮춘다는 보고도 있다.


Q. 국내 산디문 뉴오랄 처방 현황은 어떠한가? 임상현장에서 체감하는 산디문 뉴오랄 처방 이점은
A. 산디문 뉴오랄은 사이클로스포린의 오리지널 제제로, 오랜 기간 중증 건선 환자 치료에 사용돼 왔다. 실제 현장에서 건선 환자에 처방된 경험이 많은 약물로 그 만큼 안전성이나 효과는 어느 정도 입증됐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진료실로 PASI 10 이상, BSA 10 이상의 증상이 매우 심한 건선환자가 내원한 적이 있다. 언젠가는 결국 생물학적제제로 가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며, 우선 산디문 뉴오랄을 생물학적제제의 전(前) 단계로 생각하고 처방했다. 100 mg 하루 2번 드렸는데, 3개월 처방 후 almost clear(거의 완전한 피부개선) 수준의 빠른 효과를 보여 현재는 산디문 뉴오랄의 용량을 줄이면서 유지치료를 진행하고 있다.


Q. 이외 임상 현장에서 사이클로스포린을 통한 건선 치료시 고려해야 할 사항이 있다면
A. 신장 독성 또는 혈압 상승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므로 혈압 체크와 주기적인 혈액검사가 필요하다. 그 외에 소화장애, 구역질, 감각이상, 다모증 등이 발생할 수도 있다. 또 사이클로스포린과 함께 다른 약을 함께 복용할 경우 사이클로스포린 부작용을 증가시키거나 또는 사이클로스포린에 의해 농도가 올라가는 약물이 있으므로 다른 약물과 함께 복용할 경우에는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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