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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광,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변경···'성공 or 실패' 촉각
국산신약 대조군 '히드록시클로로퀸→위약' 교체···"환자모집·윤리적 부담" 제기
[ 2020년 07월 22일 05시 41분 ]

[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기획 上] 국내 최초 코로나19 치료제로 허가용 임상시험 승인을 받은 부광약품의 B형 간염치료제 '레보비르(성분명 클레부딘)'. 국산신약이 코로나19 치료제로 승인되면 소위 글로벌 대박이 가능, 기대가 매우 높았다. 하지만 계획된 금년 10월까지 임상 2상시험의 완료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 기술로 개발한 국산 신약이란 상징성까지 더해져 '한국판 렘데시비르'가 될 것이란 기대를 받았지만, 임상시험 설계 변경이란 예상치 못한 암초를 만났다. 부광약품은 대조약으로 선정한 히드록시클로로퀸이 시장에서 퇴출됨에 따라 위약으로 설계를 바꿨다. 위약은 임상시험 대상 의약품의 약효를 뚜렷하게 입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환자 모집이 어렵고 윤리적 문제 등이 제기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사망 위험이 큰 암이나 감염병 치료제 개발 시 임상시험 참여자들이 위약 복약 위험을 꺼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부광약품이 신의 한수로 선택한 국산 신약의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이 성사될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임상시험 설계 변경이 이뤄진 날 부광약품 주가는 전일 대비 7.9%나 떨어지는 등 하향세를 그렸다. 부광약품 국산신약 레보비르 임상시험 설계 변경 과정 및 향후 전망 등을 살펴봤다.[편집자주]
 

부광약품이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보고한 임상시험 계획서를 보면 클레부딘 대조약을 '히드록시클로로퀸'에서 '위약'으로 대체했다. 

위약(플라시보)이란 개발 중인 의약품의 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투여하는 약으로 효과가 전혀 없다. 소위 물약이다. 일반적으로 위약은 약제 투여의 심리적 효과를 배제할 목적으로 이용한다.  

당초 사용하려고 했던 말라리아치료제인 '히드록시클로로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선전효과로 주목 받았지만, 코로나19 관련 치료적 유의성이 확인되지 않아 사용권고 약물에서 삭제됐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클로로퀸 및 히드록시클로로퀸의 긴급사용 승인을 취소했다. 이에 국내 식약처도 히드록시클로로퀸을 사용한 국내 임상시험을 모두 중단시켰다. 
 
히드록시클로로퀸을 대조약으로 지정했던 부광약품은 임상시험 설계를 변경할 수밖에 없었다. 기존 치료제가 있으면 바꾸면 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해 고민이 깊어질 수 밖에 없었다. 결국 전세계적으로 공식 승인된 코로나19 약제가 없다보니 위약을 선택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부광약품 관계자는 "임상 진행 초기와 달리 최근 대조약인 히드록시클로로퀸이 효과 및 안전성 측면에서 문제가 나타남에 따라 사용 권고에서 제외돼 이 같은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위약으로 대조군 설계 변경 후 코로나19 환자모집 등 임상시험 순항여부 관심"  

부광약품은 중등도 코로나19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레보비르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하기 위한 목적으로 다기관 임상 2상을 무작위 배정, 단일맹검 방식으로 실시한다.

임상시험 기간은 올해 4월부터 10월까지로 지정돼 있고, 중등도(경증과 중증의 중간) 환자 60명(위약 대조군 20명 포함)을 대상으로 2주(최대 3주)간 복용토록 한다.
 

임상시험 실시 기관은 △고대의대 구로병원·안산병원·안암병원 △아주대병원 △인하대병원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길병원 △충남대병원 등 8곳이다.

그러나 위약으로 대조군이 변경되면서 두 가지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첫째는 환자모집이 어렵고, 둘째는 윤리적 사안이다.

감염병, 심장병, 암과 같이 사망위험이 있는 질환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할 때는 피험자들이 위약 대조군 설계 임상시험 참여를 꺼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질환 특성상 병의 진행 상태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위약군에 포함되면 임상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증상이 악화될 위험성을 배제할 수 없다. 임상 참여 환자 모집이 지체되면 재공고 등 일정 지연으로 인한 제약사의 재정적 영향도 있다.

 

수도권 소재 대학병원 감염내과 A교수는 “사실 임상시험이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그러나 일반적으로 감염병 치료제나 항암제, 협심증 치료제 임상을 진행할 때 환자들이 위약 대조군 임상 참여를 꺼리는 게 사실이라 레보비르도 환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경증과 중증 사이에 있는 중등도 감염병 환자의 경우 사망위험은 거의 없지만 자신이 표준치료를 받지 못하고 플라시보군으로 배정되는 걸 우려한다"며 "감염병과 마찬가지로 암 환자도 생사를 다투는 상황에서 플라시보군에 배정돼 치료시기를 놓칠 수도 있다는 불안감 때문에 위약 임상 참여에 소극적”이라고 덧붙였다.

의료진 입장에서도 '윤리적 사안'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 약효가 없는 약을 원인조차 알지 못하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환자에게 복용토록 하고, 상태를 관찰해야 한다는 점이 그 이유다.  
 

서울지역 대학병원 내과 B교수는 "감염병 환자들이 위약 대조군 임상시험에 대해 걱정하는 것 만큼 의료진도 부담을 느낀다"며 "제약사들의 임상 디자인 모델이 다 달라서 일반화하기 어렵지만 사망위험이 있는 암, 심장병, 감염병 등은 기존약과 실험약 비교를 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도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개발 경쟁이 과열되면서 '윤리적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특히 백신 개발 과정에서 '인체 감염'이 도마 위에 올랐다. 

피터 마크스 FDA 생물의약품 평가연구 센터장은 "코로나19 백신의 효능을 확인하기 위해 일부러 건강한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침투시키는 '인체감염 임상시험'과 관련해 윤리적 문제가 초래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물론 기존 인체감염 임상시험은 감기나 설사 같은 상대적으로 가벼운 질환에 사용돼 왔다. 그러나 코로나19는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불확실한 점이 많고, 만일 일어난다고 해도 대책이 없다. 

마크스 센터장은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가속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부상한 인체감염 임상시험은 피실험자에게 바이러스를 직접 투여해 감염시킨 다음 경과를 살펴보는 것인데, 결과를 빠르고 정확하게 알 수 있지만 투여 대상자에게 심각한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논란의 소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bohe@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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